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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하는데, 먼저 대통령이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을 통한 공동번영 구상을 말씀하셨다. 이어 김영남이 굉장히 긴 준비된 원고를 읽어나갔다. 그 동안 남북간에 걸쳐있는 근본문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의도 포함돼 있었다. 거의 1시간 가까이 걸린 연설을 들으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대통령이 적절히 잘 끝맺음 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5일 남북정상회담 뒷얘기들을 일부 소개했다.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 나오기까지 북한과 밀고 당긴 과정. 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저녁 귀환보고회에서 "첫날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나고 나서는 눈 앞이 캄캄했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오전 회담까지도 힘들었으나, 오후에 가서 풀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둘째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분위기에 대해서는 "오전 첫 단독회담에서는 양측이 준비한 내용들에 대해 솔직하고 정확하게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주의 개념과 개혁개방에 대한 오해 등 몇 가지 개념의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전 대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해소됐으며, 그 바탕에서 오후 회의는 원만히 진행돼 여러 의제 놓고 토의하면서 합의에 이르러 공동선언을 채택할 수 있었다는 것.

 

"김정일 위원장 건강 전혀 문제 없다는 느낌 받았다"

 

이 장관은 김 위원장이 4일 전격적으로 체류기간 하루 연장을 제의한 배경에 대해서는 아리랑공연 관람과 연관 지어 설명했다. "마침 3일 오후에도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저녁 아리랑 공연이 취소될 것으로 예상한 것 같다"면서 "직원을 불러 저녁 날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 이해로는 한국 풍습에 잘 환대하기 위해 '하루 더 묵고 가시죠'라고 호의로 요청하는 경우 있는데, 그런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다음날 예정된 오찬도 여유 있게 하고, 아리랑 공연도 보고, 그 다음날 아침에 떠나면 어떠냐, 이런 차원이었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문제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건강하고, 나보다 나이도 위인데 건강에 전혀 문제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논의틀과 관련 공동선언에 '3자 또는 4자'로 표현된 것이 남북간 이견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조항은 남북간 완전한 합의하에 설정했다"면서 "다만 3자냐 4자냐는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방안이 더 필요하고 효율적이냐에 따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상회담 합의내용의 향후 추진계획과 관련, 이 장관은 "정상이 발표한 선언문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비준 등 법적 절차를 밟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5개년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후 국회에 보고하고 국민들에게 고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오규 부총리 "합의이행 재원은 해외개발펀드 등으로 추진 가능"

 

이날 세종로정부청사 별관에서 이 장관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설명회를 가진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번 합의에서 동해안과 해주항 등의 개발에 관련된 재정부담 우려에 대해 "우리 항만공사 등이 추진하고 있는 2조원 규모의 해외항만개발펀드로 충분히 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항만개발은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으로부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자금은 생각하는 것처럼 큰 규모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신의주간 철도 개보수에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는 견해와 관련, "경의선 개보수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는 국제 물류프로젝트"라며 "국제 합의도 있기 때문에 국제 협력으로도 일정부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그:#남북정상회담, #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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