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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예슬이, 삼촌이랑 같이 지난 토요일 전라북도 무주에 있는 스키장에 갔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간밤에 들뜬 나머지 잠을 설친 탓에 피곤했다. 기지개를 펴며 잠을 쫓았다. 기분도 좀 좋아 졌다.


새벽공기를 뚫고 자동차에 올랐다. 바깥은 아직도 캄캄했다. 몇 시간 자지 않았는데도 잠은 오지 않았다. 2시간 넘게 달려 드디어 무주에 도착했다. 먼저 전문대여점에 들러 스키 장비를 빌렸다. 모자도 쓰고 장갑도 끼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스키장으로 가는 길은 많이 밀렸다. 주말이라 그런지 스키장으로 가는 자동차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1년 만에 타러 왔는데, 잘 탈 수 있을지 긴장도 됐다.


들뜬 마음으로 스키장에 들어섰다.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헉! 어떻게 하지? 머릿속에서는 잘 탈 것 같은데,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스키가 무겁기도 했다.

 

타자마자 두 번 넘어졌다. 한 번 넘어졌을 때 다른 언니와 부딪혀서 한바퀴를 굴렀다. 자연의 눈이 아니어서 그런지 엄청 아팠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다시 내려갈 때는 내가 마치 석상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한 3시간 정도 스키를 탔다. 추운 날씨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몸에서는 땀이 나는 것만 같았다. 점심은 준비해 간 김밥으로 먹었다. 아빠가 쪄가지고 온 계란도 먹었다. 맛있었다.

 

 

오후에는 삼촌의 제안을 받아들여 최상급 수준의 슬로프로 갔다. 중급 슬로프보다 길이도 길고 경사도 급하지만 훨씬 스릴 있고 재밌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따라 갔다.

 

리프트를 타고 상급 슬로프로 가는데 불안했다. 아니 저 높은 데까지…. 까마득했다. 경사도 급했고 길이도 정말 길었다. 갑자기 죽음의 길로 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슬로프 위에 섰다. 떨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했다. ‘그래, 이 꽉 물고 한 번 가보는 거야. 뭐, 죽기야 하겠어?’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탔다. 그러나 속도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엎어졌다.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또 한 번은 옆에서 내려오던 다른 사람이 엎어지면서 눈이 튀었다. 그 눈이 꼭 나에게로 달려올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세 번 타고, 네 번 타다 보니 상급 슬로프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중급 슬로프보다 더 재미있었다. 기분도 끝내줬다. 아무튼 죽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신이시여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쌩유.’

 

너무 재밌게 논 나머지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리프트 운영이 끝나는 시간도 몰랐다. 할 수 없이 먼 길로 돌아서 내려왔다. 그것도 스키 신발을 그대로 신고 장비를 다 들고서. 다리, 팔, 어깨, 허리 할 것 없이 온 몸이 쑤셨다.

 

집에 돌아온 지금, 온 몸이 쑤시고 결린다. 하지만 마음은 온통 스키뿐이다. 또 가고 싶다. 아빠를 졸라서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또 한 번 가자고 해야겠다.


태그:#스키, #슬비,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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