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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이상선 할매 수구레국밥 25년 동안 창녕장에서 수구레국밥을 팔고 있다는 이상선 할매 국밥집은 때 이른 시간인데도 앉을 자리가 없다. 인심이 후하기 때문이란다.
▲ 창녕 이상선 할매 수구레국밥 25년 동안 창녕장에서 수구레국밥을 팔고 있다는 이상선 할매 국밥집은 때 이른 시간인데도 앉을 자리가 없다. 인심이 후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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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풍장터 어귀. 구수한 고깃국 냄새로 가득하다. 냄새는 장터마당 포장가게 수구레국밥집에서 난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 안쪽에 붙은 살을 떼어 낸 다소 질긴 고기다. 이곳에서 수구레국밥을 하는 집은 7곳. 상호도 따로 없다. 모두 상설천막집으로 그 아래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각기 육수를 끓여내는 손놀림은 분주하다.

'수구레'. 어쩌면 '수구레'라는 단어가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한 말인지 모른다. 수구레는 소의 가죽 껍데기와 고기 사이 부위인데, 고기도 아니고 비계도 아니다. 설명하기가 참 모호하다. 소 한 마리에서 수구레는 약 2㎏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한다.

수구레 수구레는 소의 가죽 안쪽에 붙은 살을 떼어 낸 다소 질긴 고기다. 소의 가죽 껍데기와 고기 사이 부위인데, 고기도 아니고 비계도 아니다.
▲ 수구레 수구레는 소의 가죽 안쪽에 붙은 살을 떼어 낸 다소 질긴 고기다. 소의 가죽 껍데기와 고기 사이 부위인데, 고기도 아니고 비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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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까지만 해도 수구레는 무침이나 볶음으로, 국밥으로 특히 장터 음식으로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수구레라는 음식을 파는 곳을 찾기 힘들고, 막상 수구레 음식을 대해도 질겅거리는 느낌 때문에 쉽게 숟가락이 가지도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간혹 시장어귀에서 대포 한 잔과 만날 수 있는 귀한 음식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서민의 애환과 함께 하는 수구레국밥

수구레국밥은 수구레와 선지를 숭덩숭덩 잘라 가마솥에 넣고, 야채와 양념장은 눈짐작으로 팍팍 넣는다. 할머니의 국자 놀림에 고춧가루가 선지와 수구레, 풋고추와 파, 간장이 뒤섞이고, 이내 칼칼한 냄새가 진동한다. 대구 현풍장(5·10일장)의 첫 인상이다.

"할매, 수구레 국밥 세 그릇 말아 주이소."
"추운 날씨에 먹기에 딱 좋겠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고 군침이 절로 돕니더. 얼큰하고 따끈한 수구레 국밥. 너무너무 맛있습니더."
"자주 먹으러 오는 편인가요?"
"대구서 왔습니더. 소고기 맛있다고 그래서 먹으러 왔지예. 이 집 수구레 맛도 좋고 선지 도 맛 좋습니더, 오래 됐거든예. 이 장사 한 25년 넘었습니더. 그래서 맛이 완전 제 맛입니더!"

수구레국밥 할머니의 국자 놀림에 고춧가루가 선지와 수구레, 풋고추와 파, 간장이 뒤섞이고, 이내 칼칼한 냄새가 진동한다.
▲ 수구레국밥 할머니의 국자 놀림에 고춧가루가 선지와 수구레, 풋고추와 파, 간장이 뒤섞이고, 이내 칼칼한 냄새가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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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다시 끓이는 수구레국밥 수구레국밥은 수구레와 선지를 숭덩숭덩 잘라 가마솥에 넣고, 야채와 양념장은 눈짐작으로 팍팍 넣는다.
▲ 막 다시 끓이는 수구레국밥 수구레국밥은 수구레와 선지를 숭덩숭덩 잘라 가마솥에 넣고, 야채와 양념장은 눈짐작으로 팍팍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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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전날 25일은 현풍 오일장터. 장마당은 그다지 붐비지 않았으나 현풍이 자랑하는 수구레 국밥집은 손님들로 복작댔다. 이렇듯 5일마다 서는 현풍장터에 국밥집은 유독 찾는 이들이 많을까? 이유인 즉, 오직 현풍장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수구레국밥 때문이다! 다들 현풍장터에서는 이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물론 창녕 오일장을 대표하는 수구레도 이 집 수구레다. 장날이면 반드시 원정을 간다고 한다).

이름조차 희한한 '수구레'. 이게 대체 뭐기에 이 난리일까? 수구레국밥 맛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도 한 그릇시켰다. 수구레란, ‘'수구리'라고도 하는데 수구레는 쇠가죽 아랫부분을 벗겨낸 꼬들꼬들한 살을 말한다. 고기 값이 비싸던 시절,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구레로 단백질을 보충하기도 했다. 생활은 나아졌지만 수구레는 차츰 사라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다시 찾는 추억의 '향수음식'이다.

수구래국밥을 끓이는 이상선 할머니 장날이면 하루에도 몇 솥을 끓여내는지 모른다.
▲ 수구래국밥을 끓이는 이상선 할머니 장날이면 하루에도 몇 솥을 끓여내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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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를 다듬고 있는 할머니 수구레국밥의 맛을 내는 일등 양념을 대파다.
▲ 파를 다듬고 있는 할머니 수구레국밥의 맛을 내는 일등 양념을 대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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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랑 함께 일하는 함머니 할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 며느랑 함께 일하는 함머니 할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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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렴 수구레국밥의 비결은 토렴에 있다고 한다.
▲ 토렴 수구레국밥의 비결은 토렴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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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에는 서울역 앞에 큰 솥을 걸어 놓고 설렁탕을 끓여 팔았는데, 그 설렁탕에 들어 있던 고기가 미제 군화로 만든 '수구레'다.

당시 미군들이 신던 군화는 순 쇠가죽으로만 만든 것이라서 몇 번 푹 삶으면 염색물이 빠지고 그럴듯한 '고기'가 됐다. 또 포장마차에서 파는 매콤한 '수구레 볶음'도 샐러리맨들 사이에 인기였는데, 서울역의 몇몇 포장마차에서는 군화 밑 부분을 2~3일 푹푹 끓여서 매운 양념을 해 '수구레 볶음'이라고 내놓기도 했다.

수구레는 차츰 사라져 가고 있는 향수음식

주문하자마자 이내 국밥이 한 그릇 가득 담겨져 나왔다. 난생 처음 맛보는 수구레국밥! 푸짐한 양에 얼큰하면서도 쫄깃한 수구레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보기엔 비곗덩어리 같은데, 막상 먹어보니 꼬들꼬들함과 부드러움이 물렁한 비계하고는 확연히 다르다. 쫄깃한 수구레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난다. 수구레는 푸짐한 양에 발에 한 번, 쫄깃한 고기 맛에 또 한 번, 마지막으로 얼큰한 국물 맛에 또 한번! 세 번을 반한다. 그러니 어찌 수구레 국밥에 매료되지 않을 수 있으랴!

수구레국밥 난생 처음 맛보는 수구레국밥! 푸짐한 양에 얼큰하면서도 쫄깃한 수구레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 수구레국밥 난생 처음 맛보는 수구레국밥! 푸짐한 양에 얼큰하면서도 쫄깃한 수구레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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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레국밥 차림상 수구레국밥에 나오는 반찬은 별난 게 없었으나 땡고추와 된장은 그 맛이 특별했다.
▲ 수구레국밥 차림상 수구레국밥에 나오는 반찬은 별난 게 없었으나 땡고추와 된장은 그 맛이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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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수구레국밥은 소머리 푹 삶아낸 국물에 지방을 제거한 한우 수구레를 듬뿍 넣고, 선지와 무, 파, 고추, 마늘 같은 갖은 양념을 넣어 맵게 끓여냅니더. 땡고추가 반드시 들어가야합니더. 그래야 국물이 칼칼하고 고기 맛이 담백하지예.

먹어본 손님들이 그라데예. 꼬들꼬들한 수구레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고 먹다 보면 어느 새 얼굴에 땀이 펑펑 쏟아진다아입니꺼. 그 맛인기라예. 수구레 국밥은 위장병에도 좋고, 피부 관리에도 좋고, 철분도 많습니더. 국물 좀 더 드릴까예? 국수를 말아도 좋은데?"

국물을 조금 더 떠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면 아예 한 그릇을 덤으로 토렴해 준다. 그게 이 집의 후한 인심이다. 25년째 장터에서 수구레 국밥을 팔아왔다는 현풍장 '수구레 국밥의 원조' 이상선(66. 현풍읍 본교리) 할머니. "비싼 소고기를 싸게 맛 볼 수 있어 많이 찾는 거 아니겠냐?"며 "20년 된 단골도 많고 최근에는 KBS 6시 내고향과 몇몇 인터넷신문에 소개되어 젊은 사람들도 이 맛이 궁금해 많이 찾아온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수구레 국밥을 토렴 하고 있는 이상선 할머니 이상선 할머니는 올해 25년째 수구레국밥집을 열고 있다. 근데 수구레국밥의 비법은 정성들이는 토렴에 있다고 한다.
▲ 수구레 국밥을 토렴 하고 있는 이상선 할머니 이상선 할머니는 올해 25년째 수구레국밥집을 열고 있다. 근데 수구레국밥의 비법은 정성들이는 토렴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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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들꼬들한 수구레는 씹을수록 감칠맛


할머니는 일주일에 두 번씩 대구의 도살장에서 직접 들여온 수구레만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새벽녘에도 작업을 한다. 간혹 수구레 부위에 소고기가 약간 붙어 있을 때가 있는데, 이것은 수구레를 장만할 때 정성이 덜 들어간 까닭. 소고기가 씹히게 되면 오히려 수구레 맛이 감소된다고 한다. 야들야들 그 부드러운 맛을 소고기의 육질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질하는데 더욱 손이 많이 간다.

"대구서 왔습니더. 이 집 수구레국밥이 맛있다고 그래서 먹으러 왔지예. 예전에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것을 한번 보고 혹시나 해서 들렀는데 그 맛이 끝내주는기라예. 한달에 한두 번 정도 찾아오는 데 꼭 이 집만 찾습니더. 아내랑 수구레국밥 한 그릇에다 국수 한 그릇이면 충분합니더. 국물은 언제나 덤으로 주거든예. 할매 인심이 억수로 후합니더."

우영준 씨와 11개월 된 우지원 텔레비전 방송을 보고 이 가게를 찾았다는 우영준씨. 수구레국밥에 대한 그의 애찬은 남달랐다.
▲ 우영준 씨와 11개월 된 우지원 텔레비전 방송을 보고 이 가게를 찾았다는 우영준씨. 수구레국밥에 대한 그의 애찬은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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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땀을 흘리며 수구레국밥을 먹고 있던 우영준(33, 대구 상인동)씨의 넉넉한 평이다. 그만큼 수구레국밥은 아저씨들은 물론, 아기들과 아줌마들에게도 인기다. 때문에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다.   
우영준씨 수구레국밥 애찬 남달라

70년 전에 개설된 현풍장. 현재는 썰렁하다 싶을 정도로 그 세가 기울었지만, 이곳의 수구레국밥이 별미로 주목받으면서 그 인기가 날로 번창하고 있다. 배고픈 시절, 고깃살 대신 배에 기름칠해 주던 수구레, 그 고마운 맛 때문이 아닐까.

장날에 펼쳐지는 수구레 국밥집은 7곳이나 그중 할머니 집은 현풍시장 먹거리 골목 맨끝집 '신 현대식당'인데, 이곳에서는 '베트남 며느리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요차림으로는 수구레국밥과 국수다. 창녕장날(창녕장날만은 그곳에서 국밥집을 연다)이 아니면 언제나 운영하고 있어서 평소에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수구레 국밥을 제대로 된 맛을 보려면 장날을 꼽아야 한다. 장날에는 가마솥 한가득 은근하게  끓고 있는 국밥 때문이다 수구레 국밥은 4000원, 수구레 국수는 3000원이다.

"4년 전에 베트남 아가씨를 며느리로 봤습니더. 그란데 눈에 쏙 들만치 참합니더. 낯설고 물 설을 텐데 시집와서 얼마나 부모를 섬기는지 예뻐서 죽겠심니더. 내가 자랑할 것은 없지만 며느리 하나만큼은 모든 사람들한테 내놓고 자랑합니더. 며느리하고 마음 맞춰서 재미있게 이 일하고 있습니더."

베트남 며느리집 수구레국밥

며느리 호앙티항(26, 현풍읍 본교리)씨는 4년 전에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사람이다. 고향은 하노이. 가느린 몸집이지만 가게에서 소님을 맞는 몸놀림은 재빠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우리말,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나 유창하다. 시어머니와 장사를 하다보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만난 덕분에 한국말을 쉽게 배웠단다. 시집와서 갓 낳은 아들 돌 전에 남편과 고향 하노이를 다녀왔고, 지난해는 친정어머니도 이곳에 모셔와 한 달 정도 머물다 돌아갔다고 한다. 

며느리 호앙티항씨 이상선 할머니의 며느리 호앙티항씨. 그녀는 고향이 베트남 하노이로 결혼 4년차다.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우리말이 너무나 유창하다.
▲ 며느리 호앙티항씨 이상선 할머니의 며느리 호앙티항씨. 그녀는 고향이 베트남 하노이로 결혼 4년차다.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우리말이 너무나 유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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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행주 어디 갔다 놨노? 손님 국밥 두 그릇 말아주라꼬 합니더?"
"난 바쁘다. 니가 후딱 말아주면 안 되겠나?"
"알았슴니더예. 지가 말아줄께예"

살살 맞다. 시어머니인데도 그냥 '엄마'라고만 한다. 그런 그녀를 보고 주변에서 '어디 시어머니한테 말을 그렇게 하나!' 지청구를 해대도 소용없단다. 그녀는 시어미니를 친구처럼 엄마처럼 지낸다. 한술 더 떠 할머니마저도 며느리가 아니라 친딸로 살갑게 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신전심이랄까. 그런 까닭에 집안사람들은 물론 시장 안 사람들로부터 여간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게 아니다. 그 덕분에 가게 이름이 없어도 누구나 베트남 며느리집으로 알고 찾아온다고 한다.

팔팔 끓고 있는 수구레국밥 하루에도 몇 솥을 끓여내는지 모를만큼 손님이 많은 베트남 며느리집 수구레국밥
▲ 팔팔 끓고 있는 수구레국밥 하루에도 몇 솥을 끓여내는지 모를만큼 손님이 많은 베트남 며느리집 수구레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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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현대식당 "베트남 며느리식당" 할머니 수구레식당은 이제 '베트남 며느리식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신 현대식당 "베트남 며느리식당" 할머니 수구레식당은 이제 '베트남 며느리식당'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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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 손님들 때늦은 점심시간인데도 두런두런 수구레국밥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 가게 안 손님들 때늦은 점심시간인데도 두런두런 수구레국밥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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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매일 한 그릇 안 먹으면 병이 난다 아입니꺼. 현풍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러 곳이 있지만 이 집 맛을 따르기가 힘들지예. 시작한 지도 오래됐습니더. 보이소, 대구에까지 소문이 나서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아입니꺼. 특히 요즘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며느리 덕분에 찾는 사람들이 더 많지예. 얼마나 시부모님을 잘 섬기는지 나도 아들 크면 베트남 아가씨한테 장가 보낼낍니더. 참 고마운 사람이지예.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도 좋은 사람들이지만예." 

수구레국수를 즐기는 조재우씨 식당에서 만난 조재우씨는 수구레국수를 즐긴다고 한다. 그는 이 집 단골이다.
▲ 수구레국수를 즐기는 조재우씨 식당에서 만난 조재우씨는 수구레국수를 즐긴다고 한다. 그는 이 집 단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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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수구레국수를 한 그릇 다 비우고 난 조재우(54, 달성군 논공면)씨의 인정어린 얘기다. 시어미니 며느리 사이지만 '엄마, 엄마!'하고 지낼 정도로 사이가 좋아 여간 부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베트남 며느리 호앙티항씨가 한결 돋보였다.
조씨는 젯상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풍 장날만큼은 직접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판다. 그런 까닭에 하루 세끼는 꼬박 이 집에서 챙겨먹는다. 수구레국밥이든 국수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단다.

장날 수구레국밥 가게는 늘 바쁘다. 하루에도 몇 솥을 끓여내는지 모른다고 했다. 매일처럼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손님이 들이 닥치니까 국물이 떨어지면 곧바로 또 끓인다. "다들 맛있게 잘먹지예" "단골손님들은 시장에 오면 꼭 인사하고 들리지예"  단골손님 때문만이 아니다. 발걸음은 한 사람이 못 먹고 돌려 보내면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항상 충분하게 끓여둔다. 장사 시간이 짬이 없는 만큼 새벽 5시부터 준비를 하면 그때부터 하루 종일 손님이 줄을 잇는다.


"아만캐도 이 장사를 둘이 하면 재미있지예. 그래서 며느리한테 많이 베풀고 삽니더. 먼 나라로 시집와갔꼬 얼매나 외로울까 싶어서예. 친딸같이 여기고 지냅니더. 그래서 그냥 ‘엄마’라고 해라 안캤습니꺼. 함께 일을 거들어 주고 있지만 일당은 꼬박 챙겨줍니더. 지는 어디 돈이 필요 안하겠습니꺼. 그리고 일단 내 손에서 떠난 돈은 생각하지 않습니더. 한데 요즘은 돈 쓰는 요령이 생기는지 여간 꼼쟁이가 아닙니더. 백 원도 딴 데 안 쓰는기라예."


고부간에 끓이는 수구레국밥  이상선 할머니와 며느리 호앙티항씨가 구수레국밥을 긇이고 있다.
▲ 고부간에 끓이는 수구레국밥 이상선 할머니와 며느리 호앙티항씨가 구수레국밥을 긇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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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살아있고, 할머니의 손맛이 남아있는 가게, 덤으로 넉넉한 인심까지 넘치는 장터 속 별미, 수구레국밥! 연방 수구레국밥을 말다말고 곁에 선 며느리를 바라보는 이상선 할머니의 얼굴표정이 환했다.


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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