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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가 가능한지 빨리 좀 기상 파악해서 본부로 연락바랍니다!”

 

출근함과 동시에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당직실에서 온 전화였다. 아니나 다를까 산림항공관리본부 당직 근무자의 긴장된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다. 설악산 대청봉에 척추골절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해 애타게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통화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시야가 뿌얘 즉각 결정할 수 없는 애매한 기상이다.

 

“정확히 기상 파악해서 임무가능여부를 보고하겠습니다.”

 

전화를 마치는 사이 벌써 항공기는 계류장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날 준비를 하고 있고, 구조대원들도 장비를 점검 중이다. 항로상 기상과 대청봉 산장에 직접 전화를 해서 기상을 파악하여 임무를 수행하기로 결심하고 보고를 했다.

 

 

긴급 출동이다.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도는 여기는 강릉에 위치하고 있는 산림항공관리본부 강릉관리소이다. 2월부터 5월 중순까지는 산불진화에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산림이 신록으로 바뀌는 요즈음은 전국적으로 병해충 항공방제 중에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은 긴급 재난에 대비하여 비상대기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산림항공구조대가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산악인명구조는 산림항공관리본부 예하 전국의 8개 관리소에서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신속하고 안전한 산림항공구조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현장구조업무 행동매뉴얼 마련과 대원들의 응급구조 절차 및 행동요령을 교육하고 준비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곳 강릉관리소만도 작년에 출동건수는 7회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벌써 10회에 달한다.

 

뿌연 창공을 가르며 비상대기 헬기가 설악산을 향하여 출발했다. 사실 애매한 기상이지만 우리가 항시 비행하는 지역이기에 어느 정도 안심도 되었고, 무엇보다도 설악산 대청봉에서 오로지 구조헬기만을 기다리며 고통을 참고 있을 환자를 생각하니 다른 대안이 없었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의 서쪽은 구름으로 막혀있는데 구름이 조금씩 동쪽으로 밀려오고 있다. 대청봉에 다다를 즈음에 이미 한계령은 구름에 점령당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절박함을 알고 나있는 듯이 다행히도 밀려오는 구름이 잠시 머물러주는 듯 했다.

 

항시 그렇듯이 설악산의 기류는 만만치 않다. 흔들리는 헬기를 달래면서 정상의 헬기장에 착륙하자마자 환자를 실은 들것이 들려나오고 신속하게 헬기 안으로 인수하여 저만큼 밀려오는 구름에 안녕을 고하고는 이륙했다.

 

고도를 낮추면서 구름에 서서히 사라져가는 정상을 바라보며 오늘도 기상이 도와줌에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항시 느끼는 일이지만 높은 산악지역은 기상이 급변하기 일쑤기 때문에 실시간 기상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변하는 기상에 미리미리 대처하는 것만이 안전을 보장받는 길이다.

 

 

지상에 착륙하여 119구급차에 환자를 인계하고 복귀하면서 생각해본다. 오늘처럼 3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쉬지도 못하고 근무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방금 보았듯이 국립공원의 근무자, 119소방대원, 우리 산림항공의 구조대원, 정비사, 조종사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은 유사시에 이렇게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가 아닐까.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산행 인구가 부쩍 늘었다. 상대적으로 산악사고도 많이 발생한다. 산림항공관리본부에서는 산림항공구조대를 운영하면서 산악구조임무를 실시하고 있다.

 

산행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1688-3119번으로 연락하면 구조헬기로 신속하게 구조를 받게 된다(물론 헬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날씨가 나쁘면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국민 여러분 주변에 항시 든든한 산림항공관리본부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태그:#KIMCM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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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우리의 임무수행상 많은 일들을 접하기도 하고 행하기도 하지만 홍보하고싶은 부분도 있고 널리 알림으로써 공공의 이익과 정보의 공유등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전국을 무대로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긴박했던 상황이나 순간의 포착 등 귀중한 순간들을 접할 기회가 오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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