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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양탐사선이 탐사를 명목으로 독도 해역에 진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14일 오후 2시 오시마 쇼타로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하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측은 4월 14일~6월 30일까지 해상보안청 소속 해저탐사선을 동해에 있는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보내 무단으로 탐사하기로 하였으며 이러한 계획을 이미 국제수로기구(IHO)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독도도 이 영역에 포함된다.

일본 측 탐사선이 실제로 독도 해역에 진입할 경우, 이것은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측이 독도 탐사에 나설 경우, 일본의 최종 목표가 단지 탐사에만 그치는 게 아님은 물론이다. 이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나아가 '포스트 미국' 시대의 동북아 패권경쟁을 위한 '발판 다지기' 성격을 갖는다.

일본 외교는 아직도 제국주의적 탈아외교(脫亞外交)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의 대외정책을 분석할 때에는 일차적으로 탈아외교 관점을 취해야 한다.

탈아외교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아시아적 방식을 벗어난 외교'로서, 서구 제국주의 시대의 외교방식을 가리키는 것이다. 서구 제국주의 외교에는, 측량·탐사 등을 명목으로 외국에 접근한 다음에 국제분쟁을 유도하는 것도 포함된다.

탈아외교에서는 인접국 탐사가 곧 침략 준비

인접국에 대한 측량·탐사가 곧 침략으로 연결된다는 점은, 1875년 9월 20일(종래의 통설) 혹은 9월 20일~22일(서울대 이태진 교수 견해)에 발생한 운양호 사건(운요호 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일본의 대(對)조선 침략의 서곡이 된 운양호 사건도, 운양호가 조선 해역을 '탐사' 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운양호 함장인 이노우에 요시카가 1876년 10월 8일 작성한 '강화도사건 보고서'를 보면, 운양호가 처음에는 탐사 목적을 띠고 출항했음이 잘 나타나 있다. 함장인 이노우에 요시카가 메이지 유신 이전부터 군인이었으며 훗날 1911년에는 일본 해군 원수로 승진했다는 점을 통해서도, 일본이 운양호를 조선 해역에 파견한 목적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 소장되어 있는 <대한정책관계잡찬>(對韓政策關係雜簒)에 실린 이노우에 함장의 '강화도사건 보고서'를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운양호 함장 이노우에 요시카의 '강화도사건 보고서'
ⓒ 김종성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운양호가 한국 서해안에 정박한 것은 9월 19일이고, 그 지역은 월미도였다. 그리고 정박 목적은 물을 비축하기 위해서였다. 보고서 서두에 나타나듯이, 이 배는 조선 동해안·남해안·서해안에서 중국 뉴좡(우장) 근교까지의 항로를 연구하라는 '명령'을 받고 운항 중이었다. 여기서 뉴좡은 평안도 서쪽에 있는 중국 랴오닝성(요녕성)에 있는 교통 중심지다.

조선 동해안-남해안-서해안-뉴좡까지의 전체 거리의 대부분은 조선 영역이다. 그러므로 운양호의 주된 탐사 지역이 조선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운양호 탐사활동은 조선에 대한 침략으로 연결

이처럼 처음에는 탐사를 명분으로 조선 해안을 운항했지만, 운양호의 실제 목적은 단순히 탐사에 그치는 게 아니었다. 잘 알다시피, 그것은 조선을 개항시키고 나아가 조선과 중국을 침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욕'이 날로 노골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일본의 군사대국화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측이 한국령 독도 수역에 해양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듦과 동시에, '포스트 미국' 시대에 동북아를 자국의 영향권 하에 두기 위한 '심모원려'(深謀遠慮)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실제로 독도 탐사에 나서지 못하도록 정보 분석에 충실을 기함은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공세적 대응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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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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