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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정선경, 최은경, 박미선, 김희정, 홍지민(왼쪽부터)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정선경, 최은경, 박미선, 김희정, 홍지민(왼쪽부터)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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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아줌마를 싣고 달린다. 아줌마 몸에 맞춘 시트콤, 아줌마 맞춤형 시트콤이 온다. 3월 2일부터 방송하는 MBC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는 아예 타깃을 30대에서 50대 아줌마로 내걸었다. 일단  '막장' 맞춤형은 아닌 걸로 보인다. 불륜과 복수가 없다. 재벌2세도 없다. 아줌마들 일상이 곧 웃음거리다. '된장' 맞춤형이다.

그런데 제목이 이상하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들 아닌가? <태희혜교지현이>(김현희 극본, 전진수 연출) 제작진은 "우리나라 여자 이름 중에 태희, 혜교, 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며, "모든 여자들도 자기의 가족, 자기 인생에서는 주인공이고 스타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의미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23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태희혜교지현이> 제작발표회에서 안우정 MBC 예능국장은 "생각을 많이 해서 제작 했고, 생각을 많이 해서 대본을 썼다"고 말했다. 생각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태희혜교지현이>를 연출하는 전진수 PD는 "우리 동네 일상사를 그린 코믹 시트콤이되, 그 중에 아무래도 여성분들 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된다"며,  "(중학생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를 통해 교육문제, 환경 문제를 시트콤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다. 전진수 PD는 "좀 더 큰 계획은 주부들을 통한 일상사, 자녀들을 통한 성장사, 거창한 이야기는 젊은 친구들 통해 구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출연배우들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출연배우들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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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강남엄마 따라잡기> <워킹맘>으로 일찍이 실감 나는 아줌마 코믹 드라마를 선보인 김현희 작가가 극본을 쓴다. 또 <논스톱>이나 <세 친구>을 거쳐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의기투합했던 박민정, 한설희 작가가 뭉쳤다. 배역도 전업주부에 워킹맘, 부잣집 며느리까지 설정도 다양하다. 그들이 지지고 볶는 현실이 배경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아줌마라고 다 같은 아줌마가 아니다. 배역도 캐릭터도 직업도 다양하다.

먼저 박미선은 부동산을 운영한다. 부녀회 회장에 오지랖도 넓어 안 끼는데 없는 마당발이자 걸어다니는 소식통이다. 어리버리 평범한 빵집 주인 아줌마 정선경에게 어느날 날벼락이 튄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남편이 갑자기 도망가버린다.

정선경은 졸지에 연예기획사를 떠맡아 운영한다. 홍지민은 워킹맘이다. 라디오 작가다. 바깥에선 의리파 행동대장인데 남편 김국진한텐 애교만점 아줌마다. 반면 꽉 막히고 무뚝뚝한 김국진이 어느날 다니던 직장에서 잘리고 전업주부로 변신한다. 최은경은 동네 상가 주인으로 돈 많은 아줌마다.

거기에 윤종신이 라디오 방송 DJ로, 문희준이 10년째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만년 연습생으로 출연한다. 또 장희진이 대학 나와 취직 못해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를, 아역 출신 심은경, 한보배가 정선경, 김희정의 중학생 딸을 연기한다. 연예인 지망생인 동네청년들도 있다.

캐스팅은 성공적이다. 먼저 박미선이 돌아왔다. <순풍산부인과> 이후 7년만이다. 박미선은 최근 예능 MC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박미선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뚫고 <태희혜교지현이>에 합류했다. 박미선이 시트콤을 너무 좋아해, 온갖 난관을 뚫고 합류했단 후문이다.

23일 <태희혜교지현이> 제작발표회장에서도 박미선은 "오락 프로 많이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너무 좋다"며, 전날 있었던 첫 촬영을 가리켜 "제가 이 일을 너무 하고 싶었구나 생각 들 정도로 좋았다"고 시트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문희준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월 2일 첫방 예정인 MBC 새 일일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극본 김현희·연출 전진수 이지선)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렸다. 문희준이 제작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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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준도 연기에 처음 도전한다. 아이돌 스타를 꿈꾸며 오랜 무명생활을 견디는 만년 연습생 역이다. 문희준은 "대본 보고 깜짝 놀랄 때 많다"며, "예전에 제가 가졌던 생각들이 대사에 녹아있는 부분이 많다.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데 (아이돌 가수가 아니라) 록그룹 레드 제플린을 좋아하고 그런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희준은 한 때 록 음악을 하겠다면서 "레드 제플린이 누구죠?"라고 말한 걸로 알려지며 안티 팬들이 만든 '문희준 어록'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문희준은 실제로 자신이 이렇게 말한 게 아닌데 와전됐다며 "레드 제플린은 신적인 존재"로,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리스트인 아버지를 통해서 알아왔다"고 해명했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안티 팬'을 양산한 그의 행적이 이제 시트콤으로 재미있게 패러디 되는 걸까?

하지만 처음 하는 연기가 쉬울 리 없다. 문희준은 "제가 노래를 하는 가수지만, 가사를 잘 못 외우는 가수 톱 5 중에 내가 들어있다. 대사는 더 더욱 힘들다"며, "캐릭터는 나중 문제고, 대본 자체가 잘 안 외워져 굉장히 고생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가 최근 몰아치는 '막장'의 광풍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시트콤엔 "너 같은 여자 처음이야"를 외치는 재벌2세는 커녕, 바람피우는 남편도, 그에 치 떠는 아내의 통쾌한 복수극도 없다. 알고 보니 내 딸(혹은 내 아들)이란 핏줄의 반전도 없다. 현재로선 없다.

홍지민은 "첫 촬영 대본 보고 깜짝 놀랐다. '발 냄새' 신인데, 실제로 집에서 그런 장면이 있었다"며, "시트콤 대본 나올 때마다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우리 부부 생활이 담겨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리얼한 아줌마 스토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 30대에서 50대 여자들이 얼마나 "맞아, 맞아"를 외치며 박장대소하다 쓰러지느냐에 달렸다. 아줌마 뒷담화의 유혹이다.

23일 <태희혜교지현이> 제작발표회장에서 김국진이 주인공 배우들에게 농담처럼 물었다.
"평소 뒷담화 안 하면 무슨 낙으로 사나?"

박미선이 망설임 없이 되받았다.

"앞담화. 뒤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아줌마들은 남 이야기, 재밌지 않나? 기자 분들은 남 이야기 쓰는 게 직업이잖아. 이게 재밌는 거다. 남 이야기라고 안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다. 김희정씨하고 저하고 (극중에서) 동네 콤비다. 저희 둘이 오지랖 넓게 동네 걱정 다하는데, 사실 재밌어 한다. 남 바람 피웠다 하면 '어떡해!' 하면서 걱정하는데 사실 재밌어 한다. 우리 무기는 걱정이다. 남 뒷담화가 아니라."



태그:#태희혜교지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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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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