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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뜻을 거슬러 문 걸어 잠그고 있는 것 아닌가."

 

22일 한나라당 18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내 박근혜계 의원들이 당외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를 집단 거론했다.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고 못박은 당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는 이날도 "국민이 과반에서 3석을 더 주신 뜻대로 겸손하되 결코 오만해서는 안된다는 숫자로 확신한다"며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 박근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성영 "국민 뜻 거슬러 문 걸어 잠그고 있는 것 아니냐" 친박 복당 압박

 

당 지도부를 겨냥한 복당 압박의 포문은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이 열었다. 주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 지도부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연단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주 의원은 "153석이 국민의 심판이니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논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히려 인위적으로 국민 뜻을 거슬러가면서 문을 걸어 잠그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강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주 의원은 "우리가 정치적으로 아무리 얘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한 내부 토론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에 당 지도부와 당선자들이 자기 소개를 한 뒤 김형준 명지대 교수의 특강을 듣고, 오후에는 8개 분과로 나눠 18대 국회 개원에 대비한 분임토의를 할 예정이었다. 의원 연찬회나 워크숍에 으레 마련됐던 집단 토론 시간은 없었다.

 

이를 놓고 박근혜계 의원들이 복당 문제를 공개 거론할 것을 우려해 집단 토론을 일부러 뺀 것 아니냐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주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정치, 경제에 대한 토론 없이 연찬회를 마치고 청와대에 가서 밥이나 먹고 온다면 어느 국민이 우리가 앞으로 여당 역할을 똑바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점심식사 이후 오후에 계획된 분임토의 시간을 정치, 경제에 대한 비공개 토론으로 대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계 의원들, 자기소개 시간에 "복당 해결하자" 집단 발언

 

다른 친박 의원들도 1분 남짓한 자기소개 시간을 쪼개 친박 복당 문제를 거론했다. 일종의 '마이크 시위'로 비쳤다.

 

부산의 서병수 의원(부산 해운대 기장갑)은 "이명박 정부의 국민 성공시대를 확실히 밀어주려면 무엇보다 화합과 통합이 중요한데 아직도 당내에는 이것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우회적으로 복당 문제를 꺼냈다.

 

또한 서 의원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강재섭 대표 등 현재의 지도부가 있을 때 그 매듭을 풀어주십사 부탁드린다"며 18대 국회 개원 전 친박의 복당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정복 의원(경기 김포)도 "겸손을 마음대로 해석해 (153석을 지키는 게) 겸손이라고 한다면 한나라당이 죽는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국민이 준 153석을 지켜야 한다'고 한 강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밖에도 "집권 여당이 화합하지 못하면 절대를 살리지 못한다. 똘똘 뭉쳐야 경제도 살린다"(최경환 의원·경북 경산) "한나라당이 뭐든지 똑바로 잘 하도록 제가 열심히 하겠다"(유승민·대구 동을)는 '시위성' 발언이 이어졌다.

 

강재섭 "153, 오만해선 안된다는 숫자"... 박근혜, 청와대 회동도 불참

 

반면, 강재섭 대표는 거듭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대표는 "(총선 결과인) 153이란 숫자는 정말 의미심장하다, 과반에서 3석이 더 많은 이 의석을 주신 국민 뜻대로 겸손해야지 오만해서는 안된다는 숫자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영세 신임 사무총장은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잘 가는 방향으로 가겠다"며 친박 의원들의 복당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 불참했다. 저녁에 예정된 당선자 청와대 만찬회동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복당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한 '침묵시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태그:#친박복당, #한나라당, #박근혜, #강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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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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