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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서 알려진 바와 같이 2005년 1월1일부터 발효된 생명윤리법에 저촉된 난자 매매 사건에 이어서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새튼 교수의 윤리에 대한 문제 제기로 많은 의혹과 논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간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난자 채취 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 심지어 재삼 언급하고 싶지도 않은 황당한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저는 저희 미즈메디 병원과 황우석 교수의 연구와 관련하여 솔직히 국민들에게 모두 밝히고 이해를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희 미즈메디 병원은 이미 지난 2000년, 불임 환자들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고 임신되고 남은 잉여 배아를 제공받아 잉여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만들어 가지고 있었습니다. 만든 목적은 줄기세포가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세포이므로 의학의 발전과 여러 분야의 세포 치료제 개발 연구에 쓰여지기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이 배아줄기세포는 당시 세계적으로 6개 센터의 22가지 세포주중 하나로 저는 이것을 미국 국립보건원에 등록하였으며, 미국 NIH로부터 50만 달러의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2002년 후반 황우석 교수와 서울 의대 산부인과 문신용 교수 그리고 저를 포함한 3자 회동에서 세계적으로 의사 및 과학자들이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던 난치병 환자 치료를 위한 치료복제(Therapeutic Cloning)를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훌륭한 식견을 가지신 분들이었습니다. 황 교수님은 동물 복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핵 이식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고 계셨고, 문 교수님은 국내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성공하신 생식 의학의 권위자이셨습니다. 저희는 줄기세포 추출 기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국내 여러 전문가들의 협력은 실험 과정에서 귀중한 인간 난자의 손상을 가장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황 교수의 요청을 받고 막상 연구를 시작하려고 하니 연구 대상인 난자의 수급이 용이치 않았습니다. 치료복제를 성공키 위해서는 성숙된 싱싱한 난자가 필수적이었는데 충분한 난자를 기증받기가 어려웠습니다. 연구에 필요한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보상을 전제로 난자를 기증 받아 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방법은 추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우려했습니다만 누군가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시도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고뇌 끝에 의사로서 인류의 가장 큰 염원인 난치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황 박사와 상의 없이 저 혼자서 책임지기로 어려운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 결정이 현재에 와서 법률의 문제는 없지만 윤리 문제로 비화된 것이며 이로 인해 저는 국익에 손상이 가지나 않을까 염려하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윤리의 정답을 찾기는 매우 어렵지만 현명하신 국민의 판단에 맡기기 위해 다음의 사실을 밝힙니다.

그리고 저의 이런 입장 표명이 비록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수이지만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위한, 보다 현실적이고 인류에 유익한 결정을 마련키 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 합니다.

1) 우선,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불임 환자로부터 채취된 난자를 환자의 동의 없이 연구에 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는 의사로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환자로부터 채취된 난자와 수정된 배아는 환자의 것이며 이러한 행위는 현행법을 어기는 범죄 행위가 됩니다.

불임치료 전문의사로서 오직 환자를 위해서 불임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는 것과 임신율을 높이는 것이 의사의 사명이고 직분으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일전에 있었던 난자 매매 사건에서 수사기관으로부터 철저히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무혐의로 처리되었기에 이 부분의 의혹은 모두 해소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저의 증언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할 증거가 있을 때에는 언제라도 제시해주길 바라며 저는 의사로서 응분의 책임을 지겠습니다.

2) 다음, 임신에 성공할 경우 남게 되는 얼린 배아는 적절하고 합법적으로 처리되었는가와 관련된 의문에 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 시에 일반적으로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난자가 1개부터 20여개가 채취될 수 있습니다. 난자가 정자와 만나 수정이 되면 "배아" 라고 하는데 배아는 한번 시술에 2∼3개씩 임신을 위해 자궁 속으로 이식하며, 남은 배아는 동결 보존하여 임신이 될 때까지 환자분에게 여러 차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이식합니다.

만약 임신에 성공할 경우 남는 잉여 배아는 쓸모가 없게 되어 환자의 동의를 얻어 폐기하거나 아니면 잉여배아 연구 사용 동의서를 환자로부터 받아 연구에 사용합니다. 이때의 전 과정에서 여러 연구원들이 개입되어서 함께 하며 모두 소상히 대장에 기록되므로 부정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잉여 배아는 이번 두 연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언론에서 이를 혼동해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자리를 빌어 자세한 내용을 말씀 드리게 된 것입니다.

3) 다음, 난자를 제공받을 때 금전상의 대가를 지불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부 미국 언론은 난자를 제공받을 때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 된다며 금전적 보상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의 Statements of cloning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지난 2003년 12월8일에 문서화됐으며 올해 와서야 복제에 관한 윤리 규정이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저희 연구는 2002년 후반부에 연구를 시행하였으며 그 당시에는 이와 관련된 법이나 윤리 규정도 없었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는 2004년까지는 명시화된 생명윤리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제대로 된 윤리 규정도 없었습니다. 요즈음의 언론이나 윤리학자들의 주장은 연구 후에 만들어진 규정으로서 나중에 만들어진 지침을 소급 적용해서 제정되기 이전에 행한 일을 단죄하거나 비윤리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저희는 난자 공여나 대리모 시술에 관한 법이 없는 상태에서 관행적으로 미국 불임학회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 왔으며 이 지침에 따라 지난 20년간 의료행위를 해왔습니다.

비밀리에 한 것도 아니며 학회에 새로운 시술법이 나올 때마다 발표되었고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었지만 그때마다 윤리적 논란만 있었을 뿐 법률 제정도 없었고 사회적 관심도 없었습니다. 구미 선진국에 비해 생명 윤리 안전에 관한 법률은 15∼20여 년 이상 늦게 금년에야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많은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금전상의 대가 지불 관행은 나라마다 달라서 미국은 3∼5천 달러, 대만은 300만원 정도에 합법적으로 공여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각국이 서로 다른 법률과 윤리 규범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 연구가 처음 시작될 당시(2002년 후반)에는 여러 나라의 규정을 참고하고 미비된 규정 속에서 의사의 양심에 따라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황우석 교수와 함께 수행한 연구 초기 단계에서는 자발적 난자 기증자가 극히 적었습니다. 이에 따라 부득이 연구비가 아닌 제 개인 돈으로, 난자 공여자에게 생계에 지장을 초래한 15일간의 보상차원에서 150만원 정도의 실비를 제공하고 연구를 위해 난자를 제공받은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위해 정자를 제공받을 경우에는 관행적으로 10만원을 대가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제공시에는 제공자는 8∼10일간 매일 과배란 유도제 주사를 맞아야 하며 그 후 난자 채취 시에는 가벼운 마취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불편과 희생을 치르는 분들에게 교통비와 생계에 지장을 초래한 기회비용 상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보상이 적절한지 여부는 불법이 아님은 여러 경로로 이미 확인되었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여러분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참고로 이제까지 많은 과학적 연구를 수행할 때에 생체조직이 필요할 경우 제공자에 대한 강압이나 강제성이 절대 없어야 하며, 자발적인 경우에 한해서 난이도에 따라 적정한 보상을 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 후 두 번째 2005년 논문에서는 희생적인 기증자가 여러분 계셔서 아무런 금전적 보상 없이 보다 체계적으로 윤리학자의 도움을 받아 가며 연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4) 다음은 기증자의 난자를 채취할 때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희 병원에는 불임 상담 전문 간호사가 있어 시술 과정 전반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시술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서 향후 과배란 유도 시에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함과 위험성에 대해 설명한 후,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기증 동의서를 모두 받은 후에 난자를 공여 받아 연구에 사용하였습니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것이든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한 것이든 난자를 과배란 시키거나 채취하는 과정은 같습니다. 저는 20년 동안 수만 예의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사람입니다.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임신이 되어 과배란 증후군으로 복수가 차고 고생한 사람은 가끔 있었지만 과배란 촉진으로 인한 인명 사고는 우리나라 전체에 한 예도 없었습니다.

과배란 증후군은 주로 임신이 되었을 경우에 더 심해지며 줄기세포 연구와 같이 임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과배란 증후군의 위험성도 현저히 낮습니다 여성의 경우 난자는 약 200 만개를 출생 시에 미리 만들어 가지고 태어나며 많은 수가 자동 퇴화되고 성년이 되면 30만개 정도가 됩니다.

매달 월경 초에 난자가 20∼30개씩 한꺼번에 자라다가 월경 5∼6일째에 1개만 남아 배란이 되고 나머지는 자동적으로 퇴화됩니다. 이때 과배란 주사는 어차피 퇴화될 난자를 퇴화되지 않도록 촉진하여 성숙된 난자들을 긴 주사 바늘로 채취합니다.

따라서 윤리 학자들이나 줄기세포 연구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난자 채취 과정이 그렇게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이상의 사실을 저희 병원 전문 상담 간호사로부터 설명들은 후 공여자로부터 난자 기증 동의서를 받는 절차를 따르게 됩니다.

5) 다음은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난자 기증 동의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작성되었는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연구에 쓰이는 난자의 경우 줄기세포 연구에만 쓰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시한 뒤 동의서에 난자공여자의 사인을 받아 모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을 때에도 모두 난자기증 동의서가 의무기록에 첨부되어 있었으며 난자 채취 대장에도 기록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6) 다음, 혹시 불임 치료에 쓰겠다고 기증 받은 난자를 연구진이 임의로 줄기세포 연구에 전용한 적이 있지 않은가, 즉 의학용 난자를 연구용으로 전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어 밝힙니다만 있을 수 없는 일 입니다. 저희 미즈메디 병원은 진료기록부 등 의료 문서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환자를 속이는 일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또한 600여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병원이어서 여러 직원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투명하고 공개된 환경이어서 한 두 사람의 의지로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없는 병원입니다.

세계적으로 처음 하는 일이어서 남이 안 가던 길을 가다 보니 초기 연구 과정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 규정이나 법률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절차상의 일부 미숙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이 있었다면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 깊이 사죄 드립니다(한국민에 대한 표현이며 외신 기자에게는 다른 표현: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를 구합니다로 바꾸어 발표함을 명시합니다).

또한 오래도록 고통받고 계시는 많은 난치병 환자분들의 희망이 손상되지 않고 이 연구가 인류 의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과학적 진전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이러한 연구가 수행될 수 있도록 값진 희생을 치러 주신 난자를 제공하신 분들에게 예기치 않았던 염려와 마음의 상처가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연구 진행 과정에서 저의 미숙함이 있었거나 섭섭함이 있으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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