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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화) 오후 3시 (사)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전수관에서 부산 ‘시민취타대’가 정식으로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발대식은 33명의 ‘시민’ 단원들이 지난 1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일궈낸 결실이었다.

2월 26일 부산 시민취타대 발대식
 2월 26일 부산 시민취타대 발대식
ⓒ 장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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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취타대는 지난 2007년 3월 24일 부산민속예술관에서 첫모임을 가지면서 첫 발을 내딛어 작년 한 해,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를 이용해 연습을 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2월 동안 1주에 2번 수, 토요일을 이용해 목촌문화회(양정) 연습장에서 연습하면서 시민단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발대식 전이었지만 지난 2월 12일(화) 오후 3시에는 해운대 달맞이 온천행사 중 진성여황 행차에 출연했다. 이들은 ‘시작은 미약하나 미래는 장대하다’라고 외치며 이날 발대식을 가지기에 이른 것이다.

위촉장 전달식
 위촉장 전달식
ⓒ 장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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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대식은 시민들과 관련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어졌다. 33명의 시민단원들에게 위촉장이 전달되고, 김경화 기획실장의 개회사, 부산광역시 문화원 연합회 이규상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동래문화원 허창선 이사, 한국방송위원회 정진국 심사위원도 찾아와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 발대식의 하이라이트인 축하 연주와 행진이 벌어졌다. 단원들 모두가 호흡을 맞추어서 내는 대취타의 장엄한 음률이 금정산 자락에 울려 퍼졌다.

부산 시민취타대의 축하 연주
 부산 시민취타대의 축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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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취타의 선율은 장엄하고 감동적이었다. 무령지곡(武寧之曲)이라고도 하는 대취타는 취타와 세악을 대규모로 갖춘 군악으로, 임금의 행차나 귀인의 행차, 군대의 행진, 장수의 출입, 진문의 개폐 등에 선전관청과 오군영 및 각 지방의 각 영문(營門) 즉, 감영, 병영, 수영 등에 소속된 취타수들이 연주하던 행진곡이자 군례악이다.

악기는 징, 자바라(속칭 제금), 장구, 용고(龍鼓), 소라[螺角], 나발, 태평소(太平簫, 胡笛:속칭 날라리)로 편성된다. 대취타의 역사는 고구려 벽화나 백제의 악기에 관한 기록으로 보아 삼국시대에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지금의 것은 조선시대의 것이다. 한 장단이 12/4박자 20장단이고, 7장으로 구분되며 반복형식을 취한다.

부산 시민취타대 모습
 부산 시민취타대 모습
ⓒ 장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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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 취타대는 부산의 전통문화를 시민들의 힘으로 지키고 만들고 참여해 나가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사실 부산의 일상 속에서 ‘전통문화’를 찾기란 상당히 힘든 일이다. 특히 부산은 문화에 대한 인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낮다는 오명을 가진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화를 낳는 도시의 경관은 조급하게 만들어지면서 기형적으로 발전해 왔고, 지금 이 시점에도 옛 도시의 흔적은 개발의 논리에 밀려 헐려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의 문화 또한 시의 전시행정 기치 아래 무참히 기형적으로 발전하여 왔던 것이다.

부산은 선사시대부터 지속되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산을 돌아다녀 보면 역사의 편린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개발 바람에 헐려나간 수많은 유형적 문화유산도 그러려니와 역사와 함께 해온 무형적 전통문화 또한 국적을 알 수 없는 파괴적 대중문화들에게 밀려 설자리를 잃어왔다.

과연 부산에 전통과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문화가 있기는 한 것인가? 전통이 현재를 창조하지 못하고 전통과 현재가 괴리되는 현상은 개발도상국에서나 있는 일인데…. 다행히 부산에는 동래야류, 수영야류, 부산농악 같은 수많은 무형문화재들이 있고, 이들을 위주로 보존의 노력이 식지 않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의 ‘보존’과 ‘강습’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부산 시민 취타대가 본격적으로 발족하여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는 것은 가뭄에 단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25일 화요일 밤 늦게부터 내린 비는 부산의 오랜 겨울가뭄을 해결해준, 기다렸던 봄비였다. 부산 시민취타대의 발대식이 있던 26일 오전까지 내린 비는 행사가 있었던 오후에 개였다. 옛부터 좋은 일의 징조이기도 했던 비는 시민취타대의 앞날을 축복하는 현상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가뭄에 비가 오듯이, 가뭄에 허덕이는 부산의 전통문화에도 단비가 내리게 되었음을 하늘도 축하했다.

부산 시민취타대의 모습
 부산 시민취타대의 모습
ⓒ 장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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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기획팀장은 지난 2006년부터 ‘우리의 것은 우리 시민들 스스로가 지키야 한다. 자발적으로 만들어가고 참여할 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민취타대를 구상하여, 지난 2007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민취타대 활동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행위다”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앞으로 수시로 행사가 있는 곳에 다니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모두가 함께 뜻을 펼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게 희망한다”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부산 시민취타대의 행진모습
 부산 시민취타대의 행진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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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타대 활동을 위해, 대부분이 무경험자인 단원들의 교육을 맡은 백정강 취타대장은 “옛날 부산은 지리적으로 중요해서 군사와 관련된 취타대도 크게 활동하였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져 갔다. 부산에 백양고(구 부산정보여고)의 취타대가 있긴 하지만 인문계고등학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취타대의 운영이 어렵게 되어서 시민을 모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오늘날 부산시민의 힘으로 다시 살리려니까 돈이 없어서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걷어서 물품도 구입하고 1년간 연습도 해왔다”라며, “앞으로 행사비 많이 받아서 너무 힘들지는 않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웃음을 선사했다.

우리 민족의 전통에 합세하고 싶고 아이들도 다 커서 취미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취타대를 하게 되었다는 허옥자(50, 주부)씨는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서 우리의 문화를 배우는데, 나이 관계 없이 활동해서 마음도 젊어지고 좋다. 아이들이나 다른 시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세계에도 우리문화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이야기했다.

또, 평소 국악에 관심이 많아 사물놀이 활동을 하다가 모집공고를 접하고 입회했다는 곽양탁(57, 자영업)씨는 “그냥 다 좋습니다. 문화도 살리고 취미활동도 하고!! 어서 빨리 취타대가 발전해서 조선통신사 일행도 되고, 해외도 가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었다.

금정문화회관에서 사물놀이를 하다가 접하게 되었다는 이임규(47, 직장인)씨는 “이런 취미가 있어서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재미도 있다”고 자랑하면서 “시민들 주도로 전통문화가 이어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뜻 있는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에게 관심을 부탁했다.

부산 시민취타대의 행진 모습
 부산 시민취타대의 행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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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시민취타대는 제89주년 '동래3·1독립만세' 재현 행사 출연을 필두로 굵직한 행사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시작한 시민취타대. 비록 시민의 손으로 시작되었지만, 아직 시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 많은 뜻 있는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부산의 전통문화가 부산의 위상을 높이고 그 중심을 우뚝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 더불어 시민들의 일상에 아름다운 옛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함께 살아 있는 부산을 그려본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동반자 부산 ‘시민취타대’
부산 시민취타대
 부산 시민취타대
ⓒ 장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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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족취지 - 부산은 예로부터 국제 교류 도시로서 지역전통문화의 산실이며 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이 고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고자 역사를 부활시키는 시민 이벤트로 부산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만드는 시민취타대를 구성하여 운영한다.

입회자격 - 부산시민으로서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건강한 남, 여로 남자는 군필자 이상 55세 미만, 여자는 20세 이상 50세 미만, 단, 국악 등의 전공자는 회원가입 예외규정을 적용한다.

활동구분
○전문가반 : 국악을 일정기간 교육 받은 자로 종합연습 후 해외공연 시 참가.
○일반인반 : 아마추어 예술단체 활동 경력이 있는 자로 일정기간 연수 후 공연활동에 참가(연수비 자비 부담)
○초 보 반 : 초보자로 일정기간 연수 후 공연활동 참가. (연수비 자비부담)

모집안내
○모집일자 및 인원 : 수시모집
○문의처 : 취타대 기획실
  취타대장 : 017-585-1146
  기획 : 010-3851-2527

공연내용 - 각종 행사에 참여(국제행사, 각종 퍼레이드 등)

연수정보 -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음악 연습
○종목 : 용고, 대고, 태평소, 나발, 나각, 징, 꽹과리, 자바라, 장고, 소금, 등채
○연수비용 : 강사료 등 경비 참가자 실비 부담(월 3만원 이내)

공연문의 - 기획 : 010-3851-2527

덧붙이는 글 | 장원주 기자는 동의대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태그:#부산, #시민취타대, #취타대, #대취타, #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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