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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송파구청에서 열린 '송파환경포럼'.
 지난 6월 4일 송파구청에서 열린 '송파환경포럼'.
ⓒ 김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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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많이 탈수록 안전해진다.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네덜란드, 독일, 영국, 미국 순으로 높다. 자전거 사망자수는 정확히 반대다.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순으로 낮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영국 런던에서 자전거와 오토바이 교통이 15% 증가하자 교통사고는 8%가 줄었다. 자전거 교통이 늘면 그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간다."

지난 28일 오전 7시3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2층엔 김영순 송파구청장을 비롯해 15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자전거 사회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정식 회의명은 제6차 송파환경포럼.

이날 포럼 발제는 백남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맡았다. 그는 '자전거 도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프랑스 파리가 2000년 초만 해도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하며 입을 열었다. 1989년경 파리 사람들은 자전거를 거의 타지 않았고, 몇몇 타는 사람들은 아슬아슬하게 차도를 다녀야 했다.

2001년 시정부는 의욕적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었지만 보행자를 전혀 배려하지 못해 반발을 샀다. 2002년 과감하게 자전거도로를 차도에 설치하면서 '자전거 혁명'이 시작됐다. 먼저 차도에 자전거도로 370km를 깐 다음에 공용자전거 벨리브를 공급했다. 벨리브가 공급된 뒤 하루 통행량은 7만5천회, 날씨가 좋을 때는 14만회에 이른다. 개인자전거 생활형 이용도는 80%가 늘었다.

백 연구원은 프랑스 파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강력한 자전거 정책을 소개하며 "자전거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2010년까지 자전거 교통수단분담율 목표를 15%로 잡은 독일 베를린시는 교통량 1만대 이하 시간대엔 차도를 자전거와 자동차가 함께 쓰도록 했다. 30km 제한구간도 3800km나 된다. 전체 도로의 72%다.

"자전거 타자는 건 자동차 타지 말자는 것 아니다"

라이벌 도시 파리의 '벨리브 혁명'에 자극받은 영국 런던이 가장 적극적이다. 자전거 고속도를 닦는 데 예산 1조원을 편성했다. 더불어 버스와 자전거가 함께 다니는 전용도로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미국 포틀랜드와 독일 베를린, 뮌스터는 교차로 앞에 자전거 우선통행존(Bike Box)을 설치했다.

미국 보스턴엔 자전거인을 위한 공공 샤워장이 등장했다. 땀을 흘리고 난 뒤 화장을 고쳐야 하는 여성 자전거인이 특히 많이 이용한다고. 덴마크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시로 알려지면서 세계적 관광명소가 됐다.

백남철 연구원은 "자전거를 타자는 것은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게 아니다. 제대로 타자는 것"이라며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자동차를 불필요하게 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직장과 집 둘 다 고양에 있다. 지금 최고속도 40km인 전기자동차를 타고 업무를 보러 다니는데, 별 문제 없더라. 전기요금은 한 달 2~3천원 정도다. 최고시속 180km인 일반 승용차가 얼마나 낭비인지 깨닫고 있다."

그는 "자전거는 자동차문명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완성한다"며 자전거와 대중교통, 카 셰어링(자동차 공유제)가 협력해서 '마이 카'에 맞서자고 주문했다.

㈜이앤위즈 송동하 대표는 자가발전기 전기자전거라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송 대표는 "일반 전기를 쓰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CO2가 일어나기 때문에, 생각한 아이디어"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전기를 만드는 만들기 위해 페달을 돌리는 것은 지루할 수 있어, 모니터 속 달리기 게임 등을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전거 혁명은 도로를 차선으로 내리는 것에서부터"

두 사람의 발제 뒤에는 김영순 구청장을 비롯해 전의찬 송파환경포럼 회장(세종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 하지원(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 오수보((사)자전거21 상임대표), 홍병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운영위원), 윤양근(홈플러스 잠실점 지점장) 등 참석자들이 자유토론을 벌였다.

김영순 구청장 : "자전거 무료대여제를 많이 실시하는데, 이 방향이 맞는지 고민이 된다."

오수보 대표 : "유료대여제가 맞다. 프랑스 파리 벨리브도 30분까지만 무료고, 이후엔 유료다. 무료를 해서 자전거 인구를 늘리자고 하지만, 무료로 타는 사람은 지역과 거리, 타는 용도 등이 한계가 있다. 게다가 무료로 습관을 들인 뒤 유료로 돌리긴 힘들다. 유료로 가는 게 맞다."

백남철 연구원 : "자전거 혁명은 자전거도로를 차선으로 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김영순 구청장 :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백제고분로(5.15km)의 경우 차선 줄여서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 것이다. 올해 발주한다."

오수보 대표 : "올림픽기간 중 베이징에 머물렀다. 차선 중 하나를 자전거에 내주었다. 물론 자동차와 함께 쓰긴 했지만, 인상적이었다."

김영순 구청장 : "중국은 오랫동안 자동차와 사람, 자전거가 함께 길을 쓴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함께 쓰게 하면 사고가 나고, 많이 불편해할 것이다."

백남철 연구원 : "송파대로의 한 차선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밀리면 자동차는 다소 밀릴 것이다. 불편해진다. 그러면 자동차 외 교통수단(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생각할 것이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송파구는 2003년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자전거교통문화팀을 만들었다. 2007년 전국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자전거 면허제 도입, 2008년 국내 최초 무인대여시스템인 '송파 공용자전거(SPB)' 등 국내 대표 자전거 도시로 불린다. 송파환경포럼은 송파발전포럼 중 한 분과로 발전포럼은 문화, 경제, 환경, 도시경관, 보건 등 총 7포럼으로 이뤄져 있다.


태그:#자전거, #송파환경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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