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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소수 특권층만을 대변하는 공화국이 된 지 오래다. 토건공화국, 투기공화국, 삼성공화국, 재벌공화국, 보수언론 공화국이 그것이다. 우리나라를 틀어쥐고 있는 소수의 전횡을 견제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에겐 그야말로 미래가 없다.

 

〈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은 그와 같은 공화국들을 견제할 방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참여연대 집행부위원장인 홍성태 교수는 대운하건설이 토건공항과 금융공항으로 이어질 것이기에 기필코 막아야 되고,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광우병 위험성과 미국검역시스템의 문제점, 그리고 그 대책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정권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토건공화국, 건설공화국이라는 맥을 이어왔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프로젝트를 내세웠지만 그것도 토건국가 확대전략에 지나지 않았다.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나선 이명박도 청계천 복원의 이점을 이용하고, 박근혜와 차별화를 가져오기 위해 대운하건설을 내세웠다. 그 뒤 집권 초기에는 강하게 밀어붙였다가, 지금은 민심 때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힌 상태다.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토건공화국이 왜 위험할까? 홍성태 교수는 무엇보다도 나라의 전체 예산 비중이 막대하게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2006년 현재 전국에서 755개의 대규모 공공투자개발이 벌어졌는데 거기에 처박힌 돈이 223조요, 매년 추가로 들어가는 예산이 50조라고 한다.

 

그런데다 대운하 건설비용도 적게는 15조에서 많게는 50조까지 들어갈 전망이라고 한다. 물론 그것도 과학적인 산술 근거라지만 자연적 재해와 인적 재해, 그리고 후속 보수비용까지 합친다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다.

 

사실 청계천에 흐르는 물의 전기세만도 연간 8억 7천만 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겉으로 흐르는 물속에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청계천 복원 사업과 연계된 주변개발사업으로 인해 부패에 연루된 부시장도 5년 형을 선고받지 않았던가? 청계천 5.8km에 그 정도였다면 그보다도 100배 더 긴 대운하에는 얼마나 많은 비리가 적발될 것인가?

 

그렇듯 토건공화국 건설은 부패공화국과 직결된다. 부패에 연루되어 구속되는 공무원의 60% 이상이 토건관련 공무원이라고 하니 놀랍지 않는가? 그렇지만 토건공화국 건설이 가져오는 더 심각한 폐해는 다른 데 있다. 머잖아 나라의 경제가 붕괴되는 것이다.

 

1929년에 일어난 미국의 경제공항은 1920년 중반에 불어 닥친 토건개발 열풍 때문이었고, 1990년대의 일본 버블 경제 붕괴 역시 1970년대 말 다나카 수상의 일본열도 개조계획을 계기로 몰아붙인 토건국가 열풍 때문이었다.

 

“토건은 개발과 투기와 부패의 세 고리가 맞물려서 가는 것인데, 이게 극성을 부린다는 것은 그만큼 대다수 국민이 거기에 연루되어서 개발과 투기와 부패의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이걸 그대로 두고서는 민주주의는 고사하고 상식적인 사회조차 얘기할 수 없습니다.”(26쪽)

 

한편 박상표 정책국장은 미국의 광우병 검사가 0.01%만 실시할 뿐이기에, 정확한 데이터가 될 수도 없고, 그것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농무부의 주요 간부들 대부분이 축산업계 출신들이고, 그들은 타이슨푸드와 카길 같은 초국적 거대기업들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안전조치를 완화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걸 냉동상태로 우리나라에 들여오면 눈으로 봤을 때 혀에 편도가 섞여 있는지, 곱창에 페이어 스패치 같은 면역 기능을 하는 광우병 위험물질이 섞여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그것에 관해 3% 샘플링 검사를 하고, 그 중 일부를 해동 검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엄청난 물량이 들어오면 그게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라고 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97%는 눈 가리고 야옹하는 식으로 무방비 상태가 될 게 뻔하지 않겠는가?

 

“광우병 프리온은 300도 이상의 높은 열에도 파괴되지 않고, 프로말린에도 파괴되지 않고, 암세포를 죽이는 강한 자외선에도 파괴되지 않는 그런 아주 위험한 물질인데, 이런 물질에 대해서 검역원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광우병 걸린 소라도 살코기는 날로 먹어도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88쪽)

 

이런 상황인데도 검역주권까지 미국에 넘겨줬으니 과연 우리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전사자들의 유해를 한강 밑바닥에서 지금까지도 찾아 주려고 한다는데, 과연 우리 정부는 살아 있는 국민의 생명조차 제대로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뿐이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유전무죄의 부패구조 청산 없이는 미래도 없다면서 삼성공화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김용철 변호사와 김상조 참여연대 재벌개혁 감시단장의 이야기, 생태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강수돌 이장님, 평화와 자유와 생명을 노래하는 아나키스트 조약골 님의 삶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 토건.시장 만능, 미국.재벌 프렌들리, 딴나라 2MB정권

지승호 인터뷰, 시대의창(2008)


태그:#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토건공화국, #삼성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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