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7일 개막하는 2007 아시안컵에 출전할 최종 선수명단이 발표된 가운데, 중원의 키 플레이어 김남일(수원)이 쓰러지고 말았다.

▲ 작년 K리그 올스타전에서의 김남일 선수의 드리블 순간
ⓒ 남궁경상
19일 소속팀 수원 블루윙스는 김남일의 '스포츠 탈장'이 악화돼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베어벡 감독은 당장 대체선수를 찾아야 하는 절체절명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한국 대표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총사인 박지성(맨유),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이 나란히 부상 여파로 아시안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고, 그나마 프리미어리거로 유일하게 출전명단에 들어있는 이동국(미들즈브러)마저도 컨디션 난조로 출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월드컵의 영웅 안정환(수원)도 컨디션 난조로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한 상태이고, 이영표를 대체할 최고의 K리거로 평가받는 장학영(성남)은 예비출전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이번에는 한국의 중원을 책임져온 진공청소기 김남일마저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문제는 김남일만 한 대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국내에서 당장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파들이 한 명도 출전하지 못하는 가운데 중원에서 '진공청소기'라는 애칭을 갖고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져온 김남일마저 빠진다면 호주나 이란 등 우승 후보들과의 중원싸움에서 열세를 보일 것이 자명한 일이다.

베어벡 감독은 대체 선수로, 예비 명단에 소속된 백지훈(수원)과 오장은(울산) 둘 중 한 선수를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유력한 선수는 올림픽 대표팀에서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베어백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백지훈이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에서 백지훈과 함께 더블볼란테 역할을 수행해온 오장은도 멀티플레이어를 소화하는 매력적인 강점으로 선발 가능성이 있다. 비록 이들이 '패기'로 뭉쳐 있지만, 과연 '김남일'이라는 '관록'을 뛰어넘는 활약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물론 작년 K리그 우승팀이자 올해도 리그에서 독주 중인 성남 미드필드 진영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상식이나 같은 팀에서 김상식, 김두현과 발을 맞추고 있는 손대호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작전 수행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당장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큰 무대를 두루 경험한 김남일의 관록을 이 두 선수가 손색 없이 메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한편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한국의 중원 시스템으로 정착된 더블볼란테의 한 꼭지점을 형성하던 김남일의 이탈은 이 전술의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지난 월드컵에서 김남일과 함께 더블볼란테를 경험했던 이호(제니트)와 최근 K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두현(성남)이 수비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마당발' 김정우(나고야)가 이 둘의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준다면 김남일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전술은 김남일에게는 부족한 김정우의 중거리슛을 이용해 한국의 득점력을 끌어 올려줄 수 있다. 하지만 호주와 이란 같은 강팀과의 중원싸움에서도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베어벡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대회의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이전 출전했던 여느 아시안컵 때와 비교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 오히려 베어벡 감독의 진정한 작전 능력을 시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 베어벡 감독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어느 때보다 치밀한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과 작전을 세워 이 상황을 정면돌파해야 할 때다.
2007-06-19 14:53 ⓒ 2007 OhmyNews
김남일 아시안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