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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운전 연수를 받고 있어요.
 첫 운전 연수를 받고 있어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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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에서 가장 길고 험난할 것 같았던 대학 입시생활이 끝났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자동차 운전대를 잡아봄으로써 또 한 번 내가 성장하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평소 성격이 급한 편이다. 놀이기구를 타는 것도 좋아한다. 면허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저속용 바이크나 카트도 즐겨 탔다. 운전대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가운데 1순위가 '운전'이었다.

자동차 학원에 등록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같이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운전하는 모습도 자주 보고 자랐다. 부모님께서도 교통안전과 자동차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자주 알려 주셨다.

그래서 운전면허를 위한 필기시험 공부를 할 때 쉬웠다. 2시간도 되지 않아서 교통안전에 관한 사항을 빠삭하게 외울 수 있었다. 필기시험을 곧바로 통과했다. 식은 죽 먹기였다.

 담양 도로변을 조심조심~
 담양 도로변을 조심조심~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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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운전대를 잡았다. 자동차학원 안에서 운전을 하는데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급정거를 하는 기분이었다. 오래 전 엄마께서 운전 초보일 때 가끔 실수로 급정거를 할 때면 "엄마! 운전 살살 조심조심 하세요!"라고 소리치곤 했었다. 나의 첫 운전 경험담을 엄마께 얘기를 했더니 엄청 웃으셨다.

운전 연습을 하면서 엑셀러레이터에 살짝 발을 얹어놓기만 해도 시속 30-40㎞는 금방 올라갔다. 온몸에 긴장감이 돌았다. 내가 즐겨 타던 바이크나 카트 수준이 아니었다. 운전대를 조금만 잘못 돌리면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운전 강사님께서는 나의 운전 감이 다른 사람에 비해 아주 뛰어나다고 하셨다. 그 말에 자신감이 상승했다. 장내 도로 기능시험을 마치고 첫 도로 주행에 나섰다. 도로 주행은 운전이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신경을 사방으로 곤두세우고 신호등과 속도, 기어 변속에 신경을 써야 했다. 뿐만 아니라 언제 닥치게 될 지 모르는 위험상황에 대비하며 조심조심 운전을 해야 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피곤했다.

그러나 한두 번 하다 보니 도로 주행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시험에서도 감점 하나 없이 통과했다. 꿈에 그리던 운전면허증이 내손에 들어오게 됐다.

운전이 하고 싶었다. 지난 22일 쉬는 날 아빠를 졸라 연수를 받는다고 차를 운전하고 나갔다. 시외로 나가 한적한 도로에서 아빠께서 운전대를 넘겨 주셨다. 자동차가 익숙해질 때가지 조심조심 운전을 했다.

처음에는 국도를 타고 담양까지만 갔다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아빠께서 가끔 가던 섬진강 기차마을까지 가보자고 하셨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처음에는 조심조심 운전하다 보니 다른 차들이 추월해 갔다. 트럭이 지나갈 때는 더욱 긴장이 되기도 했다.

운전을 계속 하다 보니 긴장도 조금 풀렸다. 도로 주변의 풍경도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아빠께서는 나의 운전 자세가 좋다고 하셨다. 여유도 느껴진다고 하면서 흐뭇해 하셨다.

 곡성 기차마을에 도착~!
 곡성 기차마을에 도착~!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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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에 도착했을 땐 해가 지고 있었다. 나는 주차장에 내려서 첫 운전의 인증샷을 남겼다. 음료수도 마시고 기차마을도 돌아보며 조금 쉬다보니 어느새 가로등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별도 여러 개 보였다.

아빠께서 집으로 가는 길도 운전해 보라고 하셨다. 대낮의 운전도 아니고 야간운전이었다. 하지만 나는 야간운전도 해보고 싶었다. 속으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더욱 조심히 운전을 했다.

낮에는 잘 보이던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차선이 희미한 곳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긴장됐다. 그래도 몇 시간 운전을 한 덕분인지 긴장은 조금 덜 됐다. 운전도 더욱 수월해져 즐거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빠께서 시내운전도 해보라고 하셨다.

아빠께서는 차도 많이 다녀서 위험성이 높다고 하시면서 더 조심히 운전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조심조심 운전을 해서 집 앞에까지 무사히 왔다. 주차는 아빠께서 하셨다. 하루 동안 운전을 한 게 100㎞도 넘었다.

집에 들어오니 온몸이 쑤셨다. 피곤도 몰려왔다. 그러나 운전대를 처음 잡고 첫 연수를 받으면서 드는 생각이 많았다. 자동차 운전이 나의 책임감과 비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가 노을로 물들고 있어요~
 기차가 노을로 물들고 있어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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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을 하기 전에 나는 속도만 즐기는 철없는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목적지를 정하고 가는 것이 앞으로 내가 갈 길 같았다. 운전대를 잡고 나아가는 것은 나의 선택이지만, 한순간 잘못 운전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운전을 해야 하듯이, 나의 삶의 방향도 그런 것 같았다. 매사에 신중하게 선택하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도로가 우리 사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에서 안전운전과 방어운전은 필수라고 한다. 그래서 도로에서는 좋든 싫든 교통 법규를 지켜야 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약속이다. 그렇듯이 사회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 없다. 도로가 내가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처럼 느껴졌다. 참 많은 것을 일깨워준 운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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