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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뢰하 아티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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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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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입니다. 앙코르 공연 빼고요."

대학로에서 길을 가다 마주치던 사람을 스크린과 TV에서 만나면 무척 반갑다. 이제야 세상이 그를 알아주는구나 싶은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하지만 지난 22일 서강대 메리홀 에서 만난 배우 김뢰하는 겸연쩍은 빛을 감추지 못한다.

"어디서나 배우이긴 똑같습니다. 하지만 연극을 통해 만났던 관객들께는 왠지 죄송하지요. 더 자주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김뢰하 아티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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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8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 <꿈속의 꿈>(4월 30일~5월 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김유신 역을 맡았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꿈을 팔아 무언가를 이루려는 여자들의 얘기입니다. 재미있을 거예요. 다만 대사가 구어체가 아니라 문어체라서 무척 힘이 듭니다. 듣는 관객들은 또 어떠실지 모르겠어요.(웃음)"

연극판에서 김뢰하라는 이름은 묘한 카리스마를 방출한다. 그가 나온다고 하면 어쩐지 꼭 봐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

"다 거품입니다. 저 아직 멀었어요. 예전에는 배우의 가치관 같은 것 말할 때 마다 폼나게 말하곤 했거든요. 인생이 어떻고 하면서요.(웃음) 그런데 하나둘씩 그런 미사여구들이 떨어져 나가고, 이젠 열심히 하는 것만 남았어요. 배우라면 배우로서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영화와 드라마로 바쁜 시간이지만 1년에 1번 이상은 무대에 서리라 다짐했는데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마침 시간이 잘 맞았어요. 하기로 되어 있던 드라마는 조금 늦춰졌고, <꿈속의 꿈>은 공연기간이 짧고요. 그런데 너무 짧아요. 왜 이렇게 짧으냐고 물었더니 연극제 기간 동안 공연장을 나눠 쓰느라 5일 밖에 안 됐었대요. 그런데 그나마도 이틀은 셋업하고 리허설 하느라 공연 못해요. 관객에게 최고의 성의를 다해서 최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것은 정말 좋은데요, 그래도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공연을 3일 밖에 안 해요.(웃음)"

3일의 공연을 위해 한 달을 넘게 연습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인 일이다. 연극판이란 그런 동네인 것이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요소는 없지요. 하지만 영화는 감독이고, 드라마는 작가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우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것은 역시 무대이고요. 그리고, 제 토양은 역시 연극이에요. 영화랑 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더 확실해지더라고요.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결국 뿌리는 여기 있는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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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모습이 가물가물해서인지 이번 공연에서 그의 연기가 더욱 보고 싶어진다.

"연극은 그런 것 같아요. 신나고 재미있는 작품도 있고, 아주 철학적인 작품도 있고요.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들께서는 그냥 편하게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을 열고 즐기려 하면 뭔가 찾아지지 않겠습니까? 그건 오롯이 관객의 공이고 또 그런게 관극의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어요."

웃는 얼굴이 어색하다며 인상 쓰고 카메라를 노려 보지만, 실은 그는 웃음이 멋진 사람이다. 김뢰하의 김유신은 어떤 모습일까. 천변만화하는 그의 연기 탓에 그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배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재미란 바로 이런 맛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문예포털 '아티안(http://www.artian.net)'에 함께 기재되었습니다.



태그:#김뢰하, #김내하, #연극, #꿈속의 꿈, #서울연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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