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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봄은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기운으로 천지를 흔들어댄다. 봄은 겨우내 얼어붙어 딱딱해진 흙을 뚫고 어린 새싹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낸다. 나무마다 물을 채우고 잎을 피우고 꽃망울을 터뜨린다.

대지로부터 물을 빨아올려 신진대사를 충분히 해줘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그런데 겨울동안 대지에 물이 충분하게 저장되어 있지 않으면 물 공급에 차질을 주게 된다.

이런 조화가 인체에게도 적용된다. 봄은 나무나 꽃만 흔들어대는 게 아니라 인간의 몸과 마음도 흔들어 깨운다. 인체는 또 하나의 작은 우주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콩팥)은 정을 간직해주고 뼈를 관리해준다'고 한다. 겨우내 몸 관리를 잘해서 신수(腎水)를 잘 보전해야 우주에 봄기운이 가득할 때 인체의 기운도 충분하게 도는 것이다.

곰과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고 봄에 기지개를 켜며 나와 천지기운에 맞도록 번식에 열중하는 것이 이러한 이치에 있다. 날아다니는 새도 그렇고 나무에 꽃이 피는 것도 결국은 번식을 위한 자연의 조화다.

▲ 왼쪽부터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감초, 계피, 생강, 대추
올 봄에 비실거리는 사람들은 혹시 지난 겨울에 몸을 혹사하지 않았나 곰곰 반성해 볼 일이다. 왕성한 번식능력을 가진 20~30대의 사람들이라도 지난 겨울에 정을 마구 써버렸다면 틀림없이 올 봄에는 맥을 못 춘다. 과다한 방사, 몸과 마음이 피로한 가운데 이루어진 잦은 방사 등으로 인한 봄철의 무기력감. 한의학에서는 이럴 때 알맞은 처방으로 쌍화탕을 권한다.

한의서인 <방약합편>에 의하면 '쌍화탕은 기(氣)와 혈(血)이 함께 손상되었거나 방사(房事) 후 노역(勞役), 노역 후 방사, 큰 병의 후유증으로 인한 기핍과 자한을 다스린다'고 한다.

쌍화탕은 궁중에서 나온 처방이라고 한다. 쌍화탕은 그 효능에 걸맞게 '쌍화(雙和)'라는 이름이 참 재미있다. 조상님들의 여유로운 지혜의 흔적이다. 쌍화탕의 유래 중의 하나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쌍화탕

● 당귀 : 당귀는 승검초 뿌리다. 성질이 따뜻하고 혈을 생(生)하고 심장을 보한다.
● 천궁 : 천궁은 성질이 따뜻하다. 두통을 낫게 하고 보양과 혈을 생하게 하며 울혈을 풀어준다.
● 백작약 : 백작약은 함박꽃 뿌리이다. 맛은 시고 성질은 차다. 복통과 이질을 다스리며 보익작용을 한다. 수렴작용이 있다.
● 계피 : 계피는 맛이 맵고 성질은 덥다. 혈맥을 통하게 해주고 허를 보해준다.
● 숙지황 : 숙지황은 생지황을 술에 아홉 번 찌고 말려서 얻는다. 신수자양하고 혈을 보하는 데는 최고다. 수염과 머리를 검게 해준다. 정수를 보해준다.
● 감초 : 감초는 맛이 달다. 성질은 따뜻하다. 모든 약을 조화롭게 해준다. 열과 독을 제거해주고 기를 바르게 해준다.
● 생강 : 생강(生薑)은 성질이 따뜻하다. 신기를 맑게 해준다. 위장을 열어준다.
● 대추 : 대추(大棗)는 맛이 달다. 백약을 조화롭게 해준다. 익기와 양비를 해준다. / 윤형권
궁중에 근무하는 한의사가 있었다. 어느 날인가 오전에 궁중 일을 하는 한 남자가 감기 기운이 있다며 다녀갔는데, 몸에 기운이 없고 맥이 풀어져 있었다. 그런데 오후 들어 한 궁녀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갔다. 한의사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두 사람의 증상이 비슷하여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은밀히 알아보니 남녀의 일에서 비롯된 병증임을 알았다.

임금의 눈에 들어 성은을 입지 못한 궁녀들은 구중궁궐에서 평생을 홀로 지내야한다. 그런데 궁중에는 젊은 사내들이 많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혹여 서로 눈이 맞아 남녀가 한 몸이 되는데 장소가 마땅찮다. 이래서 남의 눈을 피해 급한 대로 후원이나 창고 같은 데서 일을 치르고 나면 더운 몸에 한기가 들어 감기가 들거나 기운이 없이 축 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해서 그 유명한 쌍화탕(雙和湯)이 탄생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쌍화탕의 효능은 대단하다. 20~30대의 남녀가 비실거릴 때 쌍화탕을 쓰면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팔팔해진다. 쌍화탕은 한의학의 뛰어난 통찰이 배인 처방이다.

덧붙이는 글 | 자료 도움: 논산 윤한의원 임희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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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권 기자는 오마이뉴스(2000년) 시민기자자, 대전일보 기자, 세종지역 일간지 세종포스트 대표기자, 한국일보 대전본부 기자를 거쳐 2014년 6.4지방선거에 출마해 현재 세종시의회(더불어민주당. 부의장)에 진출...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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