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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6시 20분부터 저녁 8시 30분경까지 고려대학교 대강당에서는 '2008년 촛불 운동과 새로운 저항 시대의 개막'이라는 제목의 '2008 맑시즘' 개막식이 열렸다. 이 개막식에는 '다함께' 회원 외에도 약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개막식은 특별 개막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특히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수배자들과의 이원 생중계를 통해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한용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한국진보연대 대회협력 위원장), 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다함께 운영위원)의 연설도 들을 수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우석균씨, '나눔문화' 사무처장 임소희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허영구씨, 아동문학가이자 영국의 대안세계화운동가인 조너선 닐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행사는 '다함께' 운영위원인 김하영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학교 불허 통보에도 불구하고 맑시즘 2008 진행

 

본 행사는 "면학분위기 조성을 해친다"는 근거로 고려대학교 당국의 행사 불허 통보를 받았다.

 

이로 인해 학교측이 모든 전기 공급을 중단해 '다함께' 측에서 자체적으로 동원한 발전차를 이용해 진행했다.

 

전기 자체 동원 외에도 건물 청소, 커튼 달기 등이 모두 행사 진행팀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김하영 다함께 운영위원은 "고대 당국에 방해에도 토론회가 차질 없게 진행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의 불허 통보에 대해 나눔문화 사무처장 임소희씨는 "학교 당국에서 축제를 불허했다고 해서 걱정했다. 치사하게 전기를 끊고 화장실을 폐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격려와 후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의 인간적 욕구를 실현시켜 주는 것이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조계사 이원생중계 통해 농성중인 수배자들 연설 참여

 

개막연설자로 참여한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오늘로써 농성 42일째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수배 생활이 외롭지만, 많은 분들이 조계사를 들러서 격려해 힘을 잃지 않고 있다" 며 "지금도 조계사 밖에는 경찰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경찰 병력을 눈으로 확인하며 현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 정부의 공안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마치 20년 전으로 시간이 역류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민들의 촛불에 공안탄압이라는 몹쓸 칼을 꺼내 놓는 정부에 대해 국민은 저항 외에 선택할 수단이 없다"며 "2008년 촛불의 의미는 민주주의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자 생명을 경시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며 어서 빨리 시민들과 함께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또한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한용진씨는 "이명박 정부는 우리의 사상들을 폭력으로 막아내려고 하고 있다. 어이없는 현실 속에서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라며 "현 정권의 갖가지 문제는 철학의 부재 속에서 파생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민중들은 현 정권을 용납하지 않고 계속 촛불을 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고대녀' 김지윤 등의 여러 연사로 개막식 열기 더해…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수배자들의 연설이 끝난 후, 아동문학가이자 영국의 대안세계화운동가 조너선 닐씨는 "한국의 촛불운동은 전세계적인 저항의 운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원 생중계로 이루어진 조계사 연결에 대해 "특히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수배자들의 연설을 이원 생중계를 통해 듣는다는 것이 놀랍다"고 밝혔다.

 

또한 촛불운동은 "미국의 패권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증후의 하나이며, 많은 사람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싸우는 것이며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이라며 생명을 위해 계속 싸워야 함을 당부했다. 

 

나눔문화 사무처장 임소희씨는 "오늘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단식공화국, 불법체포 공화국"이라고 현 정부의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또 촛불 집회에 대해 "100회를 맞는 2008 촛불 항쟁은 어느 세계사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위대했고 치열하고 유쾌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연설 말미에 "연행자를 석방하고 수배를 해제하라!" "이명박을 체포하고 어청수를 구속하자!"라는 구호를 참가자들과 함께 외쳤다.

 

이어서 연설에 참여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우석균씨는 "촛불운동은 광우병 반대운동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이제는 광우병을 넘어서 기업의 이윤 때문에 인간의 권리와 생명을 위협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운동으로 이미 진화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현재 순전히 폭력탄압에 의해서만 버티고 있다"며, 현 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허락하면 스스로 무너질 것을 알기에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가 명백한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는 광장에서 우리는 대중들의 불굴의 용기와 해학과 기지, 그리고 서로 나누는 공동체적 의미를 보았다"며 "이것이 바로 촛불 공화국이고, 거대한 사회운동이자 생명 운동"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허영구씨는 "촛불집회는 민주주의 투쟁의 큰 봉우리를 만들었다"며 "군사독재보다 더 교활한 것이 국민 독재이며, 이보다 더 폭력적인 것이 자본 독재"라고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개막식 연설에 참여한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는 "100만의 촛불 앞에서 어찌 한국 사회가 보수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촛불을 든 우리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말했다.

 

또 "이대로라면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내 촛불에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하다가 학교에서 2년간 출교를 당했다. 올해 학교에 복학하고 나서 배운 것은 끈질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이다"라며 촛불을 놓지 않고 계속 싸워야 함을 강조했다.

 

시민, 관계자들 "2008 맑시즘 개막식 만족스럽다"

 

2008 맑시즘 개막식에 참여한 한 시민은 "한 마디로 멋있었다. 촛불을 들고 다시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불허 통보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행사를 해내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4일간의 일정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 행사를 주최한 다함께 측의 기술팀 관계자는 "행사 내내 조마조마 했는데 행사가 잘 진행된 것 같고, 참가자들도 만족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008년 촛불 운동과 새로운 저항 시대의 개막'이라는 2008 맑시즘 개막식이 끝난 뒤에는 영국의 맑스주의 역사가이자 런던 사회주의 역사가 그룹 회원인 이언 버철의 "1968년 반란 참가자가 말한다-세계를 뒤흔든 1968"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계속 되었다. 이 후에도 "DJ soulscape와 함께 하는 'Right on!'이라는 문화행사와 더불어 '미국, 민주주의를 침략하다'라는 ‘작은 영화제’도 이어질 예정이다.

 

다함께가 주최하는 촛불들의 축제 '2008 맑시즘'은 고려대학교에서 오는 17일까지 여러 연사들의 연설과 기획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행사로 진행된다.

 

덧붙이는 글 | 편은지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맑시즘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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