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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67일째에 접어든 기륭전자 노조원들이 일단 응급조치를 받기 위해 16일 병원행을 결정했다.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는 16일 오전 10시 15분 서울 가산동 기륭전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식 농성중인 유흥희 조합원이 폐에 물이 차 생명이 위험한 상태로 응급조치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역시 67일째 단식으로 건강이 위태로운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도 병원행을 결정했다.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씨는 병원에 가지만 "단식은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살아서 이 땅을 밟지 않으려고 옥상에 올라갔다"며 "단식중인 노조원들이 소금과 효소를 끊겠다고 입장을 발표한 상황에서도 기륭전자는 여전히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다고 고압적 자세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각계에서 단식 농성을 풀 것을 호소해 단식자들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살아서 끝까지 싸우자는 동지들 마음을 더 외면할 수 없었다"고 병원행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 분회장은 "유흥희 동지는 폐에 물이 찬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 단식을 푼다고 해도 폐가 수축돼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경고를 받은 상태라 어제 동지들 마음을 받아들여 병원에 가겠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분회장은 "현재 문제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긴커녕 노사 간 협상이 결렬된 상태에서 아무런 진전 없이 단식 농성을 접어야 하는가. 살아서 싸우자고 호소하는데 어찌해야 하나 너무도 많은 고민이 들었다"며 "도저히 이런 상황에서 단식을 풀 순 없다고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제가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말을 들은 동지들 마음이 어떨지 안다"며 "죽어서 이곳을 내려가는 게 아니라 살아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분회장과 유흥희씨는 병원에서도 단식을 계속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도 기륭전자 지지발언에 나서서 연대 투쟁 의지를 밝혔다. 오상룡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연대 단체가 아니라 하나의 조직"이라며, "그 조직의 책임을 다하겠다. 책임지고 조직의 대의로 철저히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기륭전자 노조원 단식을 지지하며 연대 단식 13일째에 접어든 민주노동당 이영희 최고위원도 "동지들이 옳은 결정을 했다"며 "살아서 싸우자는 결정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며 이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는 세상,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도 "유구무언"이라며, "이 동지들이 1100일 가까운 고뇌와 고난과 절규에 가까운 시간을 털털 털어버리고 내려올 수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어서 "그러나 기륭전자 조합원들은 모든 걸 다했다. 최선을 다했다"며 "부족했던 건 우리였다, 연대가 부족했고 투쟁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오늘 이 동지를 보내는 우리 마음은 그 동안 부족했던 연대와 투쟁 의지를 분명하게 약속하고 정말 흔쾌한 마음으로 동지들을 보내야겠다"며 "이 투쟁의 최종 결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열심히 투쟁에 나서야겠다. 진보신당은 이 자리를 더 강력하게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기완씨도 기륭전자 노조원들 농성장에 참석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지지 발언은 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11시경 기륭전자 노조 김소연, 유흥희씨는 단식 농성중이던 기륭전자 입구 옥상에서 119 구급대에 실려내려온 뒤,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구급침대에 실려나오는 이들을 본 백기완씨와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두 노조원 손을 붙잡고 힘내라고 속삭였다.

 

기자회견 자리엔 기륭노조를 지지하는 시민들 40여 명도 참석해 병원으로 가는 기륭노조원들을 배웅했다.


태그:#기륭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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