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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리턴프로젝트 (Return Project)'.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여백이 있는 도시공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청사와 공장이 떠난 자리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억제하는 대신 이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 시민에게 돌려주는 안양시의 야심찬 사업이다.

 

경기 안양시는 쾌적한 도시공간 확보를 위해 이미 삼덕공원과 만안도심공원으로 조성이 한창인 삼덕제지, 가축위생시험소뿐 아니라 시가 매입한 (주)유유와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수의과학검역원 부지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여 공원 조성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안양4동 삼덕제지(1만6천㎡) 부지는 삼정펄프 전재준(86) 회장이 지난 2003년 무상기증한 300억대 공장 땅으로 총 사업비 53억원을 들여 어린이 놀이터, 산책로, 잔디광장, 연못, 바닥분수 등 공원조성 공사를 완료하고 이달 '삼덕공원'으로 태어날 예정이다.

 

공원 준공과 동시에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이곳에는 기부문화 의미를 전하고자 기증자 전재준 회장 흉상과 이곳이 공장이었음을 상징하는 굴뚝(높이 14m)을 세워졌다. 또 자연형 하천으로 새롭게 변신하는 수암천 복원사업 첫 시작지이기도 하다.

 

 

안양8동 구 가축위생시험소(1만1천㎡) 부지는 수령 50년이 넘는 나무 수십 그루가 도심 속 녹지축을 하는 곳으로 시민단체들의 보존운동을 통해 시가 경기도로 부터 359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이미 71억원을 지불했으며 내년 3월께 만안근린공원으로 새단장된다.

 

2000년 11월 산림청과 생명의 숲 운동본부가 주최한 제1회 전국 아름다운숲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고, 2000년 12월 내셔널트러스트 콘테스트 금상(환경부장관)도 수상하기도 한 이곳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 까지 1998년 공원조성 운동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특히 이곳은 산림청이 보도자료와 국정브리핑을 통해 가을 단풍이 담긴 모습을 수시로 소개하는 등 도시숲 홍보의 단골 코스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곳이다. 내년 봄 공원 개장과 함께 그동안 잊혀졌던 '아름다운 숲' 선정 기념 표지석이 세워지길 기대한다.

 

석수1동 (주)유유(1만6천㎡)는 공장 자체가 건축가 고 김중업 선생의 산업건축물로 회사 이전에 따른 부지 매매로 자칫 개발 이익에 사라질 수 있어 시가 240억원에 매입, 박물관과 미술관이 조화된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최근 건축 설계를 공모했다. 안양시는 내년 1월에 설계 업체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공원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사실 (주)유유 부지는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때 건립됐던 중초사(中初寺) 터다. 공장부지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 잔디밭에 통일신라시대 유물로서 조성년대(造成年代) 명문이 유일하게 새겨진 보물 제4호 '당간지주(幢竿支柱)'와 유형문화재 제164호 '중초사지삼층석탑'이 은행나무 옆에 고색창연한 빛을 띠고 서 있다.

 

조각가 '박종배'씨(제14회 국전 대통령상 수상)의 작품이 벽면에 설치된 공장동과 사무동은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건축학적으로 의미있는 건물이며 공장입구 2층 원형으로 된 수위실 역시 톡특한 형태로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등 문화유산의 보고다.

 

안양6동 국립수의과학검역원(5만6천㎡)은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정책으로 최근 경북 김천으로 이전이 확정됐다. 안양시는 이 부지도 매입해 시민편의시설과 벤처산업시설이 조화를 이룬 문화산업복합단지로 조성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만안로 도로에 위치한 앞쪽은 상업용지이나 나머지 3/4 정도가 1종 일반주거지역이며 건물은 27개 동이 들어서 있다. 이 중 12개 동은 신축 건물로 행정업무시설 또는 문화 편의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특히 부지 내에 있는 잔디밭, 수목원, 운동장 등은 활용 방안에 따라 평촌중앙공원에 버금가는 만안구 중심공원으로 조성도 가능하며 만안과 동안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대와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곳으로 안양 도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시민은 누구나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우리 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리턴프로젝트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4개 지역 면적은 9만9천여㎡에 달해 공원으로 숲이 우거진 녹지축이 조성될 경우 안양시민의 녹색지표인 '생활권 도시림'의 1인당 면적 또한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2008년 10월 23일 산림청이 밝힌 '2007년 생활권 도시림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1인당 평균 생활권 도시림 면적은 7㎡에 불과하고,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중에서는 창원시(15.36㎡)가 최고인 반면 안양시는 고작 1.51㎡로 가장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권 도시림'은 시민들이 별도의 시간 및 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 활용할 수 있는 도시숲을 말하며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1인당 9㎡/1인)이다.


태그:#안양,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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