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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2007년까지 항상 7%대를 유지해오던 청년 실업률은 2008년 10월 기준 6.7%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청년 실업률에 대해 많은 언급이 있었고 그에 수반하는 제도가 시행됐지만 통계로 보아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OECD 가입국 청년 실업률 순위에서 항상 10권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불안한 청년 고용률을 보이고 있고, 임시직 비율은 OECD 가입국 2위로써 타국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한 고용현실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는 약 400여개의 대학이 있고 대학에 휴학·군복무·재학 중인 학생 수를 모두 합하면 약 300만명이다. 그렇다면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K대 기계디자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석훈(가명)씨는 최근 CAD 자격증 공부에 한창이다. 그에게 CAD 자격증 공부를 왜 하는지 물어보았다.

 

"하는 법은 대충 아는데 교수님이 기록이 필요하다고 해서 따두라고 하시길래요. 자격증 시험에 나오는 몇몇 부분에는 조금 취약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CAD 자격증이 실제 취업에 도움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을 따봐야 실제로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K대 영어영문과에 재학 중인 이진석(가명)씨도 최근 컴퓨터 활용 능력과 한자, MOS라는 오피스 인증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답변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사실 취업하는 데 그리 큰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들 모두 가지고 있는데 저만 안 가지고 있으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시간 쪼개가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스펙' 열풍이 불면서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그들의 대답은 자신이 취업해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채우기 위해 자격증과 토익 공부를 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를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그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질문을 바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었을 때 구체적으로 대답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대체적으로 지금처럼 취업하기 힘들 때는 아무 곳이든 복리후생과 급여수준이 괜찮은 곳에 들어가고 싶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들 대부분은 취업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좋지 않은 국가경제지표를 보고 불안해 할 뿐이다. 그래서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자격증을 하나라도 더 따거나 목적이 불분명한 취업설명회 등을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최근 들어 자격증·토익 등 '스펙'이 업무능력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회사 경영진이 늘면서 각 기업에서는 '스펙'보다 면접·자체시험·외국어 대화 가능 여부 등을 신입사원 채용에서 고려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삼성 같은 경우 2008년부터 OPIC이라는 영어 말하기 인터뷰를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은 "금융회사는 오직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사람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스펙(학점 영어점수 자격증 등)보다 인성(열정 도전 창조 혁신 등)을 본다" 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기업체에서 신입사원 공채시 면접의 중요성을 대폭 늘리면서 집단토론면접·프리젠테이션·영어 인터뷰등 의 기존의 1:1 심층면접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면접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신입사원을 공개채용 하는 기업체들은 토익 900점 이상의 고득점이 아니라, 실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되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와 거리가 먼 자격증의 개수가 아니라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치거나 소개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원하고 있다. 현재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갖춘 실무형 인재이고,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잘 내보일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인재다.

덧붙이는 글 | 제3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태그:#취업, #스펙, #OPIC,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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