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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5일 오후 4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자제-대화재개 촉구' 발표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일방적인 강행 시도는 이제 자제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대신 민주당과 대화의 물꼬를 터서 접점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이런 기류는 5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부터 엿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섯달만에 회의 나온 박근혜 "다수당이 큰 모습 보여야"

 

박 전 대표는 이날 다섯달여 만에 회의에 참석해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 지도부가 한발짝 물러서 민주당과 다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85개 중점법안에 대해서도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오히려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어 그는 "야당이 한나라당의 협상 제의나 대화를 계속 거부해오면서 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잘못하고 있는 일"이라면서도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 지도부에 양보의 자세를 촉구했다.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도 "회기를 연장해 상임위에서부터 법안 논의를 시작하자" "예산 부수법안들은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8일까지라도 협상을 시도해 타결을 모색해보자" 등 야당과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박근혜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오늘 회의는 강경 기류는 아니었다, 의장이 직권상정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우리끼리 (강행 처리를) 외쳐본들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발 물러선 이상득 "냉각기 동안 법안 재정비해 다시 시작하자"

 

중점법안의 강행처리를 고집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도 한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법안 처리 의지를 완전히 꺾지는 않았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전 부의장은 '1월 냉각기-2월 법안 재추진' 주장을 폈다. 이 전 부의장은 "지금은 여야 모두가 격앙돼있어 회기를 연장하면 또다시 국회가 난장판이 된다. 당분간 임시국회는 열지 않는 게 좋다"며 "1월엔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지기 동안) 우리도 완벽하게 (법안) 준비를 끝내고 민주당도 점거를 풀면 2월에 (법안 논의를)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전 부의장은 "굳이 1월에 해야 한다면 열흘쯤 유예기간을 가진 뒤 1월말 상임위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선 중점법안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미디어 관련 7법 등 일부 법안은 졸속으로 마련해놓고 강행처리를 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85개 법안 중) 방송법·금산분리완화 등 쟁점 법안들은 모두 국회에 제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들"이라며 "상임위에서조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차명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참석자들이 '경제살리기 법안에 대해 국민에게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히 알리려는 노력과 시간이 부족했다. 당장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를 빠짐없이 했다"고 전했다.

 

야당에 대해선 '선 점거해제-후 협상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차 대변인은 "야당이 국회의사당의 불법점거를 하루 빨리 해소해야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법안 홍보 부족" 자성도... 일부에선 여전히 국회의장책임론

 

김형오 국회의장을 겨냥한 비판도 일부에서 제기됐으나 대세를 이루진 못했다고 한다. 다만 그간 강경발언을 이어온 공성진 최고위원 등은 여전히 날을 세웠다.

 

공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김 의장은 폭도들에게 점거된 국회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결단하지 않고 끝까지 여야간 대화를 촉구한 데 대해서도 "결정을 내려야할 때 내리지 않고 양비론으로 일관했다"며 "결과적으로 의장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한편,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중진들의 의견을 들은 데 이어 이날 오후 4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선다.


태그:#MB악법, #한나라당, #박근혜, #이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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