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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고구려 사극 드라마 <대조영> <태왕사신기>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완소 악역이 존재한다는 것.

 

물론 이 악역들은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상에서 이들은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우며 극을 긴장속에 이끌어 나간다. 그렇기에 가상의 악역들은 극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드라마 속에서 생명력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야유와 원망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드라마의 인기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악역, '완소악역'이라고 시청자들에게 불리는 그들은 지금 사극 드라마에서 맹활약 중이다. 그들이 있기에 주인공들이 더욱 빛난다.

 

<대조영>에서는 신홍(김규철 분)이라는 인물이, 그리고 <태왕사신기>에서는 연씨부인(김선경 분), 화천회 대장로(최민수 분)가 시청자들에게 '완소악역' 불리고 있다.

 

<대조영>의 악역 신홍은 주인공 대조영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급기야 거란의 왕마저 죽인다. <태왕사신기>의 연씨부인은 자기 자녀를 쥬신의 왕이라 믿고 반란을 꾀하는 인물이다. 화천회 대장로도 야망을 위해 고구려를 내분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게 된 이유는 뭘까?

그들의 이유있는 악역! 시청자를 사로잡다

 

'신홍', '연씨부인', '화천회 대장로'등, 이 고구려 사극의 악역들은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그저 이유없이 나쁜짓만 하는 수동적 악역이 아니다. 악역이 되는 나름대로의 원인이 있는 역동적인 악역인 것이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나쁜 짓, 그렇기에 그들의 행동들은 비록 잘못된 행동이지만 시청자들로 하여금 나름의 공감을 얻고 있다.

 

<대조영>의 신홍은 그런 악역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온갖 계략과 획책으로 주인공인 대조영 일행을 끊임없이 위기에 빠트린다. 그런데 신홍의 이런 악한 이미지 이면에는 자신이 모시는 군주에 대한 충성심이 들어있다. 또 과거 대조영의 아버지(대중상)가 자신의 주인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심이 들어있다.

 

그렇기에 '하는 짓마다 밉상'인 악역이라도 신홍의 본심은 이유없는 악이 아니기에 정당성을 갖는다. <대조영>에서 대조영이 영웅의 정치를 보여준다면, 신홍이라는 이 가상의 악역은 현실의 정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렇기에 신홍이란 악역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연민을 느끼게 한다.

 

그런 악역에 대한 연민은 <태왕사신기>에서 더욱 진하게 풍겨져 온다. <태왕사신기> 2화에서 열연을 펼쳤던 악역 '연씨부인'이 주인공. 그녀의 '완소' 악역 연기는 아직까지도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연씨부인은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급기야 왕을 독살하려는 음모를 꾸민 악역이다. 그렇기에 여느 드라마에서는 못되고 표살스럽게만 그려졌을 역할이다. 하지만 <태왕사신기>에서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만들어내 공감을 얻어냈다.

 

그녀가 악역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자기 자녀를 쥬신의 왕이라 믿었던 믿음 때문이다. 급기야 그 믿음 때문에 자기 목숨마저 버리고 아들을 지키는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악역이지만 아름다웠다'는 평가를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태왕사신기>에서는 그런 이유있는 악역의 바통을 '화천회 대장로'가 이어받았다. 화천회 대장로는 호족의 후손으로, 주인공 광개토대왕(담덕)을 끝까지 괴롭히는 인물로 나온다.

 

최민수가 열연하고 있는 가상의 악역 '화천회 대장로'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자신들을 세계를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2천년'의 시간을 기다려온 그 열망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가 남기는 대사 하나들은 묘한 여운을 전해준다.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또다른,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완소악역들, 그들의 악역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악역의 운명, 그렇기에 그들을 미워할 수 없다면 꼭 한가지는 알아두자. 완소악역들 그들의 열연이 있어 드라마가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태그:#완소악역, #태왕사신기, #대조영, #신홍, #연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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