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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Q) 다음 중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어서 선거자금을 지원 받아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모두 고르시오.

 

① 학원비와 불법학원을 단속해야 하는 교육감과 사설학원 원장

② 인사권과 징계권, 예산배분권을 가진 교육감과 현직 학교장

③ 취임 승인과 취소권, 지도감독권을 가진 교육감과 사학재단 이사

④ 학교설립 인허가권자인 교육감과 자립형사립고 우선협상대상기업 회장

⑤ 직영급식 전환을 지도감독해야 하는 교육감과 위탁급식업체 사장

 

정답은 "5명 모두 업무연관성 있음"이다. 이들로부터 돈을 받았거나 이자없이 돈을 빌렸다면 업무상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

 

공정택 교육감, 급식업자에게도 돈 받아

 

연일 공정택 교육감의 선거 자금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10월 13일에는 공정택 교육감이 급식업체들로부터 수백만원의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것이 드러났다. 공정택 교육감 측이 서울시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자금 신고 내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해도 급식협회의 전현직 회장과 부회장들인 급식업자로부터 각 100만원씩 받았다.

 

여기에는 급식협회 2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도 실질적인 회장으로 알려진 M푸드를 운영하는 김모씨를 비롯하여 S외식산업을 운영하며 수석부회장을 지낸 정모씨, 그리고 L푸드를 운영하는 또다른 부회장 출신의 정모씨 등의 이름이 나온다.

 

공정택서울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한 급식업체 현황. 전현직 급식협회 회장 부회장은 왜 선거자금을 지원한 것일까?
공정택서울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한 급식업체 현황.전현직 급식협회 회장 부회장은 왜 선거자금을 지원한 것일까? ⓒ 김행수

이들이 낸 돈이 모두 100만원으로 동일하고 모두 급식협회의 전현직 회장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급식업체의 조직적 선거 지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택 교육감 측은 이번에도 "잘 몰랐다"는 변명을 내놓았다. 7월 7일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찾아와서 돈을 놓고간 것이라 누군지도 모르고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끝난 10일 뒤인 7월 18일에 갖고온 돈은 왜 받았을까? 개소식에 직접 찾아왔고, 다음에는 선거사무실까지 직접 찾아와서 100만원이나 되는 돈을 건네는데 누군지 확인도 안 했다는 말을 누가 믿을까?

 

2006년 개정된 현행 학교급식법은 2010년까지 급식을 위탁에서 학교 직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전국의 직영급식 실시 비율은 평균 88%에 달하지만, 서울시의 직영급식 실시 비율은 52.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실정이다.

 

서울시, 식중독 최다-직영비율 최하

 

* 급식사고 건수 전국 최다 (교육부 자료)

-2005년 급식 사고 발생 건수로는 1위 서울시 23건, 2위 경기도 14건, 3위 전남 13건

-2006년 CJ 등 최악 급식 사고 시 시도별 집단 식중독 사고 현황 서울 24개교, 인천 9개교, 경기 9개교

 

* 직영급식 비율 전국 최하위 (교과부자료)

-2008년 전국 학교 직영 급식 비율 88%인데 서울은 53%로 전국 꼴찌

-특히, 초등학교를 제외하면 중학교 13.7%, 고등학교 10.2%(전국 평균 중학교 82.5%, 고등학교 66.1%)로 전국 평균에 턱없이 모자람

 

* 서울교육청 외국산 소고기 사용 비율 최고(안민석 의원실 자료)

-2008년 6월 외국 소고기 학교 급식 사용 비율 서울 49%, 인천 9%, 경기 6%로 서울이 최다. 서울교육청 소속 학교의 절반이 외국 소고기를 학생 급식에 사용 중
 

 서울경기 중고교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06년 6월, 서울 한 고등학교 보건실에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누워 있다.
서울경기 중고교에서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06년 6월, 서울 한 고등학교 보건실에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누워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위 자료는 서울교육청의 급식 관련 성적이다. 

 

최근 서울 급식 직영 전환율 전국 꼴찌인 것은 세상에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해마다 터져나오는 급식 사고 건수는 전국 최다이다.

 

최근에는 전현직 교장들이 급식업체 사장과 공짜 일본 골프 여행을 갔다온 것이 밝혀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는데, 이들 중 3명에 대해서만 감봉 1명과 견책 2명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학교급식법 개정에 따라서 직영급식 전환을 지도감독해야 할 교육감이 여기에 별 관심을 나타내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 선거에서는 "직영이든 위탁이든 중요하지 않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직영급식보다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 건수가 훨씬 높다는 것이 교과부 자료로도 이미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감의 이런 발언과 일련의 상황은 공정택 교육감과 위탁급식업체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업무 연관성이 없어서 문제없다?

 

사설학원, 현직 학교장, 사학 이사, 자사고 설립 추진회사에 이어 위탁급식업자에게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것이 드러났고, 선거자금의 거의 대부분이 이들에게서 나왔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직간접적으로 서울교육청의 지도감독 대상이거나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서 받은 돈이 업무연관성이 없다면 세상에 교육감과 업무연관성이 있는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하고 국민들은 궁금해한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국민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닐 것 같아 불안하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국회의 서울교육청 재감사와 국정조사 등의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관련기사]
☞ 학원장·교장들은 왜 그에게 돈을 주었나
☞ 대한민국 교육감들 왜 이러니
☞ 강남 학부모들 "공정택 찍었지만 지금은 께름칙"

덧붙이는 글 | 과연 서울교육감의 기준에 의하면 업무연관성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글은 민중의소리에도 송고하였습니다.


#공정택#뇌물#급식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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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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