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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놈놈놈> 말고 다른 '놈'들이?

 

서울역 앞에 '놈놈놈'이 떴다. 어디서 무엇을 먹든 쇠고기 원산지를 물어보는 '현명한 놈', 주변에서 눈치를 줘도 원산지를 확인하는 '독한 놈',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까지 버티는 '질긴 놈'이 바로 그들이다.

 

3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역 CONCOS 매장 맞은편에서 '광우병 안전지대를 위한 소비자 행동 네트워크' 회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시민생활백서 여름휴가편-(현명한)놈!, (독한)놈!, (질긴)놈!' 캠페인이 열렸다.

 

이들은 여름을 맞아 휴가를 떠나는 시민들에게 휴가지 식당, 마트 등에서 미 쇠고기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촉구했다. 이 캠페인은 빗속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캠페인을 주최한 '광우병 안전지대를 위한 소비자 행동 네트워크'는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등 40여 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연합회다.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시민 개개인이 휴가철, 자연스럽게 미 쇠고기의 위험을 인지하고 원산지 확인을 통해 건강권을 지킬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일상에서 유쾌하고 재밌게 미 쇠고기 불매 운동을 펼칠 수 있는 게 목적"이라고 캠페인의 취지를 소개했다.

 

캠페인도 하고 휴가도 가고, 일석이조!

 

캠페인은 연합 소속 각 단체들이 역할을 분담해 팸플릿 게시, 전단지 배포, 퍼포먼스, 서명운동 순으로 진행됐다.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튜브나 비치볼에 붙일 수 있는 '쇠고기 원산지를 물어보아요' 가 적힌 방수스티커를 배포했으며 이동 중에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십자말 풀이', '틀린 그림찾기'가 수록된 캠페인 홍보전단지도 나눠줬다.

 

이어 환경운동연합의 미 쇠고기 광우병 위험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시민들이 휴가 중에 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티커나 홍보팜플렛을 통해 자연스럽게 미 쇠고기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캠페인에 참가한 서울시 가양구 유일영(32·여)씨는 "휴가지에서 원산지를 확인해야겠다는 의식은 있었지만 실천은 힘들었다"며 "아이디어가 좋다.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행 기차를 타러가던 중 팸플릿을 읽고 있던 박영선 (49·남)씨는 "8월 중순 미 쇠고기가 수입되는 상황에서 원산지 확인을 통한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이 (건강권 수호의)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식탁, 우리 힘으로 지켜요

 

'광우병 안전지대를 위한 소비자 행동 네트워크'는 각 단체 별로 다양한 소비자 운동을 통해 다각적인 미 쇠고기 불매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학교 급식 조례개정 운동과 더불어 주부들을 대상으로 '장바구니 실천단'을 모집해 '쇠고기 원산지가 표기되지 않은 정육점 사진 업로드' 등 일상 속에서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굳이 촛불집회나 단체행동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충분히 지속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임지애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국장은 "8월 중에 학교 급식, 지자체, 기업, 유통업체 등에게 자발적 미 쇠고기 불매협약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일정을 소개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민우회 팀장은 "정부는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했다"며 "시민들 스스로 건강한 식탁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정욱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김정욱, #원산지확인, #불매운동,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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