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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공교육 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등 5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자금에 대한 수사 촉구와 국제중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4.15 공교육 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등 5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자금에 대한 수사 촉구와 국제중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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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교육감의 선거자금 대부분이 사설학원과 사학재단에서 나왔다는 것을 두고 "공교육감이냐 사교육감이냐" 논란이 뜨겁다.

더 나아가 "도덕적 결함이냐 범죄행위냐"를 두고도 한창 설전이 오가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은 사적인 친분관계에서 빌린 돈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하고, 교육시민단체들은 업무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며 조직자금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사퇴와 형사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어느 것이 진실일까? 공정택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자금 내역서를 분석해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선거가 끝나면 모든 후보자들은 선거 비용을 선관위에 신고하고, 그 내역은 국민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공정택의 선거 자금, 어디서 왔을까?

공정택 선거 자금의 대부분이 사설학원과 사학재단, 학교장에게서 나왔다.
 공정택 선거 자금의 대부분이 사설학원과 사학재단, 학교장에게서 나왔다.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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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교육감의 선거자금 신고 내역에 따르면, 그의 선거자금 22억 4천만원 중 수도학원장에게서 차입한 돈이 2억원, 종로M학원장에게서 차입한 돈이 5억원, 수도학원장이 보증을 서서 은행 대출받은 돈이 8억원이다. 그 외 후보 자신의 자산과 은행 대출이 4억원, 사학 및 교장들로부터 받은 수입이 3억 2천만원, 기타 수입이 2천만원 정도이다.

선거 비용의 절대 다수인 80% 이상을 사설학원장과 사학재단, 학교장들에게 의존한 셈이다.

공정택의 선거 자금 주요 수입원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종로M학원장과 수도학원장(성암학원이사장), 사학재단 이사가 선거자금 절대 금액의 대부분의 출처이다.
 종로M학원장과 수도학원장(성암학원이사장), 사학재단 이사가 선거자금 절대 금액의 대부분의 출처이다.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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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1] 공정택 교육감의 제자라는 종로M학원 최씨는 5억이라는 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왜 그는 5억원을 6차례에 나누어서 금액을 냈을까? 본인도 다른 이들에게 빌려서 냈다고 하는데, 빌려준 사람들은 누구일까?

[의문2] 수도학원장 이씨가 7월 23일부터 7월 24일에 걸쳐서 공정택에게 빌려주었다고 기록된 2억은 어디서 왔을까? 빌려줄 것이면 한꺼번에 2억을 주지, 왜 한번에 1억9965만 원을 주고 바로 다음 날 34만원을 빌려주고, 같은 날 다시 1만원을 빌려주었을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돈거래이다.

학원장 이씨는 공정택 교육감이 총장을 지낸 남서울대의 사학재단인 성암학원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은 그의 여동생 공정자씨가 남서울대 총장을 하고 있다.

이씨는 이 2억이라는 돈을 어디서 마련한 것일까? 학원 공금이거나 다른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모금한 돈, 또는 학원단체의 돈 또는 사학재단에서 나온 것 중 하나라면, 모두 선거법 위반이다. 또, 8억을 대출하면서 보증을 섰다고 하는데 무엇을 걸고 보증을 섰을까? 또 다른 사학재단의 이사인 장아무개씨는 공정택과 무슨 관계이며 왜 선뜻 3억이라는 돈을 이자도 없이 빌려주었을까?

[의문3] 또한 현직 교장들과 사학재단 관계자들, 그리고 하나금융지주회사 김승유 회장은 왜 공정택 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했을까?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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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심야수업 연장 조례안 제출한 공정택

"사설 학원에서 선거자금을 빌리고 감독권을 행사하는 현직 교장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은 것은 뇌물죄에 해당한다."

국회에서 한 목소리로 공정택을 질타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주장이다. 민주노동당·민주당·자유선진당 의원들은 공 교육감을 선거법 위반과 뇌물 수수로 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에 의해 서울시에 소재하는 학원의 설립 허가, 해산 등의 권한은 서울시교육청에 있다. 즉, 모든 학원은 서울시교육청의 감독 대상이고, 공정택 교육감은 학원 감독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의 장이다. 이 때문에 학원을 지도감독할 교육감이 감독대상인 학원으로부터 빌린 선거자금은 뇌물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공정택 교육감은 학원 심야수업시간을 연장하는 조례안을 제출하고 최근 몇년 동안 집요하게 이 법안의 개정을 시도했다. 수차례에 걸쳐 학원의 심야영업 시간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였다. 결국 '잠 좀 자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절규에 조례안 통과는 유보된 상태이다.

학원 영업 시간 1시간이 엄청난 영업 이익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참교육학부모회등 교육시민단체들은 공교육감과 사설학원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 권고한 국제중 설립에 관한 여론조사를 거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에는 추경 예산에 심야학원 영업시간 연장에 관한 '여론조사 및 공청회 실시 경비' 명목으로 4500여만 원을 새로 편성하여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서울시교육청의 이중 잣대가 서울시교육청과 사설학원의 검은 커넥션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돈을 빌려준 종로M학원 중구분원장 최명옥은 한국학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이며,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선거운동본부의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종로M학원 대치분원에서는 국제중 대비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을 대상으로 홍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10월 7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9월 국제중 대비 학원 단속에서 서울시교육청이 이 종로M학원을 제외시켜 주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것 역시 최명옥 학원장과의 업무 연관성에 대한 의심을 품게 하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 직후 국민의 반대에도 국제중 설립을 밀어붙이는 이유도 이런 연관성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국제중 설립으로 국제중을 대비하는 사교육비가 천정부지로 솟구쳐 사설학원의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공정택 교육감의 국제중 설립 강행은 학원가의 영업 이익 창출을 가져올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교장과 사학재단 관계자들의 선거자금 지원

공정택 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갖다준 교장, 사학재단 이사 등...... 이들은 과연 그냥 돈을 주었을까? 이들 중 일부는 9월 1일자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고 한다.
 공정택 교육감에게 선거자금을 갖다준 교장, 사학재단 이사 등...... 이들은 과연 그냥 돈을 주었을까? 이들 중 일부는 9월 1일자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고 한다.
ⓒ 김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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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사립학교법 등에 의해 교장들과 사학재단 역시 서울시교육청이 관할청으로서 서울교육감의 지도감독 대상이다.

승진과 징계 등 인사권을 서울교육감이 가지고 있고,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예산지원과 징계 요구권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서울교육감이다. 지도 감독의 대상인 학교장들과 사학이사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격려금 명목으로 선거 자금을 받는 것은 뇌물죄 또는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들 지원금을 준 학교장들 중 5~6명은 2008년 9월 1일자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 이미 승진이 예정되어 있던 사람이라도 변경이 있을 수 있으며, 승진 발령이 나더라도 어느 학교로, 어느 보직으로 임명되느냐에 따라 천지차이라는 점에서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숭실학원 장아무개 이사가 무슨 인연으로 공 교육감에게 3억이라는 거금을 차입해 주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14일 송파구의 어느 식당에서 100여 명의 교장들이 모인 자리에 나타났다가 언론사에 들켜서 꽁무니를 빼던 공교육감의 모습을 우리 국민들은 기억한다.

학교의 교장과 이사(장)는 일반 교사나 국민 1명이 지지하는 것과 그 의미와 무게에서 다르다. 그래서 교장단, 특히 사학교장과 사학재단들의 조직적인 공정택 지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이 교장이나 이사들이 낸 돈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앞뒤 맞지 않는 해명들

공정택 교육감과 관계자들은 개인적인 친분에서 빌린 돈이라고 해명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개인적인 관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차용이 아니라 사실상 무상증여로 이는 엄격한 의미에서 업무상 뇌물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공정택 교육감은 애초에 사설학원과 사학재단 관계자에게서 나온 돈에 대해 개인적인 친분에서 빌린 것이라고 아무 문제없다고 하다가 10월 7일 국감에서 이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개인적인 친분에서 빌린 것을 이미 이자까지 쳐서 모두 갚았다고 했다. 그러나 차용증을 언제 누구에게 받았고, 도장을 누가 찍었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돈을 빌려주었다는 당사자 최명옥 원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만 돌려받았으며, 나머지 돈은 돌려받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감장에서 추궁이 이어지자 공정택 교육감은 "원금 가운데 일부는 아직 모두 갚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자에 대한 논란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자까지 모두 쳐서 갚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빌린 것이라는 역설하던 공정택 교육감도 실제 차용증에는 이자를 갚지 않는다고 약정되어 있다는 것을 추궁하는 데에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공정택교육감은 단 몇 시간도 안 되서 확인될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직 선거에서 대가 없는 기부가 금지되어 있고, 구체적으로 대법원의 판례에서도 이자 없이 돈을 빌려준 것 자체가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4.15 공교육 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등 5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자금에 대한 수사 촉구와 국제중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4.15 공교육 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등 5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선거자금에 대한 수사 촉구와 국제중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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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검찰이 국민 앞에 진실 규명해야

공정택 교육감의 선거자금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제 공은 검찰과 선관위로 넘어갔다.

공정택 교육감은 교장들에게 받은 돈이 문제가 되자 이를 모두 돌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립형사립고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회사 김승유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 역시 대가성이 의심되자 이를 돌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급식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 교육감이 사설학원과 사학재단, 학교장으로부터 선거 자금의 80%를 마련하였다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교육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도덕적 문제뿐 아니라 이들과의 업무상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해명과 더불어 숭실학원 장아무개이사와의 관계를 해명해야 한다. 장이사가 공정택과 무슨 연관으로 3억이나 되는 돈을 이자 없이 빌려주기로 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수사기관은 의혹에 대해 철처하게 수사해야 한다.

검찰은 주경복 후보와 전교조에 대해서 수사하던 그 신속함을 발휘하여 공정택의 선거 자금을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하여 학원단체나 사학재단, 다른 단체의 공금이었거나 부정한 자금이라면 처벌해야 한다. 지금 온 국민은 검찰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국회이다. 공정택 교육감의 문제를 사법적 판단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 지금도 검찰의 편파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검찰만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 국회 국정감사에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일정을 추가해서라도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국회교육위 차원 진상조사위원회나 국정조사까지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것이 국민 대표인 국회가 우리 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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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공정택, #종로M학원, #수도학원, #선거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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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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