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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9동 사고 현장에 설치된 백씨 분향소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보영운수 차고지 가스충전소 설치공사에 반대해 지난 26일 차고지 현장에서 운수회사측 관계자들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넘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50대 여성 백 아무개(59)씨가 사건발생 5일 만인 1일 오전 8시 20분께 사망했다.

현재 백씨의 시신은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 영안실(5호실)에 안치된 가운데 충전소 설치에 반대하고 나선 주민들은 백씨가 쓰러졌던 사건 현장인 보영운수 차고지 입구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대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측은 백씨의 사망원인을 뇌지주막하 출혈이라 밝힌 상태며,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가 나와야 최종 사망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직접 사인은 현재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사고 당시 주민이 아파트에서 촬영한 현장 사진
ⓒ 안양9동주민

▲ 차고지 사고 현장에 설치된 분향소와 주변 전경
ⓒ 최병렬
주민과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26일 오전 10시께 보영운수 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충전소 설치공사를 강행하자 노인과 아주머니 등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쓰러져 112 경찰차에 의해 한림대성심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찾지 못해왔다.

이날 사고는 주민 60여명이 차고지 진입을 시도하자 보영운수 직원 등 20여명이 팔짱을 끼고 진입 저지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당시 백씨 외에도 2∼3명의 주민들이 부상을 입어 긴급 후송되어 치료 또는 입원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주민들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에는 주민들이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려 하자 이를 막는 회사측 관계자들과의 충돌과정에서 백모씨 뿐 아니라 인근 사찰 스님과 주민 다수도 바닥에 쓰러져 119차량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이 담겨있다.

▲ 충전소 설치 예정지에서 본 차고지와 아파트
ⓒ 최병렬
한편 보영운수측은 안양9동 차고지에 가스충전소 설치공사를 위해 이미 환경관리공단으로부터 3억4천만 원의 융자를 받았다. 보영운수측은 "현재 안양시에서는 천연가스 버스가 아니면 신차 등록을 받아주지 않아 충전소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안양시는 "압축천연가스(CNG)는 안전한 연료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천연버스로 교체할 수밖에 없으며 가스충전소 설치공사는 법적으로 합당해 강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차고지 이전문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 차고지와 아파트는 담장 사이를 두고 붙어있다
ⓒ 최병렬
반면 안양9동 주민들은 "주택밀집 지역에 시내버스 차고지가 있어 밤낮으로 불편한데도 시와 회사측이 가스충전소를 설치하고 나선 것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지난 12일부터 차고지 앞에서 충전소 설치 반대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주민들은 26일 사고 발생 후 안양시청으로 항의시위에 나선 데 이어 시 홈페이지에 사고당일 사진 및 동영상을 올리면서 26일 안양시청으로 항의시위에 나섰다. 또한 30일 저녁에는 안양9동에서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 환경개선을 위한다는 정책이 이번 사고로 설득력을 잃었다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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