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역 앞부터 시작되는 오르후스 최고 번화가
ⓒ 강병구
▲ 오르후스의 컨테이너 여행안내소
ⓒ 강병구
코펜하겐 여행을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덴마크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오르후스였다. 사실 안데르센의 고향인 오덴세나 코펜하겐이 위치하고 있는 덴마크의 중심지인 셸란 섬 인근 도시를 돌아보고 싶었으나, 오르후스로 향한 것은 단 한가지의 이유 때문이었다.

바로 내 유럽여행의 큰 목적 중의 하나인 '레고랜드'에 가기 위해선 오르후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좀 황당할지도 모를 이런 이유가 나에겐 매우 중요했다. 어릴 적부터 무척이나 좋아했던 레고로 이루어진 테마파크가 덴마크에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후로, 나에겐 덴마크 곧 레고랜드였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도시?

아무튼 이런 이유로 오르후스를 선택하여 도착한 5월 26일 오후, 역시나 처음 도착한 도시에선 방부터 잡고 여행을 시작해야 했다. 오르후스 시청 옆의 컨테이너에 있는 여행 안내소에서 여러 종류의 방들을 소개 받았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다. 여행안내소의 도움은 접고, 터벅터벅 걷다가 여행서에 나온 저가 호텔에 들어가 방을 잡았다(저가라곤 하지만 7만원에 가까운 상당한 금액이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오르후스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행서에 나온 오르후스의 첫 소개말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도시'란다. 작은 도시지만(인구 22만 정도) 대도시가 갖춰야 할 모든 기능과 시설을 갖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뭔가 모순적인 이 말이 오르후스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크게 했다.

▲ 오르후스 대성당의 모습
ⓒ 강병구
코펜하겐에서처럼 무료로 탈 수 있는 시티 바이크(city bike)를 하나 잡아타고, 먼저 오르후스 역 앞으로 나섰다. 역 앞에서부터 오르후스의 자랑인 오르후스 대성당까지의 번화가는 보행자 전용도로로 오르후스에서 가장 활기차고 사람이 많은 길이다.

당연히 온갖 종류의 상점과 볼거리들이 즐비한 곳으로 오르후스의 활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오르후스의 '명동'이다. 백화점과 수많은 종류의 식당들, 그리고 오르후스 대성당 앞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거리예술 등이 여느 유럽 도시처럼 즐거움을 준다. 걷다 보면 이 길과 교차하는 작은 강을 하나 만날 수 있는데, 좀 지대가 낮은 이 강가에는 수많은 노천카페들이 펼쳐져 있다. 한가로운 덴마크를 느끼고 싶다면 이런 경치 좋은 카페에서 가벼운 차 한잔도 좋은 것이다.

덴마크의 민속촌으로

▲ 덴마크의 민속촌 덴 감레 비의 모습
ⓒ 강병구
오르후스에는 덴마크의 민속촌이라 할 수 있는 덴 감레 비(올드타운)가 있다. 다른 도시들의 올드타운이 도심 중심에 위치하여 여전히 도시 기능 속에 녹아 들어 있는 것에 비해, 이곳은 200~400년 전의 건물들을 고스란히 보존하여 과거 덴마크의 모습을 물씬 느끼게 한다.

민속촌이란 소리에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야 할지 고민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다만 관람 시간에 가면 오래된 상점에서 파는 커피를 마셔보거나 옛 방식으로 빵을 굽는 빵집에서 빵을 사먹을 수도 있다.

관람 시간이 넘었다면 가게들이 문을 닫아 그런 것을 경험할 수는 없지만, 조용하고 오래된 덴마크 마을을 즐기기에는 별 무리가 없다. 오히려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엔 한가로이 산책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도 오후 6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어서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하지만 조용한 것이 덴마크의 민속촌을 구석구석 살펴보기는 오히려 더 좋았다. 풍차와 물레방아가 도는 모습도 신기했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개울 앞의 벤치에 앉아 북구의 하늘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따뜻한 차가 한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말이다.

▲ 덴 감레 비의 전경
ⓒ 강병구
오르후스에서 먹은 음식들

▲ 싼 중국요리 뷔페 차이나 워크 하우스
ⓒ 강병구
모르는 곳에 와서 음식을 고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여행자에게 싸고 푸짐한 식단은 항상 꿈과 같은 일이다. 덴마크에선 전부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이런 여행자의 마음을 채울 곳들이 있는데, 전에도 소개했던 수많은 뷔페 식당들이다.

오르후스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이 차이나 워크 하우스라는 중식 뷔페였다. 코펜하겐에서 출발할 때 간단히 먹은 도넛이 이날 섭취한 음식의 전부였기에 출발할 적부터 여행서에서 싸고 푸짐하고 맛있다는 평을 보고 노리고 있었다.

호텔에다 짐을 풀자마자 역 근처에 있는 이곳으로 향했다. 점심 시간이 좀 지난 시간이었는데, 이곳에서도 꽤 유명한 곳인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접시를 들고 음식 차림대로 가니 10여가지의 간단한 중국 요리들이 가득 놓여있었다. 춘권튀김, 탕수육 등의 튀김요리들이 주였고, 볶음밥 등도 있었다.

코펜하겐에서 뷔페에 실패해 본 아픈 기억이 있기에, 맛이 괜찮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허기진 배는 우선 접시에 가득 담기를 명령했다. 가득 담은 접시를 들고 테이블에 앉아 먹기 시작하는데, 정말 맛이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맛도 전혀 문제없고, 무한히 퍼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감동스러울 뿐이었다.

▲ 덴마크 피자헛의 뷔페 안내 현수막
ⓒ 강병구
그래서 몇 접시를 먹다가, 결국 맛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다. 주로 튀김류로 이루어진 이곳의 뷔페식당은 냉동식품 뷔페였다. 주인은 차림대의 음식이 떨어지기 무섭게 계속 냉동고에서 냉동식품을 꺼내어 튀기기 바빴고, 몇 종류 안 되는 다른 음식들은 튀김류가 채워지는 것에 비해 다시 채워지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과적으로 덴마크에서도 내 입맛을 만족시켜준 세계 공통의 맛은 냉동식품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만한 가격에(1만원 정도), 그렇게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또 오르후스에서 찾은 다른 뷔페도 우리나라에도 있는 피자헛으로, 피자를 뷔페형식으로 파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체인점도 덴마크에선 뷔페 식단을 짜야 하는가 보다.

▲ 덴마크 전통음식 스뫼레브뢰드
ⓒ 강병구
그렇다고 오르후스와 덴마크의 음식이 이렇게 저렴하고 국적불명인 것만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북유럽의 요리들이 다양하지 못한 점은 있지만, 각국의 전통적인 요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덴마크의 대표적인 요리로 '스뫼레브뢰드'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오픈 샌드위치라고도 하는데, 빵 위에 어패류나 채소 등을 얹어 먹는 요리이다.

그동안 저렴한 음식들만 전전했지만, 한번은 덴마크 음식을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역 근처에 있는 덴마크 전문 요리점을 찾았다. 가격표에서 가장 저렴해 보이는 것과 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어떤 요리가 나올까하는 기대감과 혹 못 먹는 것 아니야 하는 걱정이 교차했다.

다행히도 나온 음식은 먹기에 무리가 없는 것이었다. 아니 맛깔나는 덴마크 맥주와 함께 먹으니 최고의 맛이었다. 다만 맛있게 난 뒤 받아든 계산서가 맥주 한잔의 알콜기도 허락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 오르후스를 가로지르는 강변의 노천 카페들
ⓒ 강병구

덧붙이는 글 | 자료정리로 인해 한 회가 늦어졌습니다.

지난 2006년 4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유럽 여러 국가를 여행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즐거운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다음 기사는 6월 1일(금요일)에 이어집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