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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여의도 KBS로 이동 , 공영방송 사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여의도 KBS로 이동 , 공영방송 사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안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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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KBS 본관 앞에 남겨진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차량 안에서 각목과 만들다 만 팻말 수십개가 발견됐다. 지난 삼성특검 당시 특검반대시위에 사용됐던 팻말도 눈에 띄인다.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남겨진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차량 안에서 각목과 만들다 만 팻말 수십개가 발견됐다. 지난 삼성특검 당시 특검반대시위에 사용됐던 팻말도 눈에 띄인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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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4일 새벽 2시 30분]

"나를 폭행한 선글라스 낀 사람, 경찰에 인계했지만..."
'각목폭행' 피해자들, 경찰에 분통..."왜 현행범인데 그냥 놔주냐" 항의

경찰 "가해자 넘겨받은 적 없다
... 시민들이 놓아줬다"

영등포 경찰서는 "애초부터 시민들로부터 가해자를 넘겨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영등포서 한 관계자는 "현장의 정보계장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시민들이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붙잡아 끌고 가는 과정에서 강한 항의를 받자 놓아줬다고 한다"며 "검거되지도 않은 사람을 훈방 조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직무유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등포서로 피신한 박 대표는 "얼마 전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 사람들로부터 눈을 얻어맞아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병원에 보내줄 것을 요구해 경찰서에서 나와 병원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새벽 1시 30분, 서울 대방동 한독병원 응급실에는 한강성심병원에서 이송된 '각목 폭행'의 피해자 박씨와 강씨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박씨는 외국에 유학중인 아들과 통화중이었다. 박씨는 "지금 내가 폭행당한 사진이 포털 야후의 메인뉴스에 올라가 있는데 아들이 그걸 보고 너무 놀라서 나에게 전화한 것"이라며 "아들을 안심시키고 인터넷으로 자신의 일을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또 "처음 각목으로 머리를 가격당한 후 그 다음 상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노인분들이 나에게 와서 욕설을 할 때도 '지금 침묵시위 중이니 말 시키지 마시라'며 공대했지만 그분들은 계속 시비를 걸었다"고 증언했다.

박씨의 옆에 누워있던 강씨는 "내가 기억하는 것은 머리를 맞고 누군가의 주먹이 내 턱을 갈긴 것"이라며 "지금 왼쪽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강씨는 "나를 폭행한 이들 중 선글라스를 쓴 사람을 붙잡아서 무전기를 두 대 들고 있던 사복경찰에게 인계했지만 경찰이 그를 '차벽' 뒤쪽에 그냥 놔뒀다"면서 "내가 '왜 현행범인데 그냥 놔주냐'고 항의하자 그 경찰은 '언제 당신이 잡아줬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도 분통을 터트렸다"면서 "실제로 우리를 보호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사람들이 맞을 때에는 경찰이 없었다. 다 맞고 난 뒤, 시민들이 폭행한 사람들을 잡으려고 할 때야 경찰이 등장해 시민들을 막아섰다"고 밝혔다.

폭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주장범(20)씨도 "당시 경찰에게 '왜 현행범으로 검거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경찰은 '시위대나 뉴라이트, 고엽제 단체나 다 똑같은 놈'이라고 말했다"면서 "기자들이 몰려오고 내가 '핸드폰으로 녹취할테니 다시한번 말해보라'라고 항의하자 그 전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면서 자리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두 명의 피해자는 새벽 1시 45분경 엠뷸런스를 타고 KBS로 다시 향하고 있다. 이들은 당시 112에 신고해서 여의도 지구대에서 피해자 진술조사를 받았지만 영등포경찰서에서 "지구대에서 보고가 올라오지 않아 이들의 피해자 진술이 필요하다"며 만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KBS 본관 앞에서 영등포 경찰서관계자에게 당시 상황을 진술한 뒤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6신 : 24일 새벽 1시 25분]

KBS 담장따라 '촛불 탑돌이'... '각목폭행' 증거물 신고

24일 자정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남은 시민 200여명은 둘로 나뉘어 촛불문화제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100여명의 시민들은 KBS 본관 담장을 따라 촛불을 들고 '탑돌이'를 시작했고, 본관 앞 계단에 그대로 남은 시민들은 "공영방송 사수, 이명박은 물러가라", "뉴라이트 어림없다, 우리들이 이길거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채증과 상황파악을 위해 남아있던 사복 경찰들은 시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모두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경찰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경찰을 둘러싼 채 보내지 않아 국민대책회의 관계자가 신원을 확인한 후 돌려보내기도 했다.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 관련 게시물 삭제요청을 했던 <동아일보>도 경찰과 마찬가지로 수모를 겪었다. KBS 본관 앞에 모인 시민들을 촬영하려다가 <동아일보>임이 드러난 한 사진기자는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 현장에서 겨우 빠져나갔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23일 오후 발생했던 폭행 사건의 목격자들을 모아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차량 안에서 발견한 팻말과 각목을 '폭력증거물'로 경찰에 신고했다.

[5신 보강 : 24일 새벽 1시 05분]

"고엽제 전우회 회원이 피켓으로 머리 내리쳤다"
아고라 필명 '페르마타' 이메일 인터뷰 "현행범으로 경찰에 넘겼는데..."

23일 오후 KBS 앞에서 폭행 당해 병원으로 후송 중인 박아무개씨.
 23일 오후 KBS 앞에서 폭행 당해 병원으로 후송 중인 박아무개씨.
ⓒ 다음아고라 '페르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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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극우단체들의 '각목폭행' 피해자들과 함께 있는 <다음 아고라> 필명 '페르마타'와 긴급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피해자 박아무개(50·천안)씨와 강아무개(43·논산) 씨로부터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고엽제 전우회라는 피켓을 든 보수단체 무리들(10여 명 이상)이 갑자기 들이닥쳐 피켓으로 박씨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한다.

그는 또 "강씨 역시 집단으로 린치를 당했고 정신을 차린 순간 자신을 가격한 가해자를 잡아 주변에 있던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신병을 넘겨줬는데 그 경찰 간부가 가해자를 슬쩍 뒷쪽으로 보내버렸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한다.

다음은 이메일 인터뷰 요약이다.

- 피해자의 신분, 나이와 성함.
"박아무개(50. 여성. 천안)씨 , 강아무개(43. 남성. 논산)씨다"

- 피해자의 상해 정도.
"박모씨 : 목, 허리 염좌, 전신타박
강모씨 : 검진 결과 특이한 사항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신타박과 왼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 피해자가 전하는 당시 상황. 몇 시경,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인사들이 몇 명이나 와서, 어떤 식으로 폭행을 가했다고 하는지.
"박씨는 KBS 본관 맞은편 노상주차장 인도에서 오후 3시 30분 경부터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켓 내용은 "공영방송 지켜내자', '촛불이 승리한다'라는 두 개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하고요.

오후 5시 50분 경에 '고엽제 전우회'라는 피켓을 든 보수단체 무리들(10여 명 이상)이 갑자기 들이닥쳐 피켓으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합니다. 그 순간 박씨는 잠시 정신을 잃었고 정신이 들었을 무렵에는 이미 넘어져 발로 밟히는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목격자들 말로는 폭행에는 피켓과 강목, 주먹, 발길질이 동원되었고요. 박씨가 폭행을 당하는 것을 본 강씨가 폭행하는 사람들을 말리기 위해 박씨 곁으로 가면서 보수단체 사람들이 강씨를 역시 피켓으로 내리쳤고 강씨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고 합니다.

강씨가 말하기로는 집단으로 린치를 당했고 정신을 차린 순간 자신을 가격한 가해자를 잡아 주변에 있던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신병을 넘겨줬는데 그 경찰 간부가 가해자를 슬쩍 뒷쪽으로 보내버렸다고 합니다.

박씨는 오후 6시 6분에 112로 직접 신고를 했고 주변 분들도 119 신고를 해서 오후 6시 20~30분 경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이 되었고 그 이후 7시경(정확하지 않습니다) 강씨도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역시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이 되었습니다."

- 가해자의 인상착의에 대해서 피해자들은 어떻게 진술하던가요?
"선글라스 낀 젊은 남자분이 어르신들을 이끌고 왔다고 합니다. 당시 가해자들은 '빨갱이년은 다 죽여야 돼!' 이런 폭언을 했다고 합니다."

<참고사항>

<프레시안>, <한겨레>에서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기자를 보내 취재를 했고요. 뒤늦게 <중앙일보>에서도 기자가 와서 사실 관계 등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영등포 경찰서 형사과에서 경찰들이 나와서 초기 지구대 경찰이 피해자들에게 받아간 진술서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찰들이 제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제 안내를 받아 아고라에 올라온 당시 사진을 확인했고요. 경찰들은 역시 아고라가 뭔지도 모르더군요. 피해자 두 분은 밤 11시 10분 경 엠브란스를 타고 동작구 신대방동 한독병원으로 후송이 되었고요. 후송 이유는 한강성심병원이 대학병원이다보니 상해 사고를 치료를 받으려면 25%, 50%의 비용이 더 드는 특진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입니다.

피해자 두 분의 소식을 아고라에 계속 올렸는데요. 도움을 요청하니 많은 분들이 모금에 동참하시겠다고 하셔서 아고라를 통해 라면봉사 활동을 하고 계신 '다인아빠'님의 계좌를 통해 모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인아빠'님이 직접 병원으로 오셔서 병원비를 계산해 주셨고요.

저는 한강성심병원으로 또 다른 골절환자가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병원에 남아 있습니다만 골절환자는 병원으로 오지 않았네요. 아직 어떤 사정인지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가 다 돼서 편의점에서 충전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잠시 후 한독병원으로 가 볼 예정입니다."

한편 당시 현장을 목격한 또 다른 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자를 구하려던 남자가 각목으로 맞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가 가해자를 붙잡아서 경찰에 인계하려 했지만 사람들이 정신없이 몰려드는 상황이었다, 최종적으로 경찰 손에 가해자를 인도하지는 못한 것같다"고 전했다.

23일 오후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가 KBS 앞에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를 폭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자 "준법 준수, 비폭력"을 외치며 저항했다.
▲ 준법 준수, 비폭력? 23일 오후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가 KBS 앞에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를 폭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자 "준법 준수, 비폭력"을 외치며 저항했다.
ⓒ 권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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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가 23일 밤 10시 KBS 본관 앞을 떠나려고 하자, 시민들은 각목 폭행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가 23일 밤 10시 KBS 본관 앞을 떠나려고 하자, 시민들은 각목 폭행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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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대체 : 23일 밤 11시 20분]

"폭행 말리려다가 나도 사정없이 맞았다"
극우단체 회원 '각목 폭행' 피해자 2명, 한독병원으로 이송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인 박찬성 대표는 밤 10시 20분께 영등포경찰서로 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경찰차를 가로막고 있었다. '각목 폭행'의 목격자를 찾기 전에는 박 대표를 보낼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결국 폭행 현장의 목격자 주장범씨가 나타난 뒤 시민들은 박 대표와 목격자를 함께 경찰차에 태워 영등포경찰서로 향하게 했다.

주장범씨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KBS 앞에서 폭행당한 이는 두명이다. 선글라스를 낀 노인에게 맞은 남성은 고막이 터졌고, 중절모를 쓴 노인에게 피켓으로 사정없이 얻어맞은 여성은 허리가 다쳤는지 일어나지 못했다. 폭행하는 사람들을 말리려고 했지만 나도 사정없이 맞았다."

민변 소속 이광철 변호사가 피해 여성과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로부터 들은 당시 정황은 다음과 같다.

"2명이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에게 각목으로 맞아서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했다. 피해 여성은 각목으로 맞았고 다른 남성 한분은 그 여성을 구출하려고 상황에 개입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현재 한강성심병원에 후송돼 있다. 시민들이 가해자를 현장에서 붙잡아서 경찰에게 넘겼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그 사람을 풀어줬다고 한다. 시민들은 가해자가 사용한 각목을 영픙포경찰서의 한 지구대에 증거물로 넘겼다. 피해자는 고소인 진술까지 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무리를 지어서 흉기로 폭행한 것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중대한 범법행위이고 민사상으로 손해배상해야 한다"면서 "현행범을 체포해서 경찰에 넘겨줬는데 그를 현장에서 풀어줬다면 명백한 경찰의 직무유기이자 범인 도피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만약 현장에서 전경과 의경이 가해자를 풀어줬다면 당연히 현장 지휘관의 묵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면 경찰 전체적인 지휘책임라인을 상대로 직무유기와 범인도피 혐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가해자를 시민들로부터 인도 받았고, 이를 풀어줬다는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마이뉴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지금까지 폭행 사건으로 영등포서로 연행된 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던 피해자 2명은 현재 대림동의 한독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밤 9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각목 폭행에 거세게 항의하며 우익단체 회원들의 천막을 부수자 남아있던 우익단체 회원 10여명이 자리를 황급히 뜨고 있다.
 23일 밤 9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각목 폭행에 거세게 항의하며 우익단체 회원들의 천막을 부수자 남아있던 우익단체 회원 10여명이 자리를 황급히 뜨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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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3일 밤 10시 10분]

극우단체 폭력에 '뿔난' 시민들, 1000여명 KBS 본관 앞에 집결

밤 9시30분 KBS 본관 앞에 도착한 '촛불 시민'들의 분노가 터졌다.

서울광장에서 KBS 본관 앞으로 출발한 시민은 500여명. 하지만 KBS 본관 앞에는 1000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곧바로 극우단체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회원 30여명과 만났다.

경찰은 시민들과 극우단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차벽과 병력을 이용해 방어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차벽의 빈틈을 뚫고 들어가 반핵반김국민협의회측에서 설치한 천막 5동을 부쉈다. 천막 안에는 농성을 위한 필요 장비와 도시락, 종이컵, '정연주 아웃', '촛불 아웃'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이 놓여 있었다. 천막 안에 남아있던 회원들도 바깥으로 내쫓겼다.

특히 박찬성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표는 KBS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수십여명의 시민들에 둘러싸여 곤욕을 치렀다.

쫓겨나는 박찬성 대표가 "준법준수", "비폭력"을 외치자 시민들은 더욱 화를 내며 "그러면 여자를 왜 때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은종 '안티MB' 카페 부대표 등이 박 대표를 끌어안고 시민들로부터 분리시키려고 애를 썼지만 20여분 이상의 실랑이 끝에야 박 대표는 경찰 차량에 답승할 수 있었다.

시민들이 이같이 분노한 것은 극우단체가 다음아고라 회원들에게 가한 횡포 때문이다.

23일 KBS 본관 앞 천막에서 촛불을 나눠주고 있던 다음아고라 회원 '하늘'(인터넷 필명) 씨는 "박찬성 목사를 비롯해서 100여명의 노인들이 오더니 'KBS 사수, 정연주 사수' 등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찢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시민을 폭행하는 등 횡포가 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 과정에서 회원들과 몸싸움이 일어나 여러 명이 작은 상처를 입었고 오후 3시쯤에 여성 한명이 각목을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신 : 23일 저녁 8시 35분]

저녁 8시 10분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에서 긴급제안을 했다. 국민대책회의는 방송을 통해 "지금 KBS 본관 앞에서 극우 보수단체 회원들이 정연주 사장 사퇴를 주장하며 천막을 치고 있다"며 "그런데 이들이 공영방송 사수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20대 여성을 각목으로 폭행했고, 그 회원이 경찰에 연행된 상황이라고 한다"고 알렸다.

이어 대책회의는 "폭행한 보수단체 회원을 경찰이 풀어줬다는 소문도 들리고, 극우 보수단체 회원들이 계속해서 KBS 앞에 모이고 있어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KBS 앞으로 집결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시청 앞 광장 시민들도 지금 KBS 본관 앞으로 합류하는게 어떻겠느냐"고 호소했다.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 500여명은 일제히 "KBS로!"라고 화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 8시 30분 현재 촛불 시민들은 KBS 본관 앞에 합류하기 위해 광화문 지하철역까지  이동하고 있다.

앞서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은 왜 촛불집회가 계속돼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전승원(성북구 거주)씨는 "정부가 추가 협상 내용을 90점짜리라고 큰소리 쳤지만 QSA와 같은 어려운 말만 늘어놨을 뿐 국민들이 주장한 검역주권, SRM, 30개월 이상 살코기 등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반대가 있다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처럼 (일부) 찬성하는 국민들이 있어 대운하는 추진할 것이고, 민영화가 아닌 선진화라며 공기업 민영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씨는 "이렇게 이명박 정부가 말바꾸기를 계속 할 것 같은데 촛불을 내리라는 소모적인 논쟁은 필요하지 않다"며 "더 많은 촛불이 이명박 정부가 무릎 꿇고 국민 앞에 눈물 흘리며 사죄할 때까지 모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밤 8시 30분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여의도 KBS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고 있는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 듣고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 500여명이 KBS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23일 밤 8시 30분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여의도 KBS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고 있는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 듣고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시민 500여명이 KBS 본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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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7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47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23일 저녁 7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47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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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3일 저녁 7시 45분]

23일 오후 6시 50분 47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이미 100여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주제는 '촛불이 승리한다, 고시강행 어림없다'다.

애초 빠르면 24일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가 개재될 예정이었으나, 이날 정부와 한나라당의 협의에 의해 다시 한 번 연기됐다. 그러나 광장 앞에 모인 사람들은 추가협상 결과에 이어 벌어진 고시연기 역시 똑같은 재방송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다.

대학원생인 한아무개(29)씨는 "정말 답답하다, 만약 내가 돈이나 권력이 있었다면 다른 방법이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는 촛불문화제에 계속 나오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정부가 추가협상을 어떻게 했든, 고시를 연기하든 상관없이 나를 이 자리로 나오게 한 이유는 아직 단 한 번도 진심으로 국민이 정부 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괘씸죄가 제일 용서받기 힘들다, 정부는 애초에 자신들이 바보같이 협상에 임했다는 것을 인정했어야 됐다"고 말했다.

시민 신정우(30)씨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라고 본다"며 "이제 정부나 촛불문화제에 나온 시민이나 서로가 지쳐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지난 10일 이후 사람들 숫자도 준 것 같고, 언론도 거리정치가 아니라 제도정치로 수렴해 풀려는 것 같다"며 "추가협상 결과 등을 볼 때 실상은 변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신씨는 "한반도 대운하 유보 등 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에 있어 잠시 유보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근본적인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서도 강경론과 온건론을 두고 다투고 있고, 오는 24일 국민대토론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한편 30여 명의 시민들은 <라디오21TV>에서 시청광장에 설치해 놓은 대형스크린을 통해 KBS 본관 앞 상황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 같은 시각 KBS 앞에서도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다음 아고라> 회원 등의 시민·누리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3일 저녁 7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47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23일 저녁 7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47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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