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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주최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공모전' 응모기사입니다. 이준혁 시민기자는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편집자말]
동인천~용산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철 차량. 차량으로는 일반 전철 차량과 차이가 없으나 구로~동인천 구간에서 역곡·부천·송내·부평·동암·주안 등 주요 역만 정차하여 동인천~용산 구간에서 14분의 시간 절감 효과(23.8%)가 있다.
▲ 동인천~용산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철 차량 동인천~용산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철 차량. 차량으로는 일반 전철 차량과 차이가 없으나 구로~동인천 구간에서 역곡·부천·송내·부평·동암·주안 등 주요 역만 정차하여 동인천~용산 구간에서 14분의 시간 절감 효과(23.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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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3번 플랫폼의 이러한 대형 알림판은 총 4개가 있으며 모두 '동인천·천안행 급행전철 열차 타는 곳은 2번입니다'라는 안내가 기재되어 있다.
▲ 용산역 3번 플랫폼의 대형 알림판 용산역 3번 플랫폼의 이러한 대형 알림판은 총 4개가 있으며 모두 '동인천·천안행 급행전철 열차 타는 곳은 2번입니다'라는 안내가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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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직장인들로 인해 한창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평일 저녁 용산역. 호남·전라·장항선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시종착역으로 광역철도 승객들도 많이 찾는 용산역은, 용산~동인천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철 혹은 용산~천안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철 등 도시철도 승객으로 더욱 붐빈다.

급행전철을 타고 용산역에 도착한 사람들이 하차하는 3번 플랫폼에는 4번 플랫폼 쪽을 향하는 알림판이 네 개 존재한다. 알림판에는 매우 큰 글씨로 동일한 내용을 적어놓고 있는데, 가장 큰 글씨는 '동인천·천안행 급행전동열차 타는 곳은 2번입니다' 이다.

이미 곳곳의 표지판에 동인천·천안행 급행전철 플랫폼 위치를 표시한 상황에서 이 알림판의 존재 이유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알림판은 용산역에 꼭 필요하다. 과연 용산역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같은 운임 내고 4~20분 빨리, 급행전철의 매력

인천·부천 방향 용산~동인천 구간과 안양·수원·평택·천안 방향 용산~천안 구간의 수도권 전철에는, 이용객이 많은 역이나 환승역 등 상대적으로 중요한 몇몇 역만을 정차하는 급행전철이 운행되고 있다.

일반전철에 비해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으면서, 급행전철과 일반전철이 함께 정차하는 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는 점은 급행전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로 인해 급행전철은 성황리에 운영중이며, 도시철도를 운행중이거나 운행 예정인 타 시도에서도 '수도권 전철과 같은 급행전철을 우리 지역 지하철에도 도입하라'는 시민들의 압력을 받을 정도다. 

과거 한 섬에서 용산발착 급행전철 승객의 승·하차와 인천·천안행 일반전철 승객의 승·하차가 동시에 이뤄지던 상황은 승객의 안전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으며, 이의 해결책으로 현재와 같은 플랫폼 공사를 통해 플랫폼을 분리하게 된다. 플랫폼 분리 공사 후, 2개였던 용산역의 수도권전철 플랫폼은 5개로 분리되었다. 사진은 서울역 방향으로 찍은 3·4번 플랫폼이 함께 위치하는 승하차섬.
▲ 플랫폼 공사 후 3·4번 플랫폼이 함께 있는 승하차섬 과거 한 섬에서 용산발착 급행전철 승객의 승·하차와 인천·천안행 일반전철 승객의 승·하차가 동시에 이뤄지던 상황은 승객의 안전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으며, 이의 해결책으로 현재와 같은 플랫폼 공사를 통해 플랫폼을 분리하게 된다. 플랫폼 분리 공사 후, 2개였던 용산역의 수도권전철 플랫폼은 5개로 분리되었다. 사진은 서울역 방향으로 찍은 3·4번 플랫폼이 함께 위치하는 승하차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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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급행전철은, 복복선(4선) 체제이지만 화물철도 및 광역철도 운행이 드문 경인선의 경우 최장 25분(일요일·공휴일 낮) 최단 3분(평일 러시아워) 간격으로 운행 중이며, 같은 복복선 체제이지만 현재도 선로 수용능력초과로 인천 방향에 비해 수도권전철의 증편 여지가 적은 천안 방향은 평균 1시간 간격으로 운행 중이다.

급행전철은 장거리 이동 승객에게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 일반전철을 이용할 경우 각각 59분과 109분이 소요되는 용산~동인천 구간 및 용산~천안 구간에서 급행전철을 이용할 경우 각각 45분과 89분으로 이동시간이 줄어든다. 획기적이다.

또한, 급행전철 정차역이 최종 종착역이 아닌 승객들도 항상 과밀한 승객 이용이 있는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 좌석에 앉지 못할 경우, 급행전철에서는 좌석에 앉아 갈 수 있게 될 거라는 기대를 한다. 이 때문에 급행전철은 인천 천안 방향의 경우 시발역인 용산역부터 빈 좌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덕분에 용산역은, 용산착발 급행전철이 생긴 이래 엄청난 환승승객으로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됐다. 급기야 한 섬(1섬 2플랫폼 존재)에서, 용산착 급행전철 승객의 하차, 용산발 급행전철 승객의 승차, 인천·천안행(이하 '하행') 일반전철 승객의 하차 및 승차가 동시에 이뤄지던 상황은, 승객의 안전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 따라, 호남 전라 장항선 KTX의 용산역 시종착역 설정을 위한 전면적 개보수시기에 맞춰, 수도권 전철 플랫폼을 5개소로 분리하였다.

용산~덕소 구간 일반전철 승하차(1번 플랫폼), 용산발 급행전철 승차(2번 플랫폼, 이상 동일 섬), 용산착 급행전철 하차(3번 플랫폼), 인천·천안방면 일반전철 승·하차(4번 플랫폼, 이상 동일 섬), 청량리·소요산방면 일반전철 승·하차(5번 플랫폼)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플랫폼을 확장 분리한 뒤에도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플랫폼 확장·분리 후 예전과 같은 안전 사고와 관련된 논란은 사라졌지만 '얌체 승객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회차하기 전 전철을 타는 일부 시민들

왼쪽에 보이는 2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대다수 일반 시민과 달리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두 아주머니 (왼쪽), 왼쪽 사진의 급행전철 열차가 도착 후 승차하여 앉아 있는 두 아주머니 (오른쪽)
▲ 얌체 승객 사례① 왼쪽에 보이는 2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대다수 일반 시민과 달리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두 아주머니 (왼쪽), 왼쪽 사진의 급행전철 열차가 도착 후 승차하여 앉아 있는 두 아주머니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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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플랫폼에서 '용산발' 하행 급행전철을 기다리다보면 보통 차량 1대당 2~3명의 승객이 탄 채 플랫폼에 닿는 열차를 보게 된다.

이미 이 광경에 익숙한 다수의 급행전철 승객들은, 열차에 탄 승객들을 향해 눈치를 주며 혀를 차면서도, 이제 너무 흔한 풍경이라 그냥 지나친다. 하지만, 급행전철을 처음 이용하거나 몇 차례 이용해보지 않은 승객들은, '분명 용산에서 출발하는 전철인데 사람이 타고 있나'는 의문을 갖게 마련이다.

이런 광경이 빚어지는 1차적 책임은 플랫폼에 닿기 전부터 열차에 승차해 있던 승객들에게 있다. 안전 문제로 인하여 코레일 측의 허가가 있지 않는 한 금지하는 '얌체 짓'을 했기 때문이다.

동인천과 천안에서 출발한(이하 '상행') 급행전철 열차는 용산역 도착시 3번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천안 방향의 경부선과 인천 방향의 경인선이 구로역 부근에서 합쳐질 무렵에 형성된 수도권 전철의 선로 배열(신도림~노량진 구간 기준으로 방위상으로 북측부터 상행 일반전철 선로, 하행 일반전철 선로, 상행 급행전철 선로, 하행 급행전철 선로 순)이 한강철교를 건너 용산역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데 용산역 3번 플랫폼은 하행 일반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4번 플랫폼과 한 섬으로 맞닿아 있다. 이런 플랫폼의 구조에서, 4번 플랫폼에 닿은 하행 일반전철 차량에서 내린 승객 중 일부 '얌체 승객'은 3번 플랫폼에 닿은 용산역 도착 급행전철 차량에 승차한다.(위 사진)

용산역 3번 플랫폼의 '얌체 승객'은, 그동안의 오랜 경험상 '용산역 3번 플랫폼에 닿은 급행전철 차량은 남영역 방향에 위치한 회차 선로에 몇 분 정도 대기하고 있다가 2번 플랫폼에 닿아 동인천·천안 방향 급행전철로 출발'하며, 그렇기에 '3번 플랫폼에 닿은 급행전철 열차에 승차한 채 회차 선로에서 몇 분 대기하고 있으면 곧 2번 플랫폼으로 들어가며, 그 열차를 한참 기다리고 있던 다른 승객들과 달리 확실히 자리를 보장받아 편히 갈 수 있다'는 원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보라색 상의의 승객. 안내문이 옆에 있고 실제 안내문을 읽었지만, 2번 플랫폼으로 갈 생각이 없이 커피를 마시며 대기해 있다 (왼쪽) 잠시 후 3번 플랫폼으로 온 급행전철 열차에 보이는 왼쪽 사진의 보라색 상의의 승객. 3번 플랫폼에서 정상적 방법으로 기다리던 승객들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보라색 상의의 승객을 쳐다보고 있다 (오른쪽)
▲ 얌체 승객 사례②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를 기다리는 보라색 상의의 승객. 안내문이 옆에 있고 실제 안내문을 읽었지만, 2번 플랫폼으로 갈 생각이 없이 커피를 마시며 대기해 있다 (왼쪽) 잠시 후 3번 플랫폼으로 온 급행전철 열차에 보이는 왼쪽 사진의 보라색 상의의 승객. 3번 플랫폼에서 정상적 방법으로 기다리던 승객들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보라색 상의의 승객을 쳐다보고 있다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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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 승객'은 꾸준히 존재하며 시간이 갈수록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모두 20회 현장 방문, 90여 차례의 확인을 거친 결과 3번 플랫폼에서 한 편성당 최소 10명의 '얌체 승객'을 살필 수 있었다. 이 수치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했다.

용산역 '얌체 승객'이 가장 많은 때는 평일 저녁의 퇴근 시간. 하행 급행전철이 가장 조밀한 간격으로 운행되지만 동시에 하행 급행전철을 이용하는 승객의 수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기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얌체 승객'을 볼 수 있던 때는, 저녁 퇴근 시간대에 3번 플랫폼과 4번 플랫폼에 동시에 열차가 도착했을 때로 이 경우에는 보통 한 편성이 아닌 한 량 당 최소 5명의 얌체 승객을 살필 수 있었다. 이 때에는 상황을 뻔히 알고 있는 급행전철 열차 기관사가 "열차에 타지 말라"고 방송으로 경고하지만 소용없다. 오히려 눈치 보던 사람들이나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마저 얼떨결에 타기도 한다.

다시 안내문을 살펴보다

용산역 3번 플랫폼에 위치한 네 개의 알림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동인천·천안행 급행전동열차 타는 곳은 2번입니다. 3번 타는 곳에 도착하는 전동열차에 승차하면 전동열차가 선로를 바꾸기 위해 교량에서 대기하다가 2번 타는 곳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고, 행선지가 바뀌거나 운행중지되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2번 타는 곳에서 기다리는 고객들로부터 승차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과 민원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반드시 2번 타는 곳에서 승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알림판에 기재된 안내문 내용은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우선 선로를 바꾸기 위한 회차 선로는 용산역 플랫폼에서 살펴보아도 일반적인 선로에 비해 경사도가 느껴질 정도로 높이차가 있다. 근본적으로 승객이 있어서는 안 될 지역이다 보니 기관사 재량의 급정지 및 급출발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당연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부분이다.

행선지를 바꾸는 경우 역시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있는 일이었다. 상행 급행전철로서 운행하던 열차가, 회차 선로에서 행선판을 '광명'으로 바꾼 후 용산~광명 구간의 일반전철로 운행하는 경우라든지, 행선판을 '구로'로 바꾼 후 용산~구로 구간을 일반전철로 운행하고 구로차량기지로 들어가는 등의 일이 존재한다.

지척의 안내문을 보고도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에 승차하고 있다. 이들은 별다른 제지 없이 승차하였으며 2번 플랫폼에서 정상적으로 대기하던 일반 승객 중 상당수의 승객과 달리 앉아서 급행전철 열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갔다.
▲ 안내문에 관계없이 승차하는 '얌체 승객'들 지척의 안내문을 보고도 3번 플랫폼에서 급행전철 열차에 승차하고 있다. 이들은 별다른 제지 없이 승차하였으며 2번 플랫폼에서 정상적으로 대기하던 일반 승객 중 상당수의 승객과 달리 앉아서 급행전철 열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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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까지의 항목은 다음 항목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하다. 앞선 두 항목은 2번 플랫폼으로 되돌아오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얌체 승객'들의 예상대로 급행전철로 운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래서 내리긴 해야 하는데 '바깥에서 지켜보는 눈들이 가득하여 내리기 두렵다고 생각되도' 2번 플랫폼에 내려 갈아탈 수는 있다. 그러나 다음 항목에 해당되는 경우, 2번 플랫폼은 물론 그 어떤 플랫폼으로 되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으로 승객과 코레일 측 모두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바로, '운행중지'되는 경우다. 물론 흔치는 않지만 존재한다. 이는 크게 두 경우로 나뉘는데, 회차 선로를 통과한 후 나오는 용산차량기지에서 중(重)정비를 받고자 이동하는 경우와, 다시 2번 플랫폼으로 나오되 2번 플랫폼에서 정차하지 않고 구로차량기지까지 무정차로 운행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얌체 승객'은 꼼짝없이 차량기지까지 가야 한다.

철도차량기지는 안전과 보안상 일반인들은 사전 허가와 담당직원 동행이 없는 한 출입이 금지돼 있다. 그러한 차량기지에 운행중지된 열차를 타고 온 '얌체 승객’은 나가기 위해 곤혹스러운 과정을 겪는다. 그나마 차량기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열차가 있으면 눈칫밥을 먹더라도 그 열차를 타고 나가면 된다. 하지만, 늦은 시간대라 차량기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열차가 없거나, 배차가 드문 시간대라 차량기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열차가 한참 후에 있으면 코레일과 '얌체 승객' 모두 매우 난감해진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엄연한 승차질서 저해 행위를 계속 하고 있으며, 경각심이 없는 승객이 다수라는 점이다. 3번 플랫폼에서 대기하던 한 중년 여성 승객은 "그냥 좀 봐 주면 안 돼요? 힘들게 사는 서민 더 힘들게 하네"라며 항의했으며 한 젊은 여성 승객은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

심지어 30대로 추정되는 3인의 여성 승객은 동일한 시간에 10여 차례에 걸쳐 마주치기도 했다.

기필코 근절해야 하는 용산역 '얌체 승객'

앞서 언급한대로 현행 용산역 선로 배열은, 천안 방향의 경부선과 인천 방향의 경인선이 구로역 부근에서 합쳐질 무렵에 형성된 후, 한강철교를 건너 용산역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또한 서울~시흥 구간은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인천 방향의 일반/급행 전철, 천안 방향의 일반/급행 전철이 모두 통과하는 구간으로 이미 선로의 정상허용용량을 과포화한 상태다. 일부의 대안처럼, 선로를 변경하거나 큰 공사를 통해 개선하는 것은,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있지 않는 한 비용 문제 이전에 더 큰 혼란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용산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얌체 승객' 현상은, 종착역 근처에서 발생하는 '전 역사로 가서 승차하기'와는 차이가 크다. '전 역사로 미리 가서 승차하기'는 아침 시간에 천안역(경부선), 동인천역(경인선), 오리역(분당선) 등에서 벌어지는데, 천안역, 동인천역, 오리역 등으로 역행한 승객은 해당 전철에서 내려 서울 방향의 열차가 닿는 플랫폼으로 간 후 다른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 승차한다는 점이 차이다.

용산역 '얌체 승객'은 줄을 무시하여 승차질서를 파괴하고, 가서는 안 될 곳까지 갔다 와 철도안전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동일 섬에서 서울방향 일반전철 승하차를 제외한 수도권 전철의 모든 승하차과정이 이뤄지며 안전문제가 제기되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플랫폼을 분리했고 다수의 승객들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더라도 안전한 전철이용을 위해 적극 협조하는 상황이다. 이런 얌체 승객들이 있는 한 복잡한, 그리하여 안전사고의 발생이 우려되는 철도이용환경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용산역 3번 플랫폼에 닿은 전철은 승객을 하차시킨 후 차내의 모든 등을 소등한 후 '회송' 표지를 부착한 후 회차 선로로 이동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회송' 행선판을 부착하고 모든 등을 소등한 열차에도 "타도 돼. 이거 다 속임수야"라고 이야기하며 10여명의 승객들이 승차하였다.
▲ 용산역 3번 플랫폼에 닿은 회송 전철 용산역 3번 플랫폼에 닿은 전철은 승객을 하차시킨 후 차내의 모든 등을 소등한 후 '회송' 표지를 부착한 후 회차 선로로 이동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회송' 행선판을 부착하고 모든 등을 소등한 열차에도 "타도 돼. 이거 다 속임수야"라고 이야기하며 10여명의 승객들이 승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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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 포털사이트 <다음> 철도동호회 대표 권오현씨는 "현재 용산역의 배선 특성상 급행선로용 회차선은 2개가 있다. 따라서 회차 선로의 공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회차 선로로 들어간 열차가 회차 선로에서 10분 이상 대기하고 있다가 2번 플랫폼으로 나오도록 하는 배차의 조정을 통하여 '얌체 승객'의 급행전철의 비양심적 이용에 따른 시간적 이득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철도동호인 김 아무개씨는 "이제 '회송'이라는 행선판으로의 위장도 얌체 승객들에게는 먹히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며 "모든 열차에 대해 '광명'이나 '구로' 등의 행선판으로 위장하여 '얌체 승객'들의 승차를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동인천~용산간 급행전철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 윤 아무개씨는 "3번 플랫폼에 닿은 열차의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로 고속으로 회차 선로로 이동하여 '얌체 승객'들에게 추위와 공포심을 유발하는 방법으로라도, 이 문제를 확실히 근절해야 한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폈다.

급행전철의 용산역 '얌체 승객' 문제는 승객 상당수가 알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안이지만 코레일 측은 집중적인 단속을 펼치지 못 하고 있다. 물론 용산역은, KTX부터 수도권 전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열차가 닿으며, 행선지마저도 다양한 혼잡한 역으로 코레일 측이 이 문제까지 손길이 뻗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의식 개선으로 더 이상 해결이 불가능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용산역 3번 플랫폼에서 미리 열차에 승차하는 '얌체 승객'보다 용산역 2번 플랫폼에서 대기하였다가 승차하는 다수의 일반 승객들이 '얌체 승객'에게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확실한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용산역 2번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 용산역 3번 플랫폼에서 미리 열차에 승차하는 '얌체 승객'보다 용산역 2번 플랫폼에서 대기하였다가 승차하는 다수의 일반 승객들이 '얌체 승객'에게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확실한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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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시민의식, #철도, #급행, #얌체, #용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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