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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방산대교에 들다.
▲ 시흥갯골 시흥시 방산대교에 들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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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새로운 곳을 향한 탐험은 흥미를 자극하고 쾌감을 가져오는 일이며 새로운 충전의 원동력이며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갯골이 있는 시흥생태공원
▲ 갯골 갯골이 있는 시흥생태공원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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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골탐사. 광활한 폐염전이 시흥갯벌이 되고 아름다운 시흥생태공원이 되는 동안 그 공허를 찾는 발걸음은 늘 자유로운 정신의 세계가 되어서 삶을 반추하고 계획하고 피로한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돌아오곤 하던 곳, 시흥갯벌. 폐염전.
갯골에 물이 가득 흐르다.
 갯골에 물이 가득 흐르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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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심장처럼 가르고 들어온 갯골은 늘 바라보기만 했을 뿐, 들어서 함께 흘러볼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까지 들어와 어디까지 흐르는지 모를 갯골에 물이 어느 땐가 가득하고 어느 땐가는 마른 질곡 진흙을 보여주는 광활한 폐염전이었다.

지난 8월 11일 이곳의 심장 역할을 해주는 갯골을 우연치 않게 답사에 나선 것은 또하나의 상상력과 꿈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갯골 답사에 나선 시흥 인천 사람들
 갯골 답사에 나선 시흥 인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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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인천환경연합에서 시흥사람들을 초대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답사자 인천, 시흥 사람들 35명은 소래포구에서 2대씩 묶은 배에 2조로 나누어 타고 먼저 인천 장수천 쪽 갯골을 돌아 나왔다. 장수천 갯골 주변은 길게 솟은 아파트들이 포구와 갯골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수로를 타고 배가 들어갔다.

인천의 소래해안생태공원
 인천의 소래해안생태공원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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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갈수록 갯골 이곳저곳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날아오르곤 한다. 물때가 조금 지난 때라 물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배가 바닥에 닿아 멈추어 서곤하였다. 인천에서는 이미 이곳 장수천을 끼고 대공원에서 소래까지를 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개발과 보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늘 내려보았던 모새달 군락지를 올려다 보는 묘미가 특별하다.
 늘 내려보았던 모새달 군락지를 올려다 보는 묘미가 특별하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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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천을 돌아 나와 시흥갯골로 들었다. 방산대교 아래엔 몇몇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다가 손을 들어 환호를 해주었다. 시흥갯골 쪽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신천지를 밟는 기분이다.
깊숙한 수로에서 갯벌 위에 난 칠면초군락지와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한 모새달 군락지가 여기 보란 듯이 깊숙이 흐르는 물을 향해 손짓하듯 하는 것을 올려보는 모습 또한 새롭다.

가는 곳마다 보이는 새들
 가는 곳마다 보이는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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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천천히 물을 가르고 수로를 타고 가는데 배가 지날 적마다 먼저 놀라서 그곳 모든 생물들에게 알리듯이 소란스러운 것들이 있다. 인적이라곤 없던 이곳에 마치 외계의 적군이라도 나온 듯 개흙 속을 자유롭게 드나들던 농게, 방게, 궁게, 말뚝짱둥어들이 사사삭 소리를 내며 제구멍을 찾아들고 순식간에 갯골은 비상사태가 되고 만다. 너무도 많은 눈들이 개흙 구멍마다 우리를 적병이듯 쏘아보고 있는 것을 예감으로 알 수 있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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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골에 새들이 가득히 날다.
 갯골에 새들이 가득히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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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갯골을 협곡을 굽이굽이 돌아갈 때마다 머릿속은 모든 환상을 총동원해야했다. 하얗게 날아오르는 바다의 비늘들 때문이다. 협곡을 느릿느릿 돌아서면 큰백로가 먹이를 쪼다 쭈뼛거리며 큰 날개를 펴 날아오르는 모습이며, 멀리서 여러 종류의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치 바다의 비늘 같아 우리끼리 보기엔 너무 아까운 장관이다. 마치 영화에서나 봄직한 아름다운 율동들이 갯골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갯골을 나는 새들
 갯골을 나는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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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비늘처럼 날아오르는 새들
 바다의 비늘처럼 날아오르는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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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나래짓하는 새들은 백로 등 총 25종으로 598개체수 우점종으로 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흰뺨검둥오리순이며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 황조롱이가 발견되었다고도 한다.

갯골의 물은 조금 때라서 물의 양이 많지 않지만 사리 때가 되면 더욱 많은 물이 갯골 안으로 차오른다고 한다. 적은 물에서 배가 나가다 보면 많은 물고기들이 놀라서 퍼덕거림을 물결의 흔들림으로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곳저곳에서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숭어떼들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숭어들이 그 갯골에 서식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뱀의 형태로 굽이진 내만갯골
 뱀의 형태로 굽이진 내만갯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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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깊숙이 흐르는 시흥의 내만갯골은 마치 뱀의 움직이는 사행성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배를 타고 뱀이 움직이듯 협곡을 하나하나 배 저어가 돌아가는 동안 마치 어머니 자궁 안에 들어있는 아늑함으로 답사에 나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순간들이었다.

가을이 되면 갈색빛으로 갯골을 아름답게 할 모새달. 칠면초. 갈대들
 가을이 되면 갈색빛으로 갯골을 아름답게 할 모새달. 칠면초. 갈대들
ⓒ 이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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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보고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그렇다. 이곳 시흥갯골은 자연의 보고다. 지금 여름이라서 초록 아래 펼쳐지는 풍경이 이러할 진대, 갈대와 칠면초와 모새달로 가득한 갯벌이 갈색빛으로 물들고 가을 철새들이 나는 가을철의 광경과 하얗게 눈 내린 겨울 풍경이 미리 그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함께 답사를 했던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꼭 다시 이렇게 와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서로 입을 모으기도 했다.

갯골이 있는 시흥생태공원
 갯골이 있는 시흥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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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말했다. 도심 속을 흐르는 이곳 내만갯골은 순천만 못지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순천만은 순천만대로 시흥 내만갯골은 시흥 내만갯골대로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많은 기대와 희망을 주는 도심 속의 내만갯골은 과학화 되고 현대화되는 이 사회에서 사람들이 감성을 키우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꼭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자연의 보고였다.

덧붙이는 글 | 시흥시민뉴스에도 게재합니다.



태그:#시흥 갯골, #도심 속, #내만갯골, #시흥생태공원, #자연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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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민뉴스에 기사를 20 건 올리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오마이 뉴스에도 올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올렸던 기사는 사진과 함께 했던 아이들의 체험학습이야기와 사는 이야기. 문학란에 올리는 시 등입니다. 이런 것 외에도 올해는 농촌의 사계절 변화하는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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