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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 사이에서는 '담임선택제'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높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올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생이 직접 원하는 담임선생님을 선택하는 '담임 선택제'를 시행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충암고는 지난 14일부터 학교 홈페이지에 1학년 20개의 반 담임을 맡을 교사 20명의 명단과 담임교사들의 과목, 사진, 운영방침 등을 게재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참고하여 학급 담임을 선택하라 하였습니다. 한 학급 정원 37명을 초과하면 다른 학급을 선택해야 하는 선착순이었습니다.

충암고 신입생 739명 중 651명 즉, 88%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선택하였습니다. 20명의 예비 담임선생님 중 12명은 정원을 채웠지만 8명의 선생님은 미달로 선택하지 않은 88명 학생의 성적을 반영해 반을 배정한다고 합니다.

담임 선택제 정말 문제일까?

교육의 주체인 학생의 담임선생님 선택이 왜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마치 인터넷 쇼핑몰에 물건을 구매하듯 학생이 교사를 선택하는 것은 인성교육 등 교육의 근본을 도외시한 매우 도박적인 발상"이라고 하였고, 한재갑 교총 대변인은 "입시 위주의 왜곡된 교육현실에서는 담임 선택의 기준이 학생을 좋은 대학에 몇 명 보냈느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전인교육 등 교육자로서 소신 있게 교육을 펼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선생님들의 이익을 위한 추상적인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입니다. 사실 학생들은 담임선생님뿐만 아니라 교과 선생님들마저 선택하고 싶어하는 게 사실입니다. 조금 더 잘 가르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싶은 학생들은 잘 가르치는 선생님 수업을 듣는 친구의 교과서를 빌려 메모하는 상황에 이른 이상 선생님 선택은 이제 대세가 아닐까요?

'담임 선택제'가 도박적인 발상이라면 대학생들의 강의 수강신청 또한 도박적인 발상일 것입니다. 또한 '서울대 24명 합격'이라는 현수막을 붙이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몇 명 보냈느냐가 담임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한편 한편에서는 '국, 영, 수 담당 교사에게 몰리지 않을까' 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지만 충암고 측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잘못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지난해에 논란이 됐던 '교원평가제'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교원평가제'가 논란이 되었을 때도 선생님들은 "어떻게 학생들이 선생님을 평가하느냐?"며 반대하였습니다.

하지만 '담임 선택제'나 '교원평가제'나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꼭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아직 판단력이 부족하다면 학생들의 선택 비중을 낮추면 될 것이고, '교원평가제'의 경우 일본과 같이 연수뿐만 아니라 교원 테스트를 보면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종종 "친구들과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며 성적을 올려봐라"며 열심히 공부하라 하십니다. 이와 같이 선생님들 간에도 선의의 경쟁을 하며 수업의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담임 선택제'는 꼭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김무곤 기자는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성공회대에 입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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