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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군 북면 수련원 옆을 흐르는 강에서 보트놀이를 즐기는 장애어린이와 학부모
▲ 개구리학교 보트놀이 경기도 가평군 북면 수련원 옆을 흐르는 강에서 보트놀이를 즐기는 장애어린이와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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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며 다람쥐 쫓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있을까? 더구나 몸이 불편한 저소득층 장애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 놀며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전교조 부천초등지회(지회장·양동준)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이름하여 "개구리학교"를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1박 2일간 열었다. 경기도 가평군 북면에 위치한 폐교를 개조한 수련장에 캠프를 차리고 물고기 잡기와 보트타기, 캠프파이어, 교사와 학부모간 족구, 어린이 피구, 마술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연 속에서 평생 잊지 못한 어린이날을 부모와 함께 즐겼다.

수련원 옆을 흐르는 강가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 개구리학교 수련원 옆을 흐르는 강가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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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2회째 맞이하는 '개구리학교' 어린이날 캠프는 부천 관내 초등학교 특수학급, 특수학교 장애학생과 학부모, 교사(학생 100명·학부모 교사 35명)가 참가했다. 또한 국회교육위원회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도 참가해 '장애학부모의 권리와 의무'라는 주제로 학부모와 함께 간담회도 가졌다.

수련장 주변은 수령 100년이 넘는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보트타기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하천, 그리고 운동장이 있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기에 충분했다.

장애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교육복지 혜택을 받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선생님들. 좌로부터 전교조부천지회 황윤길-양동준-임문영-문영순-윤국재-강대열-방윤수 선생님
▲ 전교조부천지회 개구리학교 선생님들 장애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교육복지 혜택을 받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선생님들. 좌로부터 전교조부천지회 황윤길-양동준-임문영-문영순-윤국재-강대열-방윤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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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학교 교장으로 임명된 강대열(부천서초등교사) 교장은 개소식 인사말에서 "1박 2일 캠프가 장애 학생에게는 학교생활에서 참여할 수 없었던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해 자연과 하나 되기를 바란다"며 "내년부터는 장애아동의 행동 특성에 맞는 개별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습효과를 높여 이 사회의 주인이 되는 날을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

양동준 지회장은 "장애 학생을 위한 현장 체험 학습은 전문적인 교사, 특별한 장소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하므로 전교조 교사들의 뜻이 있다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좌절하곤 했다"면서 "그러나 1년에 한 번 어린이날만은 장애 학생과 함께 보내며 전교조 결성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국재(심원초) 참실부장은 "개구리학교 행사 참가비는 돈 한 푼 내지 않는 무료인 것이 특징이다, 총 예산 700여 만원 중 부천시가 지원한 어린이날 행사비 27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430만원은 전교조 부천지회 조합비로 충당했다"면서 "20년 전 '소외된 학생들을 먼저 생각했던' 전교조의 출발을 돌이켜 생각하며 지난해부터 행사 대상을 장애학생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수련장에 도착한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난 후, 부모와 함께 보트놀이, 물고기잡기를 시작으로 첫 일과를 시작했다. 하천은 수심이 어린이 무릎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낮아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여용성(성곡초3)군은 개울가 바위틈을 뒤져 개구리를 잡았고고미현(심원초5)양은 아빠와 함께 잡은 물고기를 자랑하고 있다
▲ 개구리학교 여용성(성곡초3)군은 개울가 바위틈을 뒤져 개구리를 잡았고고미현(심원초5)양은 아빠와 함께 잡은 물고기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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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성(성곡초3)군은 개울가 바위틈을 뒤져 개구리를 손으로 끄집어 냈다. 고미현(심원초5)양은 아빠와 함께 잡은 물고기를 페트병과 냄비에 담아 처음으로 물고기를 잡았다고 자랑하면서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고 말했다.

저녁식사 후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캠프파이어 시간에는 과연 이 아이들이 장애인일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누구 한 사람 망설임 없이 자신이 가진 끼를 보여주려고 경쟁적으로 무대 위로 뛰어나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는 몸의 불편함과 불편하지 않음을 차이었을 뿐 그 이상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재은양의 어머니는 "오늘 밤 캠프파이어 때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내성적 성격의 내 아이가 무대 위에 올라가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공놀이를 즐기는 장애아동들
▲ 개구리학교 공놀이를 즐기는 장애아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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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정미자 부부는 "재민(11·수주초)군과 민지(10·수주초)양 두 자녀 모두가 정신지체이다 보니 교육환경은 물론 경제적인 면에서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한씨는 "집과 직장이 있다는 이유로 교육비에 있어서는 전혀 지원이 없다"며 국가가 정책적으로 개선해야할 문제가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호근(까치울초4)군 엄마 최인숙씨는 "가족 모두가 이이에게 모든 것을 매달려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서 “정부가 마련한 장애인교육지원법이 하루 빨리 시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임문영 교사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마음을 다 인수는 없겠지만 사랑의 마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날아가면 그늘진 곳을 밝히는 밝은 빛이 될 것 "이라며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낮에는 보트놀이와 물고기 잡기, 밤에는 캠프파이어로 시간 가는 몰랐다
▲ 개구리학교 낮에는 보트놀이와 물고기 잡기, 밤에는 캠프파이어로 시간 가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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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아이들이 모두 잠자리에 든 시간 최순영 의원을 비롯한 장미회(장애아동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물푸레공동체, 전교조 임직원, 학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애아동의 교육과 복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양동준 지회장은 "전교조 부천초등지회에서는 지난 해 피학대 아동센터 (부모로부터 학대당하거나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을 돌보는 기관 )에 720 여 만원의 시설금을 지원했고, 장미회 (장애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의 학생 치료 프로그램 지원비로 100만원, 공부방 학생 중 휠체어 구입비 100만원 장애학생의 진단비 등 총 1000여만원 이상을 지원했다. 그리고 올해도 피학대 아동센터(물푸레 공동체)와 외국인 노동자 자녀 방과후 교육기관 등에 약 500 여 만원을 지원을 추진 중에 있다 "고 그간 경과를 밝혔다.

전교조 부천 초등지회에서만 2007년 각종 지원금 행사, 등으로 집행된 돈은 실제 1500여만원이 넘는데 이들은 성과급을 돌려 받은 돈을 강대열 선생님을 비롯한 전교조 창립 멤버가 중심이 되어 회원에게 전교조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후배들을 설득하여 모은 돈이었다 .

박상규 장미회 회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편견을 없애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발전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2003년 부천의 부광초, 부인초, 까치울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어 현재는 자녀를 특수학급에 보내는 학부모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며 "올 한해는 모임의 아버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아이들이 자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박현주 물푸레공동체 서번트리더는 선한목자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푸레공동체애 대해 "부모가 장애인이면서 알콜중독, 정신분열, 인격장애를 앓고 있어 부모와 함께 살기 힘든 아이들을 돌보며 가정회복을 위한 일에 봉사하고 있다"고 소개한 후 "지난해에는 전교조부천지부에서 800여 만원을 시설개선자금으로 지원해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17대국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했던 최순영 의원도 참석해 학부모들과 함께 장애아동의 미래를 걱정했다
▲ 최순영 국회의원 17대국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했던 최순영 의원도 참석해 학부모들과 함께 장애아동의 미래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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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 의원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예전엔 장애 아이를 집안에 둔 것 자체가 이웃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감춰서는 안 된다. 장애와 관련한 복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장애인과 학부모들이 적극 나서서 교육과 복지의 균등한 기회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이어 최 의원은 "국회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교육지원법을 입안했는데 올 8월부터 장애인교육지원에 3천억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데 시행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면서 "장애아동을 둔 학부모 개인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이 선진복지국가로 가는 차원에서 여러분이 앞장서 쟁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 의원은 "전교조는 과격하다는 인상을 국민들이 받고 있는데 장애아동을 위해 개구리학교라는 교육적 가치가 높은 훌륭한 일을 할 뿐만 아니라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물푸레공동체와 장미회, 외국인이주노동자 자녀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더 큰 교육적 가치 창출을 위한 봉사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캠프파이어 주위를 돌며 레크레이션과 춤으로 밤 깊은 줄 몰랐던 아이들
▲ 개구리학교 캠프파이어 캠프파이어 주위를 돌며 레크레이션과 춤으로 밤 깊은 줄 몰랐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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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천타임즈(www.bucheontimes.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개구리학교, #전교조부천지회, #양동준, #윤국제,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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