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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마태 10장 26절)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열세 번째 시국미사'가 20일 오후 5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꼬 교육관에서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정훈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박진씨가 '촛불 탄압하는 집시법과 경찰폭력, 그리고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특별 강론을 했다.

 

"여러분 책상 위에는 국보법에 걸릴 책 없나?"

 

미사에 이어 특별강론에 나선 박진씨는 "공안정국 때문에 웃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게 아마 이명박 대통령일 것"이라며 "'지금도 국가보안법이 있었어?' 하는데, 단언하건대 여러분 책상 위에는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책이 단 한 권이라도 있을 것"이라고 최근 조성된 '공안정국'을 꼬집었다.

 

박씨는 "모든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가 한다"며, "다만 그것이 정말 국가안보를 위협할 행위가 나오고, 그걸 지금 형법만으로 처벌할 수 있다면 법은 최소한으로 그 사람 행위에 개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결코 역사는 누군가의 폭력적 의지에 의해 되돌려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이 시대가 그렇더라도 우리 마음에 감옥을 쌓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신념과 양심을 가두지 않으면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국미사를 집전한 김정훈 신부는 "때리는 사람을 바라보기보다 맞는 사람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며 "맞고 아프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품어주고 안아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때린 사람을 바라보고 그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 폭력을 쓴다면 한국 사회는 영영 망가진다"고 덧붙였다.

 

또 김정훈 신부는 이명박 정부의 폭압이 만들어낸 상황을 견딜 '사랑론'을 이렇게 제시했다.

 

"울고도 그 눈물을 닦을 수건이 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 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게 사랑이고, 그 사랑이 더 오래하고 힘을 얻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무엇을 하는지 분명하게 하고 그 가운데 하나님이 함께한다. 때리는 사람이 나쁘다 말하기보단 맞는 사람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워하고 얼마나 하소연할 데 없어 애타 하는지 기억하며 미움보다 사랑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사제단 "촛불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는 27일 14차 시국미사 예정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시국미사에 앞서 지난 18일, "화두가 경제로 바뀌었다고 해서 촛불이 우리들 마음속에서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며 "촛불을 처음 들었을 때 제시한 문제는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더 많은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단은 "고소영, 강부자 등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명박 정부는 미국에게 검역주권을 내주고 대운하, 공기업 선진화, 의료보험 선진화, 공교육 포기 등 국민을 무시하고, 종교 차별로 불교와 개신교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책에 반대하여 촛불을 든 국민들을 모두 적으로 규정하여 공권력을 동원해 무차별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시국미사'는 지난 6월 8일 처음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뒤 지난 5일까지 12차례 열렸다. 14차 시국미사는 오는 27일(토) 오후 5시에 서울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야외 미사로 진행된다. 이날 시국미사는 김정대 신부가 집전한다.


태그:#촛불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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