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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현장취재
▲ 지난 13일 촛불문화제, 집회 참가자들이 청주시내 일원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 김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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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촛불이 꺼지면 개각을 하겠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6월의 촛불집회가 '하계휴가와 방학이 시작되는 7월에 들어서면 자연히 누그러들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과연 촛불은 정부의 바람대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누그러질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역대 정권 중 '고집이 가장 센, 고집불통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디지털세대가 주도하는 촛불을 끌 수 있을까?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전망은 그리 녹록치 않다. 촛불시위는 이미 자발성에 근거하여 국민 생활 속에 일상화된 생활운동으로 자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저녁 7시만 되면 촛불을 밝히고, 인터넷을 켜고, 집회 현장이든 아니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서로가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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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미선 효순 6주기 추모 촛불문화제 행사가 성안길입구에서 열리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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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국민MT 제안, 7~8월 여름휴가 산과 계곡, 해변에서 촛불을 밝히자

정부의 아날로그 사고와 방식으로는 결코 디지털세대가 쏘아 올린 촛불을 끌 수 없다. 오늘의 촛불은 또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태어나 내일의 촛불로 타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6월만 잘 넘기면 방학과 하계휴가 기간(7~8월)을 맞아 촛불은 자연스럽게 누그러질 수 있다’는 희망을 내심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디지털세대는 아날로그 정부의 이러한 희망사항을 비웃고 있다. 섯부른 판단인지는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촛불은 그리 쉽게 꺼지지 않을 듯하다. 지금 이 시각, 인터넷 공간에는 하계휴가와 방학이 실시되는 7~8월, 촛불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수많은 의견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자가 직접 만난 한 네티즌은 "뭐 크게 고민할 필요 없다. 여름휴가 기간에는 자연스럽게 저녁이면 시청 앞에 모이고, 휴지 가서는 전국의 산과 계곡, 해수욕장에서 촛불 또는 형광램프와 형광티를 입고 페트병과 나팔로 난장을 펼치면 된다. 이명박 정부 규탄 국민MT를 시청 앞과 휴가지에서 표출하면 된다. 국내가 됐든 해외가 됐든 이명박 정부 규탄 국민MT를 각자의 휴가지로 그대로 옮겨가기만 하면 된다. 광우병 국민대책위가 할일은 전국의 집중 휴가지역 몇 곳을 선정하고 저녁 7시에 집결할 장소 등을 사전에 검토해 둔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정부의 방해에 대비하여 휴가지역 마다 2~3개정도의 집결장소를 미리 선정해 둔다면 좋을 것이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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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청주 성안길 입구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로 촛불 문화제가 펼쳐졌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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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퇴진은 선언적 의미, 국민 불복종 운동으로 이명박 정권 무력화시킬 것

광우병 충북대책회의 송재봉 집행위원은 20일 국민대책위가 최후통첩 시한의 의미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을 ’우매한 회사직원‘으로 치부하며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든다. 그러나 국민들은 오히려 우매한 정부를 심판 하겠다"고 강하게 맞불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오만과 독선의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국민과의 소통은 불가능하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은 강부자 ․ 고소영 부패 내각, 미국산 쇠고기 협상, 대운하, 공교육 포기, 수도 가스 전기, 건강보험 민영화 등 반 민생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불과 취임 3개월 만에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2만불 국민소득은 1만7천불로 뒷걸음 치고 있다. 경제 원리의 기본을 망각한 고환율정책으로 인해 경제의 주름살을 만들더니 결국 대한민국의 경제지표는 10년 전 IMF 상황으로 되돌려 놓고 말았다. 설마 했던 국민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서민들에 삶의 질감은 거친 숨소리로 깊어만 가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부실 정책들을 전면으로 의제화 시켜 정책이 바뀌도록 압박해 나가야 한다. 모든 것은 국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정권퇴진이 선언적 의미를 넘어 실천적 투쟁으로의 실질적 전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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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대책회의 송재봉 집행위원이 정권퇴진은 선언적 의미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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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책회의 신동명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들은 이제 이명박 정부의 어떠한 말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불과 취임 100여일 만에 모든 정책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만 것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하나같이 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총체적 부실정책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불신은 분노로 변해있다. 앞으로 중소 규모의 촛불문화제를 동네 단위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촛불은 아마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집권기간 내내 촛불이 타오를 수도 있다. 20일까지 제시한 최후통첩의 의미는 쇠고기수입 전면 재협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강력히 촉구하는 경고의 의미이다.  선언적 의미의 ”정권퇴진“이며 20일까지 정부의 자세 전환이 없을 경우 국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여 정부는 무력화 될 수밖에 없어 사실상 퇴진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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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문화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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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오후7시 충북도청 앞에서 100만 촛불문화제 다시 열기로...

충북대책회의 이명주 상황실장은 향후 일정과 관련하여 "오는 21일 도청앞에서 집중집회를 갖고 촛불대행진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충북 청주의 중부, 충북 북부와 남부로 나눠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보다 자세한 일정과 계획은 내일(17일) 오후3시 충북대책위 확대 집행위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 입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500여명(경찰추산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선효순 6주기 추모행사로 이어졌다. 많은 네티즌들이 서울로 올라간 탓에 집회 참가인원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가족단위 참가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았다.

지난 14일 촛불집회는 휴일인 탓에 집회 주최측 관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4시간 촛불 릴레이 농성장 앞에서 실시되었다. 연일 계속된 촛불문화제 참가로 다소 피로를 느낀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서로 간에 소통하며 정부의 대책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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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중생이 다리에 기부스를 한 채 촛불집회에서 이명박out 피켓을 들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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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언론을 장악할 수 있어도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현재의 촛불정국은 이명박 정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정부는 과거의 낡고 진부한 역사적 인식론에 기반 한 아날로그방식으로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채 강제적 수단으로 촛불을 끄려했던 초기 대응방식부터 큰 오류를 범했다. 정부가 국민을 아니하게 생각하고 국민을 이기려고만 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촛불하나로 거리정치를 이끌어낸 디지털세대와 거친 삶의 질감을 피부로 느끼며 스스로 촛불을 선택한 국민들을 이길 수는 없다. 촛불은 서로가 소통하며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며 그것을 이겨내려는 자발적 의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국가 지도자는 국정운영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철학이 부재한 과거 낡은 기업경영 방식과 사고로는 국가를 운영하고 국민을 이끌어 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여 일방통행 방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을 자극한다면 이는 더 큰 국민저항에 부딪혀 정권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다. 국민과 소통없는 일방통행식 정부의 홍보에 귀 기울여줄 국민도, 속아줄 국민도 없다. 더더욱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소설가 조경란은 "촛불은 눈물 꽃이고 꽃말은 우리 삶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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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14일 청주 성안길 일원에서 아이들이 촛불에 희망을 담고 있다. 청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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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문화제, #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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