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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소잔본.
ⓒ 송영한

일제시대 강탈된 조선왕조실록의 한국 귀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30일 도쿄대는 서울대에 조선왕조실록을 기증할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대는 "도쿄대 측이 소장 중인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역사서를 보관하던 곳)본 47책을 서울대 규장각에 기증하는 데 양교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31일 오전 서울대 개교 60주년 및 규장각 창립 230주년 기념 한국학 국제학술회의 축사에서 이 사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공동의장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봉선사주지 철안스님 이하 환수위) 협상단이 도쿄에 도착했다.

환수위 자문위원장인 김원웅 의원은 "내일(31일) 3차 협상에서 도쿄대 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하겠지만 일단 환영할 일"이며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의 끈질긴 협상을 온 국민들이 성원해주었기 때문에 일군 성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북관대첩비에 이어 '조선왕조실록'도 돌려 받는다면 지난 한 세기의 민족적 수모를 씻어내는 상징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수위 간사인 혜문스님은 "약탈해간 또다른 문화재의 반환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한 얄팍한 수법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혜문스님은 "문화재의 '반환'과 '기증'은 그 의미가 천양지차다"면서 "반환은 약탈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기증이라고 하면 실록을 선의취득한 것으로 위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선왕조실록> 반완을 위한 제3차 협상을 위해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김원웅 의원(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등 환수위 일행.
ⓒ 송영한
2차 협상 때까지 반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던 도쿄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환수위의 강한 압박과 한국 내 여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치권에서 '조선왕조실록되찾기국회의원모임'이 결성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환수위는 지난 4월 17일 제2차 협상에서 도쿄대 측이 절차 문제를 들어 실록 반환에 난색을 표하자 "약탈 당시에도 없었던 절차를 반환 시에 적용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제일거류민단(단장 하병옥)도 '조선왕조실록'의 조속한 반환을 촉구하는 동포사회의 염원을 문서에 담아 도쿄대에 전달했다. 북조선불교도연맹도 지난 27일 환수위에 팩스로 서한을 보내 "강탈당한 문화유산을 되찾는 것은 주인의 당연한 권리"라며 "환수위의 애국적 실천에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동포 사회도 '조선왕조실록' 환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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