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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순수성을 넘어 완전히 난폭한 폭동 직전에 이르렀다. 변질된 집회의 배후세력은 맥아더 동상 철거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했던 세력이다. 미국은 공권력에 대응하면 경찰이 권총을 쏜다.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았다, 그런 곳에 왜 가나. 경찰과 몸싸움한 사람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몹시 격앙돼 있었다. '변장'을 하고 세 번 나가본 집회는 "이명박은 물러나라" "정권 퇴진" 등 구호가 난무하는 난장판이었다고 비판했다.

 

서 본부장은 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법질서를 엄격히 적용해 달라는 취지로 내일 법질서 수호와 FTA 비준촉구를 위한 국민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를 한두 번 하면 됐지 청와대 진출은 왜 하는 것이냐"며 "순수한 백성들이 불순세력에 부화뇌동하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서 본부장은 "전경들이 불쌍하지 않느냐"며 "법질서 수호를 위해 수고하는 경찰에게 힘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경찰이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데 '경찰청장 해임하라' 이러는 건 곤란하다"며 "경찰이 시위대를 피해 도망다니는 것 또한 직무유기이자 사보타지(태업)"라고 비판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는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에서 "촛불난동의 장기화로 국민안전과 생업이 위태롭다"며 "애국세력 총궐기로 '깽판' 세력을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왜 촛불문화제 행사에 앞서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나선 것일까? 이들은 광화문과 서울광장을 연일 밝히고 있는 '촛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고,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했다. 다음은 서정갑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촛불집회 '난장판'... '직무유기' 경찰, 공권력 엄격하게

 

- 6월 민주항쟁 21주년인 내일 시청앞에서 집회를 연다고 들었다. 어떤 취지로 하는 건가.

"지금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많이 변질되고 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정권퇴진' 등의 구호가 난무하고, 경찰차를 불 지르고, 경찰을 패고, 경찰차를 부수고, 심지어 술판까지 벌어지는 이른바 난장판이다. 나는 이 변질된 촛불집회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확신한다. 바로 맥아더 동상 철거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했던 세력이 그 배후 세력이다. 확신할 수 있다.

 

아무리 생각이 달라도,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한 일이 있다 해도 시정하도록 촉구하고, 또 노력하면 되는 것이지 이걸 그냥 폭력으로, 정권 퇴진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법질서를 지켜야 한다. 미국은 공권력에 대응하면 경찰이 권총을 쏜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법을 엄격히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이 취지로 우리는 내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법질서 수호, FTA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 지난 1개월간 열린 촛불집회가 평화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나도 촛불집회에 3번 참여했다.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고, 또 과거에 테러를 당한 바 있기 때문에 변장을 하고 나갔다. 내가 가본 촛불집회에는 순수한 분도 있었지만, 불순세력이 개입하고 있었다. 순수한 백성들이 불순세력에 부화뇌동 하는 꼴이 돼 버리고 말았다. 그러면 안 된다.

 

촛불집회도 한두 번 하면 됐지, 청와대 진출은 왜 하는 것이냐, 정권타도는 왜 외치는 것이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이 잘못됐으면 정치권에서 반영하도록 하면 됐지, 왜 청와대로 가자, 정권타도를 외치냐. 그리고 감히 어디, 전경들이 불쌍하지 않냐. 법질서 수호를 위해 수고하는 경찰에게 힘을 줘야지 경찰을 패고, 경찰차를 불 지르고…. 이건 촛불집회의 근본취지가 아니다. 완전히 무법천지를 만들고 있다."

 

- 미국은 공권력에 저항하면 총기 사용한다고 했는데, 우리도 해야 한다는 건가.

"그런 뜻은 아니다. 정권이 법집행을 엄격히 하라는 취지다. 법집행을 엄격히 하고 사회질서를 회복하자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공권력이 엄격히 적용된다. 그런데 우리는 덕수궁 담벼락을 허물고, 집회장에서 술을 마시고 이게 무슨 순수한 집회냐?"

 

- 위수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오늘 우리가 조중동에 일제히 광고를 냈다. '6·25 이후 첫 난동의 해방구, 내일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으로 총집결해 행동하는 다수의 힘을 보여주자! 물대포도 쏘지 못하는 경찰 대신에 국군이 나와야 한다는 말이냐'는 제목으로 광고가 나갔다. 4·19 때 나도 데모를 많이 했다. 촛불집회는 순수성을 넘어 완전히 난폭한 폭동 직전에 이르렀다.

 

이를 방치하면 안 된다. 경찰이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데 경찰청장 해임하라 이러는 건 곤란하다. 정당한 공권력을 지휘한 사람을 해임하라고 하면 공권력이 일을 해먹을 수 있겠냐.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에서 사회질서가 확립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경찰을 응원해 줘야 한다. 경찰이 도망다니고 있는데, 이것 또한 경찰의 직무유기이자 사보타지다.

 

경찰이 엄격하게 법집행을 하도록 정치권이 명령해야 한다. 경찰이 무슨 동네북이냐.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법 테두리 안에서 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무법천지라면 대한민국이 존립할 가치도 없다."

 

"위험한 현장에 왜 갔나... 내가 경찰청장이면 가만 안둬"

 

- 맥아더 동상 철거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세력이 배후라는 정확한 증거가 있나.

"내가 인적사항도 갖고 있다. 그러나 말하지 않겠다. 명예훼손 운운할 게 아닌가. 발언하는 사람들을 잘 보라. 그들이 주도적으로 얘기한다. 25만이 촛불을 들었다는데, 대체 이런 행사 누가 돈 대서 하는 거냐. 자선가가 돈 대주나. 배후세력이 분명히 있는 거다."

 

- 추부길 청와대 비서관이 촛불세력을 '사탄'에 비유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하다. 나도 쇠고기 협상이 잘됐다고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정부가 나서서 보완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가.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계속 물고 늘어져 재협상하면 국제통상마찰이 생긴다. 우리가 세계 경제 12대 국가라고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는 미국의 도움이 컸다. 부존자원 하나 없는 우리는 70%가 대외무역으로 먹고 산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통상마찰이 빚어져 '거지' 되겠다는 거냐.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데 써야지, 자기 집을 태우는 데 써서는 안 된다."

 

-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점은 없다고 보나?

"경찰이 너무 물렁하게 대처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다. 어떤 나라에서 경찰이 얻어맞고 쫓겨다니나. 공권력이 시위군중에게 얻어맞고 다니는 나라가 있나. 머리채를 휘어잡고 발로 찼다, 어린애를 다치게 했다, 이런 사람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그런 현장에 왜 갔냐. 수십만 군중이 몰리면 압사 사고도 있을 수 있다. 경찰 아니 하나님이라도 자기 몸도 추스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과잉진압 운운하나. 나는 집회에 참여해서 경찰과 몸싸움한 사람들이 1차적으로 책임있다고 본다. 내가 경찰청장에 임명되면 가만 안 둔다."

 

-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법질서 무너지면 안 된다. 우파에서 <오마이뉴스> 까부수자 해도 되나. 이건 안 되는 일이다. 각각 자기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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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문화제, #서정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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