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제 강점기에 수탈된 한우가 150만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10년대 한우는 현재 흔하게 볼 수 있는 황색의 한우뿐 아니라 칡소와 흑소 등 다양한 모색이 존재했으나 일제가 1938년 한우 심사표준을 통해 황색으로 정하면서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이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의 기록인 '일제 권업모범장 축산연구사업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1910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150만두에 달하는 우리나라 한우가 일제에 의해 일본 본토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으로 반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910-1921년 28만두(연간 공출 2만3천두), 1922-1928년 35만두(5만두), 1929-1938년 53만두(5만3천두)를 수탈하고 일본 패망직전인 1939-1941년에는 군용마를 한우로 대하면서 30만두(10만두)를 수탈하는 등 해마다 수탈 두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1910년대 당시 한우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황색의 한우뿐만 아니라 칡소와 칡소 등 다양한 모색도 존재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일제가 1938년 한우 심사표준을 통해 '한우의 모색을 적색으로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모색을 통일시킴에 따라 강제로 사라졌다.

 

1912년 '경상도지역 한우의 모색분포현황'을 보면 적갈색(77.8%), 흑갈색(10,3%), 흑우(8.8%), 칡소(2.6%), 갈색 백반우(0.4%), 흑색 백반우(9.1%) 등 다양한 모색을 가진 재래한우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일본인들은 '2000년 이상 우리나라에 분포해 온 재래 한우에 대해 왜소한 일본 재래종에 비해 골격이 크고 온순하며 영리하여 일소로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거친 사료도 잘 먹는 등 환경 적응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수탈대상 품목으로 삼았다.

 

농업진흥청은 "당시 일본은 자국 소의 품종을 성립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소를 반출하고 유전자원을 소실되는 계기를 낳았으며 일본으로 반출된 한우는 유전적인 소질을 간파한 육종 학자에 의하여 일본의 품종으로 개발되어 지금까지도 일본의 시코국지방 코치현에서는 '토사갈모화우'라는 품종으로 우리의 순수한 혈통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일제 당시 대부분 사라진 흑우와 칡소는 70여년간 소수 농가에 의하여 사육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전국적으로 약 300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축산과학원 조창연 연구사는 "우리나라 한우 모계는 25종 이상으로 분류되며 칡소 모계는 12종, 흑우는 9종 제주흑우는 5종 이상으로 확인됐다"며 "일제시대 강제 사라질뻔한 우리 한우 품종을 이제라도 원형대로 복원시켜 유전적 가치를 높여여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가축유전자원 발굴보존 프로젝트' 첫번째로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재래 한우인 흑우와 칡소를 수집, 정액을 보존하는 동시에 수정란 이식기술로 개체수를 늘려 순수 혈통을 회복시켜 일제 강점기에 사라져간 재래 한우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농천진흥청은 "한우에 이어 염소, 재래닭 등에 대하여도 다양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중으로 우리나라 재래가축 복원뿐 아니라 미래 유전자원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일제, #한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