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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6월 참평포럼 강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중이던 지난 2007년 6월 참평포럼에서 했던 강연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노무현 예언'이라는 제목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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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노무현'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노무현 예언'이 뜬다. 예언이라니? 그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내림이라도 받았단 말인가?

지난 2007년 6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 영상이 약 1년여의 시차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때늦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재임 중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 회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 월례 강연회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4시간여에 걸쳐 강연을 했다.

3일 오후 1시 현재 싸이월드에는 이 영상이 '노무현 - 무서운 예언 적중'이라는 제목으로 베스트 동영상 3위에 올라 있다. 이 동영상은 당시 강연 중 일부를 10여분 내외로 편집하여 제작됐다.

동영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무슨 일을 할까 예측하자면 한나라당의 전략을 보아야 하는데 한나라당의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책임있는 대안을 내놓는 일은 거의 없고 앞뒤가 맞지 않지 않는 주장과 행동, 그리고 말과 행동이 다른 주장이 너무 많아서 종잡을 수가 없고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중략)…요즘 그 당 후보들의 공약을 봐도 창조적인 전략이 별로 보이질 않습니다. 한 마디로 부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연하게 경제를 살리겠다 경제대통령이 되겠다 말하는 것은 전략이 없는 공허한 공약입니다. 공약이라 할 것도 없고 그냥 미사여구죠"라며 한나라당의 정책을 꼬집었다.

이어 "대운하 건설비는 단기간에 회수되지 않는 투자입니다. 민자유치를 한다고 하나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으니 하나마나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이 말 듣고 열받아서 재정으로 투자를 하면 그야말로 그때는 정말 큰일납니다"라며 대운하 공약이 사업성이 없음을 지적하였다.

강연 중간중간에는 참평포럼 관계자들의 환호와 박수, 그리고 웃음이 이어졌다. 동영상은 "경제는 경제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종합적인 국가발전 전략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 시기 한국이 추구할 가치와 역사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전략적인 공약, 공약다운 공약이 나오길 기대합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네티즌이 그들에게 붙인 이름, '노간지'와 '굽신명박'

2006년 발표한 대통령 특별담화문
▲ 독도는 역사입니다 2006년 발표한 대통령 특별담화문
ⓒ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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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이 강연이 '노무현 예언'으로 불리며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쇠고기 개방, 대운하 건설, 의료보험 민영화, 각종 외교 사안 등 이명박 정부의 행보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여기에 최근 퇴임 후 봉하마을에서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며 '노간지(일본어(感じ)에서 유래된 '멋'이라는 뜻의 속어)'라는 별명까지 얻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결합된 것이다.

노무현 예언 동영상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싸이월드 동영상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동영상은 '노무현 독도 명연설'이다. 그리고 2위는 '희망의 불꽃(5월 2일 촟불집회)'라는 제목의 동영상이다. 

'노무현 독도 명연설'은 지난 2006년 4월 25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한 특별 담화문이다. 일본의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한국의 독도와 울릉도 사이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한 대통령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독도 문제를 비롯한 한일간 과거사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겠다"는 요지의 이 담화문은 각종 사진 자료와 함께 약 9분 가량의 동영상으로 편집되었다.

이 역시 지난달 방일 중 아키히토 일왕에게 '천황'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고개를 숙여 '굽신명박'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와 대비되며 때늦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중 연설들이 때늦은 주목을 받자,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뜨겁다. 싸이월드의 '노무현 예언' 동영상 댓글란에는 4일 01시 현재 700건이 넘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이수진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 어떤분은 무릎을 꿇고 빌날이 오길 바랍니다. 우릴 실험용 쥐로 알고 있는 사람, 우리의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외계어로 생각하는 사람, 독도는 우리땅이고 쇠고기는 우리가 안 먹는다. 당신이 드시고 당신이 차라리 일본가서 사세요"라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감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님 정치하실 때 제일 많이 욕하던 인간들이 지금은 진짜 대통령이니 노간지 사랑해요 말이 많더라. 이명박이 잘한다거나 좋다는 거 절대 아니고 나도 개인적으로 이분 좋아했는데 예전에 욕하다가 상황 바뀌니까 존경스러워보이고 이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유휘영씨)"와 같이 국민들의 감정적 대응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다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결국 역사의 몫일 것이다. 아직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조차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네티즌들의 '노무현 되짚기'는 단순한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선,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의 표현 방식 중 하나로 느껴진다.


태그:#노무현 예언, #참평포럼, #이명박, #네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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