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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동경로, 스토리에 등장하는 지명을 중심으로 표시.
 이란 이동경로, 스토리에 등장하는 지명을 중심으로 표시.
ⓒ 김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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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와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집트,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엔 그들이 즐겨 피는 물 담배(Water pipe)라는 고유의 담배문화가 있다. 사실 다인종 다문화 사회인 유럽이나 여러 문화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미국, 호주, 캐나다 같은 이민 국가들에 사는 사람들에겐 이런 물 담배 문화가 그리 신기한 대상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이들의 물 담배 문화는 생소한 것이다.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현지 문화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유독 중동 지역에서 물 담배가 사용되고 발달 되었던 이유는, 주로 이 지역에서 나는 담배들이 독하고 쓰기 때문이란다. 이런 이유로 물을 필터 대용으로 사용해, 한번 걸러서 핌으로써, 담배를 좀더 부드럽게 만들 수 있고, 보다 나은 담배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 담배는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지에서 '나루기에(Nargileh-야자열매)'라고 불리며 이란에서는 '카리안(Qalyan-물 항아리) 으로 불리는 등 지역마다 명칭이 다르다.

예전에 물 담배 전용 용기가 없었을 때는, 야자열매나 항아리에 물을 부어 사용했지만 근래에는 금빛이나 은빛으로 치장된, 아주 멋들어진 전문 물 담배 용기들이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에 야자열매나 항아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금빛, 은빛 찬란한 물 담배 전용 용기들.
▲ 이스파한의 바자르(전통시장) 금빛, 은빛 찬란한 물 담배 전용 용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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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담배
 물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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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담배 위에서 타고 있는 석탄 열기에 의해 담배가 타면 연기가 발생하고, 그 연기가 물 담배 용기 안에 가득 차게 되면, 호스처럼 생긴 기다란 파이프를 통해 연기를 빨아들이면 된다. 한 번 빨아들일 때마다 필터 역할을 위해 채워진 물통의 물이, 부르륵 부르륵, 물 끓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느낌이 한층 다르다. 현지인들이 담배 피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은데, 물 담배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의 경우엔, 현지인들처럼 많은 연기를 뿜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인들은 물 담배를 피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주로 찻집엘(카펫이 깔려 있는) 간다. 얘기를 나누는 사이, 담배 한대를 돌려가며 피우기에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쉽게 친해진다. 한국인들이 술자리에서 쉽게 친해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찻집은 단지 차를 마시는 공간이라기보다 사교적인 장소로 인식된다.

이런 찻집을 방문했을 때 외국인으로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담배를 주문할 때 사과 향, 오렌지 향, 밀크 향 등 기호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찻집, 자욱한 담배 연기가 나를 반기지만 역겨운 니코틴 냄새가 아닌 은은한 과일향이 난다면….

인도에서 담배 끊은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내 평생 언제 다시 이렇듯 붉은 페르시안 카펫위에 비스듬히 기대고 앉아, 물 담배를 피워볼 기회가 있겠는가?'하는 마음으로 이 신기한 담배를 집어 들었다.

입안에 각진 설탕 하나를 먼저 물고,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머금으면, 입안의 설탕이 스르르 녹아 넘어 간다. 약간은 쌉쌀한 맛의 현지인들이 마시는 홍차 그리고 과일향 가득한 담배 연기 속에 우리는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고고학을 전공한 이란친구 "미나"를 따라 방문했던 호메이니 광장 북쪽의 티 하우스. 맞은편 테이블에는 아름다운 이란 여자들도 적지 않았고, 사진속의 모습보단, 실제 10배 정도는 더 좋았던 것 같다.
▲ 이란의 전통찻집(이스파한) 고고학을 전공한 이란친구 "미나"를 따라 방문했던 호메이니 광장 북쪽의 티 하우스. 맞은편 테이블에는 아름다운 이란 여자들도 적지 않았고, 사진속의 모습보단, 실제 10배 정도는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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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많은 등을 모았을까? 찻집 전체가 이러한 신기한 옛날 물건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 이란의 전통찻집(이스파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등을 모았을까? 찻집 전체가 이러한 신기한 옛날 물건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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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전통찻집(이스파한)
 이란의 전통찻집(이스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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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중간에 위치한 찻집. 저 자욱한 연기를 속, 니코틴 냄새가 아닌 은은한 과일향이 가득 하다면! (믿거나 말거나)
▲ 이란의 전통찻집(이스파한) 다리중간에 위치한 찻집. 저 자욱한 연기를 속, 니코틴 냄새가 아닌 은은한 과일향이 가득 하다면!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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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시민들이 공동 목욕탕으로 사용했다던 곳.  왠지, 영화 <벤허>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던 실내 인테리어. 하지만 가격은 무척 저렴했다.
▲ 이란의 전통찻집(시라즈) 옛날엔 시민들이 공동 목욕탕으로 사용했다던 곳. 왠지, 영화 <벤허>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했던 실내 인테리어. 하지만 가격은 무척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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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자리마다, 페르시아 카펫이 깔려 있기에 기분이 더 난다.
▲ 이란의 전통찻집(시라즈) 각 자리마다, 페르시아 카펫이 깔려 있기에 기분이 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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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담배 피는 사람들(이스파한)
 물 담배 피는 사람들(이스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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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한에는 몇 백 년 전에 지어진 아름다운 다리들이 많다. 그리고 그 다리들 아래에는 어김없이 이러한 찻집들이.
▲ 이스파한 이스파한에는 몇 백 년 전에 지어진 아름다운 다리들이 많다. 그리고 그 다리들 아래에는 어김없이 이러한 찻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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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국이랑 영아의 자전거로 가는 세상구경 - 긴 여정(이란,인도/네팔,터키편)- 은 작자의 홈페이지(http://www.bikeworldtravel.com/)와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그리고 SLR CLUB(http://www.slrclub.com/)에서 연재가 이루어 집니다. 오마뉴스는 매주 토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태그:#국이랑영아, #자전거여행, #이란, #물담배,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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