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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민여론 무시한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과 물러날 것"을 주문했다.
▲ 친구 이지현 · 정승범씨 이들은 "국민여론 무시한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과 물러날 것"을 주문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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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진압이 촛불집회에 자주 나온 계기가 됐어요."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인 이지현(29·수원·회사원)씨가 화가 났다. 지난 5월 31일 광우병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경찰이 강경진압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 정책에 분노했다. 이씨는 지난 21일 저녁 광화문 4거리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친구 정승범(29·신림4동·회사원)씨와 함께 와 재협상을 촉구했다. 촛불집회에 나온 이유를 묻자, 먼저 이지현씨가 말문을 열었다.

"채식주의자이다. 고기를 먹지 않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광우병에 민감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소를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고기를 먹이는 소가 불쌍했다. 초식동물인 소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촛불집회에 나온다. 특히 지난 5월 31일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많은 사람이 다쳤다. 경찰이 동생뻘 되는 사람을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친구와 함께 자주(10회 정도) 참석하게 됐다. 지난 6월 6일과 7일, 이틀 동안도 나와 시위를 했다."

그는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시국 기자회견과 21일 4시 미국에서 추가협상을 하고 돌아온 김종훈 통상본부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실망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에 대해 강경하게 맞서고 싶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담화문과 김종훈 통상본부장의 추가협상 내용은 국민 속임수에 불과하다. 특히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을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이명박 정부는 구제불능이다. 며칠 전 정부의 언론장악에 항의하기 위해 KBS집회에 참석했다. 민주주의 핵심은 언론인데, 공영방송을 장악해 자기 입 만에 맞는 방송을 하라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

옆에 나란히 앉아있던 친구 정승범씨도 입을 열었다. "30개월 미만의 소만 들여오겠다고 호언장담한 정부가 제일 중요한 SRM제거도 못했고, 미국정부를 믿으라고 하니 한심하다. 한국정부도 못 믿겠는데 미국정부를 믿으라고 한 대통령에게 실망했다. 반드시 재협상을 해 국민건강권을 되찾아야 된다."

이들은 지금까지 인내를 갖고 평화시위 했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 항거하는 의미에서 폭력시위로 맞서야 되지 않겠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 단호히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 평회시위를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 같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을 하거나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전담반, 인터넷실명제 등의 정책에 대해도 한마디 건넸다. "욕설, 비방, 괴담 등의 이유로 실명제를 꺼내 들었지만, 바로 촛불확산을 저지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한다면 떳떳이 자기신상과 실명공개하고 싸워갈 필요가 있다. 촛불 여론이 진정한 여론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 씨는 "장마철이 시작돼 비가 오면 모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휴가라도 반납하고 나올 작정"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슴에 손을 대고 양심적인 행동인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이라든지, 공영방송 장악 행태라든지 등이 국민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소수 있는 사람과 자기 잇속을 챙기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자기 잇속 챙겨 임기 5년 마치고 어디론가 도피해 버리면 결국 희생은 국민 몫이 될 것이다."

이들은 "이날(6월 21일)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수원에서 승용차를 몰고 서울로 향했다"면서 "마포근처에서 교통사고가나 제 시간보다 늦게 참여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이씨의 손 피켓 적힌 문구 '명박이는 오사카로, 시중이는 술집으로, 유인촌은 양촌리로, 청수형제는 교도소로'가 눈길을 끌었다.


태그:#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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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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