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월 17일 아침 6시, 가방을 챙겨 시내로 나왔다. 방콕으로 가는 오전 8시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지나가는 툭툭이가 없다. 시내 중심가로 걸어가자 안개를 헤집고 툭툭이 한 대가 달려온다. 이 툭툭이를 타고 루앙 푸라방의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공항 건물로 들어서기도 전에 가방과 소지품 검사를 한다. 다른 공항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이다. 공항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티켓을 발권하는 곳과 출입국 심사하는 곳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행기 표(편도 164$)는 미리 예매를 해두었기 때문에 탑승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루앙푸르방에서 방콕가는 비행기
▲ 비행기 루앙푸르방에서 방콕가는 비행기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이 비행기는 100명 정도 탑승할 수 있는 작은 비행기로 하루에 한 번 방콕을 운항한다.
오전 8시가 되자 비행기는 서서히 출발을 한다. 두 시간 정도 달렸을까 ? 방콕 시내가 보이더니 잠시 후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한다. 먼저 일주일 전에 공항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기 위해 수화물센터로 갔다. 분실물 신고 영수증을 보여주니 공항에 잘 보관중이라 한다. 여행하면서 늘 마음한 구석에 걱정이 있었는데 찾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행 비행기는 밤 11시에 있다. 아직 열 시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방콕의 주요 거리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다시 카오산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탔다. 이 버스에도 젊은 배낭여행객들이 많이 있었다. 낮에 도착한 카오산 거리는 여행객들로 넘쳐 났고 모든 상점과 음식점은 만원이다.

카오산 거리를 지나 10분쯤 걸어가자, 길 건너에 사람들이 한가롭게 앉아 있는 공원이 보인다. 그 공원 뒤로는 방콕 시내를 가로질러 큰 강이 흐르고 있다. 짜오 프라야(Chao Phraya)강이다. 한강보다는 규모는 작았으나 강물이 시내로 넘칠 만큼 가득 차 흐르고 있었다. 공원에는 비둘기 떼가 여행객들이 흘린 빵조각을 먹기 위해 분주히 날아다니고 있고, 사람들은 강변에 한가롭게 앉아 있다.

카오산 강변에 있는공원의 풍경
▲ 공원풍경 카오산 강변에 있는공원의 풍경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짜오 프라야 강변의 모습
▲ 강변풍경 짜오 프라야 강변의 모습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방콕 시내를 흘러가는 강물은 마치 장맛비로 불어난 흙탕물 같았으며, 나무가지들이 끊이지 않고 어디선가 계속 떠내려 오고 있다. 좀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들은 쉴 사이 없이 강을 오가고 있었는데 작은 여객선부터 큰 화물선까지 다양한 형태의 배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 공원의 강변 쪽에는 사원 비슷한 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다. 지붕과 기둥으로만 된 일종의 누각 같은 건물이다. 그런데 지붕모양을 살펴보니 라오스 사원과 너무 흡사하다. 아마 같은 불교 국가이며 이웃나라이다 보니 건물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해거름이 되자, 사람들이 강변으로 몰려든다. 강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기 위해서다. 공원 한 켠에서는 음을 조절하는 스피커 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저녁 이곳에서 공연이 있을 모양이다. 강으로 떨어지는 태양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많은 연인들이 짜오 프라야 강변에서 일몰을 지켜보는 가운데 태양은 도심을 잇는 큰 다리에 걸쳐 앉아 잠시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는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지만 시내의 강변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장관이다.

짜오 프라야 강변의 일몰
▲ 일몰 짜오 프라야 강변의 일몰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해가 도심 속으로 사라진 후 공원에서 연주하는 음악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거리의 불빛이 공원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공원은 어느새 축제장으로 변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음악소리에 맞춰 제각기 멋진 춤 솜씨를 뽐내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저녁을 먹기 위해 여행객들이 북적되는 카오산 거리로 갔다. 공항 버스정류장이 멀지 않은 곳에 한글 간판이 보인다.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이었다. 두부김치찌개를 시켜놓고 한국 사람을 찾아보니 식당 안에는 태국 사람들만 있다. 한국음식이 태국사람에게도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특히 삼겹살은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었다.

어느 분이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지 궁굼하여 카운터를 보는 아가씨에게 물어보았다. 그 아가씨는 한국말이 매우 서툴렀는데 한국 사람과 결혼하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 아줌마였다. 아직 한국말을 할 줄 몰라 신랑과도 영어로 소통한다고 귀뜸을 해준다. 이곳 식당에서 먹는 두부김치찌개는 라오스와는 달리 밑반찬도 많이 있었고, 찌개맛 또한 한국에서 먹는 맛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자 밤 9시가 넘어서고 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자 면세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중앙통로에는 배 모양을 한 바 형태의 음식점이 있고, 그 주변에는 여러 상점들이 가깝게 들어서 있다. 사실 수완나 폼 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해 시설이나 인테리어가 많이 뒤떨어진다. 하지만 이곳 면세점만큼은 인천 공항보다는 좀 차별화 된 느낌이다.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아가씨들은 대부분 간단한 한국말을 하고 있었다. 어느 상점에서든 "조금만 기다리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모양이다.

잠시 후면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된다. 길지 않은 8일간의 여행, 공항에서 가방을 분실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배낭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가이드 없이 떠난 배낭여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많은 사람이 다니는 관광 명소보다는 현지인들의 생활모습을 보기 위해 돌아다니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말이 잘 통하지 않아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가까이 접하는 데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라오스 채소밭의 풍경
▲ 채소밭 라오스 채소밭의 풍경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 라오스 배낭여행 일정표]
라오스로 떠난 배낭여행일정표
▲ 여행일정표 라오스로 떠난 배낭여행일정표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sbs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지난 1월10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여행한 기록입니다.



태그:#라오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