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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다. 은행나무마다 잎사귀를 붙잡아두는 기간이 다른가 보다. 나무와 까치가 타협이라도 한 걸까? 까치의 자유로운 통행을 허락한 걸까? 어떤 은행나무는 벌써 노란 잎사귀를 모두 떨어뜨리고 시린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만인가. 쌓인 잎사귀 위에 뒹굴어 본다. 은행잎에 뒹구는 일은 초심자나 할 일이다. 뭘 모르고 일단 구르고 나니 온몸에서 구린내가 난다. 그래도 좋다. 가을이 아니라면 잎사귀를 이불 삼아 엎드려보고 누워보는 일을 언제 해 볼 수 있으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학교마다 격문이 붙고 교실마다 찰떡이 전달된다. 영역별 아홉 등급 가운데 어떤 등급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영달과 가문의 명예가 걸려 있다는 수능!

 

언제나 다른 나라처럼 기준 점수만 놓고 통과냐 실패냐로 시험을 치를 수 있을까?

 

교정 은행나무 잎사귀가 노랗게 물들더니 가을바람에 한잎 두잎 낙하하여 진입로를 휘덮는다. 노란 은행잎이 두텁게 이부자리를 만든다. 큰대자로 누웠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요와 평화!

 

이대로 시간이 머물 순 없을까?

 

우리 수험생들에겐 두 가지 욕구가 있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수능을 끝내고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거나, 학력 상승에 매력을 느껴 수능 시험일이 연장되기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천재지변이 없는 한 11월 15일은 결전의 날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시험이란 게 뭘까? 언제나 강조하는 나만의 3정 법칙이 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문제를 ‘정’확하게 다 풀어야 하는 것이 시험이다. 영역별로 정해진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모든 문항을 정확하게 모두 풀어야 한다.

 

수능시험에 임하는 수험생이나 그 가족이라면 누구나 ‘수능대박’을 꿈꾸리라. 그래, 은행잎에 뒹굴며 12년 동안 대입에 초점을 맞춰 지독한 경쟁 속에 걸어온 수험생들을 생각했다.

 

수…… 능…… 대…… 박

 

 

수능 대박은 노력한 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누구나 대박을 내면 변별력이 없겠지. 전국의 수험생들이여! 부디 실수하지 말고, 너무 서둘러서 정답 밀려 쓰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후회 없이 보여주기 바란다.

 


태그:#TNS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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