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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석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7일 열린 '하중근 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포항건설노조 여성분회 조합원들.
ⓒ 최찬문
▲ 포항건설노조는 "포스코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병석 국회의원이 공권력투입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청와대, 경찰청에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조파괴에 앞장선 이 의원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7일 포항의 이병석 의원 사무실 앞에서 열었다.
ⓒ 최찬문
"죽은 사람은 분명 있는데, 죽인 놈이 없단 말인가? 하중근 동지가 죽은지 1주일이 넘도록 경찰은 아직 사망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책임자 처벌은 고사하고 정부측 어느 누구도 사과 한마디 없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 생명인데,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다쳐야 하느냐.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지난 1일 사망한 포항건설노조 조합원인 고 하중근씨에 대한 동료들의 말이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 속에서 노조는 매일 포항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한 추모집회를 열며 사망진상규명과 경찰책임자 처벌, 그리고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7일 추모제는 포항시 남구 이병석 국회의원(한나라당) 사무실 앞에서 열었으며, 경찰투입 요청 등 건설노조와 관련된 이 의원의 행적을 규탄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 의원이 (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전날인) 지난 7월 12일 '건설노조 파업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13일 청와대나 경찰청에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발송했다"면서 "이는 합법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를 탄압한 사례"라고 따졌다.

이어 노조는 "이러한 사실은 포스코가 7월 12일 작성한 내부 문서인 '지역 오피니언리더, 건설노조 파업관련 대책회의 결과'에 드러나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최영식 사무국장 등 지구당 간부들은 "(이 의원이 외유 중이어서)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으나, 만약 국회의원이 어느 일방의 편에선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당사자에게 노조의 항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 향후 공식 답변을 꼭 전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 '더이상 죽이지 마라' 민주노총이 4일 주최한 대회에서 포항건설노조 지갑렬 위원장 대행이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투쟁하다 돌아가신 하중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억압과 착취의 사슬을 없애기 위해 투쟁하자"고 말했다
ⓒ 추연만
▲ 포스코를 향한 행진대열이 고 하중근씨의 사망사고 현장인 포항 형산포터리 부근에 도착하고 있다. 고 하중근씨의 영정 사진을 든 노동자들이 앞서고, 그 뒤로 '다단계 하도급 근절', '8시간 노동제' 등 글귀가 쓰여진 만장을 든 대열이 따르고 있다.
ⓒ 추연만
이어진 촛불 추모제에서 2000여 명의 노조원들은 "하중근 열사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고, 이에 유가족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창호 포항환경연합 전 운영위원장은 연대사에서 "하중근 열사가 다친 현장인 형산로타리와 동국대 거리를 '하중근 추모거리'로 부르자"면서 "'노가다'라는 비정규직 삶을 개선하려다 경찰 폭력에 죽임을 당한 것을 헛되어 해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유가족과 노조원들로 구성된 상경투쟁단 90명은 8일 오전 9시 서울을 향했다. 하중근씨의 사망에 따른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맞서 관계기관 항의방문을 통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건설노조 사태에 관한 진실을 알릴 셈이다.

현재 유가족은 고인의 장례를 치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정부의 가시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민주노총도 지난 4일에 이어 오는 9일과 19일에 포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 등 하중근씨 진상규명 투쟁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하중근씨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아직은 추모할 때가 아니고, 우리 요구가 관철되고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도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이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백주대낮에 공권력에 의해 머리가 터지고 군화발에 갈비가 부려져서 노동자가 살해당한 이 억울한 죽음을 그대로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갑렬 포항건설노조 위원장 대행은 "하중근 동지는 인간다운 세상, 노동해방을 위해 투쟁하다 열사다"며 "하중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억압과 착취의 사슬을 없애기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자"고 주장했다.

▲ 경찰 방패와 마주한 고 하중근씨 영정 사진.
ⓒ 추연만
▲ 지난 4일 집회에서 경찰의 행진 저지에 노동자들은 맨몸으로 경찰 저지를 밀쳐내는 시도를 하자 물대포가 발사됐다.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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