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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선 '아르바이트의 추억'에 대한 기사를 공모했었다. 삶이 묻어나는 좋은 기사들이 많이 올라와 독자로서 좋았다. 헌데, 그 중 '이걸 먹어? 손님이 불쌍하네'라는 기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설마, 우짜다보니 질 안 좋은 식당에서 알바를 해서 그렇지, 대다수 식당은 안 그럴꺼야'하고 생각했다.

 

기사를 보면서 문득, 20대의 기억이 떠올랐다.

 

"밖에서 김치찌개 먹을 바에야 차라리 된장찌개 먹어."

"왜?"

"김치찌개는 이것저것 찌그래기 많이 넣는데, 그것보단 된장찌개가 나아."

 

예전에 그렇게 충고한 친구가 있었다. 원래 밖에서는 김치찌개를 잘 안 먹는다. 집에서 쉽게 해먹고 지겹도록 먹는 것을 돈 주고 밖에서 굳이 먹을 이유가 없어서다.

 

그런데, 한 번은 밖에서 친구를 만나 밥을 먹을 일이 있었다.

 

"너 뭐 먹을래?"

"아무거나 상관없어. 너 먹고 싶은 것 먹자."

"그럼, 김치찌개 먹자. 그거 먹고 싶다."

"그러자."

 

다른 친구의 충고가 있었지만, 밖에서 김치찌개 먹은 기억이 거의 없는 나는 별 생각 없이 근처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시켰다. 먹으면서 다른 친구의 충고가 떠올랐다. 아님, 그 때 식당 선택을 잘못한 것인지 몰라도. 김치가 흐물흐물해진 김치찌개. 아줌마 경력 10년 넘은 지금 생각해도 그 정도 되려면 재탕, 삼탕을 더 했을 것 같다. 그 후, 누가 김치찌개를 먹자고 하면 나는 말리곤 했다.

 

반찬 재활용... 모든 식당을 의심하게 되다

 

그 후로도 나온 반찬 또 나온다는 말들이 떠돌아도 설마했다. 헌데, 지난 29일 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보면서 식당에 대한  믿음은 사라졌다. 시작하면서 "역겨움을 참고 보셔야 할 겁니다"라고 한 이영돈 PD의 멘트는 그저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방송을 보는 내내 그 말을 실감했다.

 

방송에서 실험한 거의 모든 식당이 재탕, 삼탕을 하고 있었다. 값비싼 한정식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재탕, 삼탕 하고 있는 식당이 대다수고 그렇지 않은 식당이 오히려 눈에 띄었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외식? 겉만 번지르르 했지 속속들이 알고 나면 차라리 집에서 김치하고 밥 먹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식당을 갔을 때 상을 치우면서 잘 정돈해서 쓸 만한 반찬은 위에 고이 잘 올리고 가는 식당도 있고, 반면 어떤 식당은 아예 남은 반찬은 한 곳에 모으고 빈 그릇으로 포개어 치우는 식당도 있었다. 진작 알았다면 후자를 이용했을 터인데….

 

이날 방송은 "반찬이 푸집하게 나올 수록 재탕, 삼탕할 확률이 높다"고 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럴 것 같다. 헌데, 다녔던 대다수 식당은 반찬이 좀 푸짐하게 나왔으니…. 이미 먹은 것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맛있게 잘 먹었으니 괜찮을 거야 하고 위로를 해야 하나.

 

특히, 한식을 먹을 경우 반찬이 많이 나온다. 식당 관계자의 말처럼 한 번 나간 반찬 다 버리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또 반찬을 조금씩 주면, 서빙하는 사람을 더 많이 고용해야 하니, 인건비가 더 나가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된 손님 입장에선 찝찝한 상태로 그냥 음식을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반찬이 여러 가지 나오는 경우, 솔직히 손이 가지 않는 반찬들도 상당수다. 젓가락 한 번도 가지 않은 반찬들이 많다는 것이다. 재활용도 찝찝하고 그렇다고 음식물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 또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은 많은 반찬보다 깨끗한 밥상을 더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뷔페를 즐기지 않는다. 여러 종류의 음식들을 짬뽕으로 먹다 보면 속이 거북해서다.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종류의 반찬을 먹는 것 또한 그리 좋지 않다.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는 한식문화, 이제 개선해야 한다. 가령, 기본메뉴에 적당한 값을 받고 반찬은 몇 가지씩 묶어서 가, 나, 다 세트로 나누는 것은 어떨까. 해서, 먹고 싶은 반찬을 시켜 먹으면 어떨까. 보기 좋게 차리는 것 보다 간단하더라도 위생적으로 차리는 것이 손님 입장에서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몇 해 전 남편 직장 때문에 강릉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그 때, 갔던 삼겹살집이 생각난다. 가격이 저렴하고 대학가 주변이라 비교적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다. 물론, 맛도 있었다. 그 식당에서 나오는 반찬은 많지 않았다. 고정으로는 김치와 콩나물 무침, 한 번씩 달라지는 반찬 한 가지가 다였다.

 

처음에 자리에 앉으면 몇 가지 반찬과 상추 등을 가져다준다. 반찬은 맛있었지만 그 양은 적었다. 헌데, 종업원을 통한 리필은 거의 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왜냐면, 상추 등을 비롯해서 밑반찬 통이 주방 안에 있지 않았다. 더 먹고 싶은 손님은 직접 가져다 먹게 주방에서 가까운 홀 한쪽에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반찬을 손님들이 가져다 먹을 수 있게 해뒀기 때문에 재탕, 삼탕의 여지는 없어 보였다. 반찬을 홀에 배치해 손님들이 자기 먹고 싶은 것, 먹을 양만큼 가져다 먹게 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방송 후, 반찬 재활용에 대한 단속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먹을거리에 관한 것인 만큼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식당도 살고, 손님도 사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무엇보다 식당업을 하시는 분들의 양심이 중요하겠지만, 손님들도 그저 푸짐히 많은 반찬을 주는 식당에 대한 선호를 줄여야 할 것 같다. 반찬 수가 줄고, 양이 줄어도 손님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밥상을 훨씬 좋아한다.


태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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