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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이 이회창 대통령 후보에게 여의주를 선물했다. 심형래 감독은 대선 후보 등록을 하루 남긴 24일 오후 '영구아트'를 방문한 무소속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 환담을 나눈 뒤, "은으로 된 여의주인데, 이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며, <디 워>에 나왔던 여의주가 담긴 액자를 이회창 후보에게 선물했다.

 

행운을 준다는 여의주를 받은 이회창 후보는 함빡 웃음을 지으며 심형래 감독에게 "다른 후보에겐 안 줬죠?"라며 농담을 건넸고, 심형래 감독 역시 웃으며 "안 줬다"고 답했다.

 

심형래 "대통령 되면 문화에 관심 가져달라"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심형래 감독을 만나 영화 <디 워> 요약본을 감상하고 환담을 나눴다. 24일 오후 4시30분, 예정된 시간보다 약간 늦게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에 이회창 후보 차가 들어서자, 심형래 감독은 가수 서지영씨와 함께 영구 아트 입구에서 이회창 후보를 반갑게 맞았다.

 

이회창 후보는 심형래 감독을 만나자마자  "청룡상 수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심형래 감독은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영구아트 대표이사실로 안내한 뒤, 나란히 앉은 이회창 후보에게 "이번 <디 워>가 한국영화 미국에서 최초로 2277개 극장에서 개봉했고, 천백만 불 수입을 올렸다"며,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하나로 뉴질랜드 인구 3분에 1을 먹여 살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임프라가 굉장히 열악하다. 나중에 대통령이 되시면 이런 문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디 워>가 영화계 개척자"라며, "과거에도 영화가 나갔지만 <디 워>는 세계에 정정당당하게 간 거 아니냐. 국민들에게 뿌듯한 발자취를 남겼다"고 <디 워>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서 이회창 후보는 "쿼터제다 해서 생존에 급급한 상황인데 자신 있게 가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청룡상 수상 소식을 보고 기뻤다"고 말했다.

 

또 이회창 후보는 "다음 시대에 우리가 가야할 길은 개방이라고 본다. 문화도 새 시장에서 자리 잡고 인정받고 알찬 문화를 일구는 게 지향점이라 생각한다"며 "<디 워>가 개척자로 길을 열어서 앞으로 한국 산업과 영화에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고 심형래 감독을 높이 평가했다.

 

이회창 "제가 대통령이 되면, 물론 되겠지만..."

 

이어서 이회창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물론 되겠지만(웃음) 심형래 감독이 말하는 대로 할 테니까…"라고 말한 뒤 불현듯 "가만 있자. 이게 선거법 위반이 되나?"고 말한 뒤 웃음으로 말을 맺었다.

 

심형래 감독은 "대통령 될 분이 이렇게 와서"라며, "어떻게 세계시장 가나? 앞으로 테크놀로지, 기술로 세계시장에 나가야 한다.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 피겨가 고부가가치 사업"이라고 영화 제작상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이 끝나자 심형래 감독은 일어서서 영화 <디 워>에 나왔던 여의주라며 이회창 후보에게 미리 준비해둔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 속에 든 여의주를 가리키며 심형래 감독은 "은으로 된 행운 여의주다. 이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며 "악을 물리친다"고 여의주에 대해 설명했다. 여의주를 받아든 이회창 후보는 함빡 웃음을 지으며 "다른 사람은 안 줬죠?"라며 농담을 건넸고, 심형래 감독 역시 웃으며 "안 줬다"고 대답했다.

 

여의주가 든 액자를 받아든 이회창 후보는 심형래 감독에게 "세계는 정해진 룰이 없다"며 "역사는 우리가 창조하는 것"이라고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심형래 감독과 환담이 끝난 뒤 이회창 후보는 주요한 장면만 짧게 편집한 영화 <디 워>를 감상했다. 이회창 후보와 나란히 앉은 심형래 감독은 "시스템을 알아야 세계 시장에 갈 수 있다"며 나오는 영화장면에 대해 이회창 후보에게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짧게 편집된 <디 워>에 이어 심형래 감독이 영화 <디 워>를 만드는 메이킹 필름이 상영됐다. 메이킹 필름 말미엔 영화 <디 워>가 국내 상영할 때, 영화 엔딩 장면에 흘러 화제가 됐던 자막 화면, 심형래 감독이 개그맨에서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으로 변신하며 품었던 꿈에 대한 독백을 담은 자막 화면이 흘렀다.

 

심형래 "TV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준비된 화면을 다 감상한 뒤 이회창 후보는 심형래 감독에게 "<디 워>의 10배, 20배 되는 성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와 악수를 나눈 심형래 감독은 문득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저도 TV를 보고 얼마나 솔직히 많이 울었는지…, 저희 장모님도 울고…"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이회창 후보는 "이제 웃음을 드릴 거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심형래 감독은 "요즘도 카메라만 갖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다시 한 번 테크놀로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담이 끝난 뒤 심형래 감독은 영구아트 사무실과 <디 워> 미니어처가 놓인 스튜디오 곳곳을 돌며 이회창 후보에게 <디 워>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이회창 후보가 떠난 뒤 만난 심형래 감독은 "이회창 후보 측의 요청으로 만났다. 오시겠다는 데 못 오시게 할 순 없지 않냐"며 "문국현 후보도 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 아니냔 질문에 심형래 감독은 "난 정치는 전혀 관심 없다"며 "지지하고 이런 것보다 문화계를 알려야지 하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심형래 감독은 "사실 저희가 천막에서 이렇게 작업할 건 아니지 않냐"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회창 후보와 심형래 감독이 환담을 나눈 심형래 영구아트 대표이사실 책상 위엔 올 해 11월에 발간한 '고대교우회보'와 '월간조선 9월호'가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태그:#심형래, #이회창, #디 워, #여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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