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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토요일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다.
▲ 홍콩의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 베이 많은 사람들이 토요일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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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위 감독, 양조위·장만옥 주연 홍콩영화로서 국내에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영화인 <화양연화>. 홍콩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같은 아파트 옆집에 이웃하여 사는 남녀가 각자의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하는, 기묘한 인연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서로의 처지를 위로하던 장만옥과 양조위가 관계가 발전하며 처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곳이자 그 이후로도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즐겼던 곳은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역 F출구에 위치한 리가든스 쇼핑센터 뒷골목의 '골드핀치 레스토랑(Goldfinch Restaurant)'이다.

골드핀치 레스토랑은, 양가위 감독이 감독을 맡고 양조위와 장만옥이 주연으로 함께 하며 <화양연화>의 속편 이라고도 불리던, 영화 <2046>에도 나온다. <2046>은 양조위(주선생)와 장만옥(수리첸)이 머무르던 방 번호이며, 골드핀치 레스토랑은 양조위가 소설을 쓰는 공간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 곳이다.

골드핀치 레스토랑, 그 곳에 가다

현재 한국에는 노면전차가 존재하지 않지만 인천 동인천역~인천역(차이나타운)~월미도 구간을 비롯 한국에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 코즈웨이 베이를 지나는 트램 현재 한국에는 노면전차가 존재하지 않지만 인천 동인천역~인천역(차이나타운)~월미도 구간을 비롯 한국에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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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사추이 산책로에서 오후 시간을 보낸 우리는 스타페리를 타고 센트럴로 넘어왔다. 하지만, 센트럴에서 코즈웨이 베이로의 이동은 순탄치 않았다. 그리고 코즈웨이 베이에서 우리가 '홍콩 도착해서 여기서 저녁식사 하자'고 얘기한 골드핀치 레스토랑을 찾는 것은 더욱 더 큰 난관이었다. 

관광객이 많은 토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최대한 홍콩 현지민으로 보일 것 같은 사람을 찾아 물어보게 되었다. 짐 없이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을 찾았더니 마침 현지민이었고 그는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좌측이 예은이(김예은), 우측이 영호 형(김영호)
▲ 길을 잃은 우리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홍콩 주민 관광객이 많은 토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최대한 홍콩 현지민으로 보일 것 같은 사람을 찾아 물어보게 되었다. 짐 없이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을 찾았더니 마침 현지민이었고 그는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다. 좌측이 예은이(김예은), 우측이 영호 형(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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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만났던 홍콩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다. 우리도 영어가 능수능란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우리가 만났던 홍콩 사람들 역시 영어가 완벽하지는 않았던 상황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기회를 물리면서까지 함께 지도와 여행가이드북을 봐가며 열심히 설명해 주는 모습에 고마웠다.

결국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골드핀치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오는 길을 비롯 식당 입구까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뭔가 범상치 않은 느낌이 컸다. 쉽게 찾아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꽤 어렵게 도착한 레스토랑이었다. 더욱 잘 먹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홍콩 코즈웨이 베이 리가든스 쇼핑센터 뒷 편에 위치해 있다. 영화 '화양연화', '2046'의 배경이 된 레스토랑.
▲ 골드핀치 레스토랑 홍콩 코즈웨이 베이 리가든스 쇼핑센터 뒷 편에 위치해 있다. 영화 '화양연화', '2046'의 배경이 된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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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식당에서도 그렇듯 메뉴판을 봤다. 그 중 메뉴판 제일 뒷편의 <화양연화> 세트메뉴(2인용)와 <2046> 세트메뉴(2인용)가 눈에 띄었다. 상세 메뉴와 가격을 보니 이 식당에서 가장 고급스러울 것 같은 세트메뉴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두 2인용 메뉴는 각각 HK300$ 정도(한화 3만6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대학생 입장에서 2인분이라 할지라도 HK300$ 정도의 가격은 싼 가격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장소로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 홍콩 이외의 지역에도 유명한 이 레스토랑에서, 음식 가격이 한국 패밀리레스토랑보다 저렴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HK100$ 미만의 메뉴를 다양하게 주문하는 것보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화양연화> 세트메뉴와 <2046> 세트메뉴를 주문하였고, 더불어 이 곳의 단품메뉴 중 제일 비싼 '비둘기요리'를 주문하였다.

사실 비둘기요리를 주문하기 전까지는 갑론을박이 심했다. 한국에서의 비둘기는 속칭 '닭둘기'라고 불리우며 위생적으로도 안 좋은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 먹어보지 못 하리라는 생각에 과감히 주문하기로 의견을 모으게 된다.

'화양연화', '2046' 등 홍콩 유명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골드핀치 레스토랑. 음식이 나오는 동안 우리는 연신 사진 찍기에 바빴다.
▲ 골드핀치 레스토랑에서 사진찍기 '화양연화', '2046' 등 홍콩 유명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골드핀치 레스토랑. 음식이 나오는 동안 우리는 연신 사진 찍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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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가 먹게 될 음식은 본 요리인 달팽이 요리, 랍스터, 비둘기 요리, 홍합 요리, 안심스테이크, 등심스테이크,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스프 3종 세트(크림스프, 야채스프, 생선스프), 샐러드, 빵, 디저트로 나오는 음료수, 아이스크림으로 확정됐다. 정말 메뉴만 들어도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놀라운 것은 얼추 계산해도 우리가 내야 할 돈은 HK830$ 정도(한화 10만원 전후)면 족하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이 정도의 세트메뉴를 이 정도의 프리미엄(2회의 영화촬영지)이 있는 곳에서 먹는다면 과연 어떤 가격이 나왔을까? 최소 20만원은 나왔으리라 본다.

토요일 오후이기도 했지만 영화촬영지 명성이 큰 골드핀치 레스토랑은 홍콩 현지민들은 물론 관광객까지 매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 골드핀치 레스토랑 내부풍경 토요일 오후이기도 했지만 영화촬영지 명성이 큰 골드핀치 레스토랑은 홍콩 현지민들은 물론 관광객까지 매우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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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먹어보는 달팽이 요리와 비둘기 요리가 꽤 기대됐다. 특히 '골뱅이와 비슷하다' 식으로 이미 경험자(?)의 이야기를 몇 차례 들은 달팽이 요리보다, 아무도 경험자가 없는 비둘기 요리는 정말 어떨지 기대가 컸다. 과연 맛있을까 그리고 안전할까(?) 걱정되었다.

달팽이 요리, 비둘기 요리, 랍스터, 스테이크, 그리고...

스프, 빵, 샐러드 등 여느 레스토랑에서 앞서 나오는 메뉴들이 먼저 나왔다. 살짝 달착지근한 김치찌개를 연상케 하는 야채스프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총 세 그릇의 스프, 우리의 계속되는 리필 요구에도 꾸준히 채워준 빵, 나름대로의 데코레이션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샐러드 등 애피타이저 메뉴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홍합 요리와 달팽이 요리가 차례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야채스프, 크림스프, 생선스프
▲ 스프 3종 세트 야채스프, 크림스프, 생선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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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섯 개가 나오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여섯 명에 딱 맞춰 나온 홍합 요리와 달팽이 요리. 정말 순식간에 접시가 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달팽이 요리의 경우 처음 먹기에 더욱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딱히 '맛있었다', '맛없었다' 라는 점을 판단하기 힘들었다. 다만 새로운 음식에 대한 '최대정지마찰력'이 지나치게 큰 내가, 이를 극복해가며 천천히 먹어보니 크게 거부감가지 않았고 부드럽게 넘겼다는 정도가 내 총평이다. 홍합 요리는 피자에 사용하는 치즈와 믹싱하여 나오는 음식인데 치즈의 맛과 치즈에서 느낄 수 있는 향으로 인해 해산물 특유의 냄새가 최소화되는 바람에, 해산물 특유의 냄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게는 은근히 괜찮게 느껴진 요리였다.

앞서 나온 달팽이 요리 등의 음식을 서서히 먹고 있을 무렵, 드디어 이번 저녁식사의 메인 메뉴라 할 수 있는 안심스테이크, 등심스테이크, 비둘기 요리와 이에 더해 생선살이 올려진 덮밥이 나왔다. 딱 여섯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에 올려진 음식이 정말 푸짐했다. 일부 접시를 치웠음에도 메인메뉴 네 접시에 샐러드, 스프, 빵까지 있었다.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표현을 써도 괜찮을 정도였다.

홍합 요리(左上), 달팽이 요리(右上), 비둘기 요리(左中), 랍스타(右中), 스테이크(左下), 샐러드(右下)
▲ 골드핀치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각 요리의 확대사진 홍합 요리(左上), 달팽이 요리(右上), 비둘기 요리(左中), 랍스타(右中), 스테이크(左下), 샐러드(右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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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두 종류는 이번 여름에 서울과 프랑크푸르트에서 먹었던 스테이크와 비교했을 때 약간 차이가 있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게서 정작 우리는 잘 못 맡는 '마늘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하듯이 우리가 홍콩에 와서 맡았던 특유의 '홍콩 냄새'와, 점심식사 때 먹었던 갈비탕수육과 덮밥에서 나오는 중국 스타일의 향신료 향이 스테이크의 소스에 자연스레 녹아들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미디움으로 주문한 스테이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칼임에도 다들 칼질이 잘 안 되긴 했지만, 입안으로 들어갔을 때 씹는 질감은 상당히 괜찮았다. 덮밥은 다른 무수한 메인요리에 밀려 그다지 맛보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 말에 의하면 그럭저럭 무난했다 한다.

'화양연화' 세트 메뉴 및 '2046' 세트 메뉴에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어찌 보면 메인 메뉴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비둘기 요리. 외관상 치킨(닭) 요리처럼 생긴 이 요리의 맛은 닭 요리는 물론 오리 요리나 칠면조 요리 같지도 않았다. 오히려, 마치 순대 주문하면 같이 나오는 '간' 등 '내장'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같았다. 더군다나 소금에 찍어 먹는 형태이다 보니 그런 느낌은 더욱 강했다.

골드핀치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여섯 명 모두 차와 아이스크림을 먹게 되었다.
▲ 파인 피치와 우롱 아이스티 골드핀치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여섯 명 모두 차와 아이스크림을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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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음식을 남기는 것이 미덕이라는 헛소문(?)에 서브 메뉴를 적당량 남긴 상태에서 얘기하며 쉬니, 디저트 주문을 받는다. 세트 메뉴가 각 2인, 비둘기 요리가 각 1인으로 쳐서 5인분의 디저트가 나오고 1인분은 별도 계산된다 말한다. 결국 1인분을 더 주문하기로 하고, 아이스크림과 밀크티, 우롱차, 파인쥬스 등의 음료수 등을 즐겼다.

이 무렵 친절한 주인 및 종업원과 우리는 자연스레 얘기를 나눌(비록 기초영어로 서로 더듬댔지만) 정도로 친근해졌다. 영화에 나온 위치에서 사진도 찍고, 영화 배경 엽서를 기념품으로 받으며 식당을 나왔다. HK20$ 정도의 팁을 포함하여 HK900$(한화 11만원 정도)로, 총 6명이 각각 1인당 1만 8천원 정도에 즐긴 행복한 만찬이었다.

코즈웨이 베이 쇼핑거리

한국에서 상가임대료가 제일 비싼 곳으로 '명동'을 꼽는다. 그럼 홍콩에서 상가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어디일까? 홍콩에서 상가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홍콩섬의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 銅羅灣)'이다. m2당 무려 1만1653달러(2005년 기준), ft2당 1134달러(2006년 기준, 이상 미 커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자료) 라는 살인적인 상가임대료를 자랑하는 이 곳은, 상가임대료로 뉴욕에 이은 세계 2위이자 아시아 1위의 상가임대료를 보인다. 그 정도로 상권이 발달되어 있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코즈웨이 베이를 대표하는 쇼핑몰로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를 비롯, 명품 브랜드 중심의 '리 가든(The Lee Garden) 쇼핑센터', 트랜디 아이템 중심의 '리 시어터 플라자(Lee Theatre Plaza)', 다양한 스타일을 포괄한 패션 쇼핑몰인 '아일랜드 비벌리(Island Beverley)', '패션 아일랜드(Fashion Island)', 일본계 백화점인 '홍콩 세이부(HongKong Seibu)', '소고 백화점(Sogo Department Store)', 인테리어 쇼핑몰인 '스타일 하우스(Style House), '프랑 프랑(Franc Franc)', '이케아(IKEA)' 등이 위치해 있다.

코즈웨이 베이로 접근하기 가장 편리한 방법은 지하철 Island Line(巷島線) 코즈웨이 베이 역에서 내리는 것이다. 공항에서 AEL(Airport Express Line)을 타고 홍콩역까지 온 사람의 경우 홍콩역 인근 AES 승차장에서 AEL 승차권만 보여주면 AES(Airport Express Shuttlebus, 홍콩역과 홍콩 내 주요 호텔 순회)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 AES의 경우 무료 및 바깥풍경 감상 등의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장점에 비해 12~24분에 따른 배차로 대기시간이 길며 정체 등의 단점이 커서 쉽게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AEL과 TungCung Line(東通線)이 정차하는 홍콩역은 Island Line이 정차하는 센트럴(Central, 中環)역과 멀지만 연결되어 있다. 센트럴역에서 Island Line을 탈 경우 차이완(Chai Wan, 柴灣) 방향으로 세 정거장 거리에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 銅鑼灣) 역이 있다. (단, AEL과 Island Line 간에는 별도 요금 징수) 카오룽반도의 침사추이 방향에서 올 때에는 깜종(Admiralty, 金鐘)역에서 Island Line으로 갈아탄 후 차이완 방향으로 두 정거장 거리이다. 성완~센트럴역~완차이~코즈웨이베이~노스포인트 구간에는 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 기사는 20대를 위한 지식정보포털사이트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 및 내일여행 투어호스트 홈페이지(www.naeiltour.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콩, #골드핀치, #화양연화, #2046, #코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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