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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취재 : 조은미 송주민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동영상 : 김윤상 김호중 기자
편집 : 이승훈 기자
 
 

 

[5신 최종 : 23일 저녁 8시 25분]
 
"이사회 무산은 다행... 그러나 안심할 때 아니다"
 
KBS 정기 이사회가 결국 아무런 안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무산되자, KBS 본관 앞에 모여든 200여 명의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KBS 앞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도 퇴근하자마자 KBS 앞으로 하나 둘 몰려들었다. 저녁 8시 현재 KBS 본관 앞에는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200여 명의 시민들이 우비를 입은 채로 길바닥에 앉아 촛불을 들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YTN 날치기 사례'를 떠올리며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며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임홍근(48)씨는 "상식 밖의 이사회였기 때문에 무산된 것은 당연하다"며 "신태섭 이사를 부당해임하고 자격 없는 이사를 데려다가 이사회를 한 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임씨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사실 YTN 임시주총을 막는 것보다 KBS 이사회를 막는 게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는 장소와 시간이 미리 공지가 되는 반면에 이사회는 공지가 되지 않고 어디서든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아고라를 통해 소식을 듣고 회사를 마치고 현장으로 왔다는 이운영(42)씨는 "다행스럽다"며 "하지만 차후에 YTN 비슷하게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최대한 주위사람들에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저항해 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전 의원도 KBS 본관 앞 현장에서 이날 오후 내내 시민들과 함께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정 전 의원은 이사회 무산 소식을 듣자 "많은 시민들이 빗속에 KBS 이사회가 기습 처리되지 않도록 막은 결과 결국 정 사장 해임 권고안 등은 상정되지 못했다"며 "이사회가 안한 게 아니라 KBS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끓어 오늘은 감히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전 의원은 KBS 노조에 대해서도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KBS노조가 잘해주면 밖에 있는 시민들도 수월하게 운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인데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러니 어용노조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4신 대체 : 저녁 7시 30분]
 
"촛불의 힘으로 이사회 무산" 양승동 PD연합회장 말에 시민들 박수
 
"여기모인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이사회가 무산됐습니다."
 
양승동 PD연합회장은 KBS 본관 앞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오후 6시 40분께 시민들 앞에 섰다. 양 회장을 포함해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 최용수 PD 등 KBS 내부인사 4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피켓을 들고 이사회를 막기 위해 사내에서 농성을 벌였다. 농성을 마친 이들이 들고 나온 20여개의 피켓에는 이런 글귀들이 적혀 있었다.
 
"KBS 장악시도 국민들이 안 무섭냐", "막가파식 이사 임명 강성철은 물러나라", "방송장악 배후조종 최시중은 물러나라".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KBS의 한 관계자가 이사회 무산 소식을 시민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 상정될 안건은 지상파 방송 주파수 회수 문제와 본관 앞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전원사용 문제. 그는 이사회 상황을 다음과 같이 알렸다. 
 
"이사회의 대변인이기도한 이기욱 이사는 회의가 열리자 문제제기를 했다고 한다. '신태섭 교수가 부당하게 입장을 못하고 있다. 신태섭 교수의 입장을 듣지도 못한 채 이렇게 진행되는 것은 맞지 않다. 신 교수 해임에 대한 이사회의 공식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다. 회의는 오후 5시30분께 끝났고, 6시30분까지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힘내라" "진정한 언론인이다" "멋있다".
 
곧바로 양승동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양 회장은 "결론적으로 이사회는 무산이 됐다"면서 "오늘 여기 모인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무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기 이사회는 합법적인 것이었으나, 11명의 이사중 강성철 씨는 자격이 없는데도 참석했다"면서 "그는 날치기로 임명된 사람 아닌가, 또한 전임 신태섭 이사 해임도 정당하지 않았다. 그래서 강 이사가 참석하는 이사회는 안된다고 생각해 오후 3시 30분부터 농성을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 교수가 입장한 이사회를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오늘 이렇게 무산된 것은 여기모인 시민들이 공영방송 앞을 찾아오셨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내부 구성원들의 분노도 모아졌다. 촛불이 꺼지지 않는 한 이명박 정권은 결코 공영방송을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도 좋은 뉴스와 프로그램 등으로 시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
 
하지만 그는 "오늘은 비록 무산됐지만 이명박 정부는 다음주까지 이 사안을 결판내려야 할 것"이라면서 "어디로 이사회를 옮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끝까지 예의주시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시도에 맞서 끝까지 의연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비가 오고 있다. 저녁 7시 현재까지도 시민 200여명은 우비를 입고 KBS 본관 앞에 앉아서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시민들의 표정이 밝다.
 
 

[3신 : 23일 오후 6시]
 
경찰, 시민 1명 연행...200명의 시민들 후문쪽으로 밀려나
 
박만 이사가 탄 검은색 차량 앞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이아무개(20)씨가 연행됐다.
 
오후 5시경 전경 6명은 박만 이사가 탄 검은색 차량 앞쪽으로 밀고 들어와 이씨의 양팔과 양다리를 들고 KBS 안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경찰은 짧은 머리에 검은색 티셔츠 차림의 이씨를 바닥에 내팽겨쳤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이 새끼 악질이야!"
 
이 소리를 듣고 다른 전경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씨는 바닥에 몸을 동그랗게 오무린 채 누웠고, 전경은 그를 마구 잡아당기며 "뒤집어!"를 외쳤다.
 
경찰은 이씨에게서 무전기를 빼앗았다. 경찰이 이씨에게 "이게 무슨 무전기냐"고 윽박지르자 "생활무전기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경찰은 이씨의 주머니를 뒤져 "커터 칼이 있다"고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는 "나도 커터칼을 가지고 다니는 데 그것을 가지고 있으면 구속이냐"고 항의했다.
 
곧이어 경찰들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이씨를 곧바로 연행했다. 이씨는 "경찰이 차를 막아선 시민들을 방패로 마구 미는 바람에 차 앞에 있던 할머니들이 다칠 것 같았다"면서 "경찰 방패를 밀었더니 갑자기 경찰이 내 다리를 붙잡고 질질끌고 KBS 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경찰에게 그의 연행사유를 묻자 "집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후문쪽으로 밀려난 상태다. 200여명의 시민들이 그쪽에서 전경과 대치하고 있다. 차 안에 갇혀 있던 박만 이사는 집으로 돌아간 상태다.  
 
 

 

정연주 사장 배석... 강성철 보궐이사, 저지 피해 회의장 입실 

 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23일 오후 4시에 열기로 한 정기 이사회가 현재 정연주 사장이 배석한 채 개최되고 있다.  KBS 보궐이사로 추천된 강성철 부산대 교수는 이사회가 열리기 1시간 40분 전인 오후 2시 20분에 KBS 본관 이사회장에 도착해 회의가 개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S PD협회, 기자협회, 경영협회원 30여명은 KBS 본관 이사회장 앞에 모여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공영방송 개념부족 이사회는 해체하라", "한나라당 낙선인사 강성철은 물러가라", "막가파식 이사임명 강성철은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강성철 이사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양승동 KBS PD협회장은 오후 3시 50분경 유재천 KBS 이사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성오 KBS 이사회 사무국장이 나와 "이사회가 개최되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말해 면담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이에 KBS 직원들이 면담을 요청하며 계속해서 이사회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청원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PD저널> 원성윤 기자)

 

[2신 : 23일 오후 5시]

 
50분째 차량 안에 갇힌 KBS 박만 이사 
 

KBS이사회에 참석하려던 박만 이사(검사 출신)가 50여분째 차 안에 갇혀 있다. KBS 본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던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KBS사장 해임 권고안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진 KBS 이사회는 23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오후 2시부터 KBS 앞에서 200여명의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오후 4시께 검은색 차량으로 시민들이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차를 에워싼 뒤 진입을 온몸으로 막았다. 10여명의 경찰이 시민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어 경찰 기동대는 "앞으로"를 외치며 차를 둘러싼 시민들 사이로 뚫고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공영방송 사수하자"고 외치며 온몸으로 출입구를 붙잡고 물러나지 않았다. "어디다 반말이냐"며 경찰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KBS 입구쪽의 기둥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조선일보> 기자를 발견한 시민들은 "찌라시 내려와"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11명중 6명이 참석해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신 : 오후 4시] 
 
"정부의 언론장악, 초법적이고 몰상식하다" 
 
'방송장악과 네티즌 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준)'(아래 '범국민행동')은 23일 오후 2시 KBS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 수순, 이사회 개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행동대'로 나선 KBS 이사들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KBS 이사회의 '초법적 탈선'을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범국민행동'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인총연합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언론 시민단체들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이 참여해 24일 정식 출범하는 단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권은 비판 언론을 길들이고 언론을 장악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KBS 감사, 검찰의 수사, 신태섭 이사 해임까지 모든 초법적이고 몰상식한 수단을 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천 의원은 "KBS 문제는 KBS만의 문제나 언론만의 문제도 아니"라며 "이제 우리가 KBS 지켜내고 이 나라 언론을 지켜내야 한다, 반드시 KBS 사수하고 정연주 사장을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천 의원은 "정상적인 국회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어려워 민주당도 나섰다"며 "KBS와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고 분명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도 "방송은 국민의 재산인데 불과 5년짜리 정권이 마음대로 방송 찢어발겨 조중동에게 팔아넘기려 한다"며 "서서 죽고 말지 이명박 정권에 무릎 꿇고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최상재 위원장은 "오후 4시에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언론노조가 경고 파업한다"고 덧붙였다.

 

"정연주 해임권고는 KBS 독립성 무너뜨리는 폭거"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범국민행동'은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KBS 이사회가 독립성을 보장하기는커녕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행동대'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작전 1단계인 'KBS 장악'에 KBS 이사회가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우리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범국민행동은 "오늘 열리는 KBS 정기 이사회에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행동대원'임을 자처하는 친 한나라당 이사들이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 권고' 또는 '추천 철회'를 통과시킬 것이라 한다"며 "인위적으로 조작된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방송 민주화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KBS의 독립성을 산산조각 내려는 폭거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범국민행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 100여 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현 정부의 방송 장악 음모 규탄 집회를 열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불법 집회"라며 경고 방송을 하자 해산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렇다면 KBS를 한 줄로 둘러싸자"며 KBS 담장을 한 줄로 빙 둘러싸며 인간 띠잇기를 했다.


태그:#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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