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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민들이 예슬이, 헤진이를 기억하며 하늘로 띄워보냈던 '풍등(風燈)'
 안양시민들이 예슬이, 헤진이를 기억하며 하늘로 띄워보냈던 '풍등(風燈)'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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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피해자 우예슬(9)양이 실종 114일만인 17일 오전, 먼저 하늘로 가서 기다리고 있는 이혜진(11)양 곁으로 떠났다.

17일 오전 7시께 경기 안양시 명학초등학교 운동장. 혜진이에 이어 예슬이마저 떠나 보내는 길에는 검은 정장차 림에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단 이윤형 교장을 비롯 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과 일부 이웃 주민 등 30여명 정도가 참석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영결 행사에는 일부 이웃 주민과 학교 관계자 외에 외부인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예슬이의 이야기가 더 이상 거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안양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발인에 이어 예슬양 영정과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학교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소리 없는(?) 영결식을 치렀다.

이날 영결식은 삼촌 손에 들려진 예슬양 영정이 지난해까지 예슬이가 공부했던 2학년 3반 교실로 이동해 잠시 의자에 놓여졌다가 차량에 태워진 후 학교 운동장을 한바퀴 도는 순서로 진행됐으며 예슬양 가족이 그 뒤를 따라 걸으며 배웅했다.

"예슬아 잘 가, 하늘나라에서 잘 살렴"

예슬아, 나쁜어른 없는 하늘나라에서 뛰어놀렴
 예슬아, 나쁜어른 없는 하늘나라에서 뛰어놀렴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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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이에 이어 예슬이마저 떠나 보내며 마지막 길을 배웅하던 명학초등학교 이윤형 교장은 "예슬이가 가벼운 발길로 하늘나라로 갔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있던 교사들과 일부 학부모들도 "어떡해 어떡하니 예슬아"라며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예슬양의 넋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했다. 일부는 영구차가 학교를 떠나자 손을 흔들며 "예슬아 잘가"라고 외치다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시신도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채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소리 없이 진행된 예슬양의 영결식은 30여명이 눈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끝났다. 예슬양의 시신은 수원연화장에서 한줌의 재로 화장됐다.

고 우예슬양은 이혜진양과 함께 지난해 성탄절인 12월 25일 안양시 안양8동 집 근처에서 실종·납치됐다. 이후 지난달 18일 시화호 인근 군자천에서 예슬양 시신 일부가 처음 발견되었으며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가 결국 실종 114일 만에 영원한 길로 떠났다.

한편 정부는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과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사건을 계기로 13세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가하고 살해하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해당 범죄자를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내용의 가칭 '혜진·예슬법'을 입법 추진중이다.

정부는 지난 1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법무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아동성폭력 사범 엄단 및 재범방지대책'을 보고받고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심의, 의결했다.

덧붙이는 글 | 고 우예슬 어린이의 명복을 빕니다.



태그:#안양, #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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