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일요일 저녁.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한 고등학교 사회 선생님과 '오프'에서 만나 뵙고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교육 현장의 얘기를 듣던 와중에, 교육 개혁 문제, 교사 평가제의 필요성, 체벌 문제. 전인교육 등에 대한 제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마 선생님께서는 그 가운데, "체벌 문제"에 대한 얘기를 가장 인상 깊게 받아들이신 모양입니다. 어제 술자리 토론을 계기로, 스스로 아이들 앞에서 체벌 포기 선언을 하셨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주셨더군요.

옳습니다. 선생님들이 체벌을 필요악으로 여기고 있는 이상, 선생님들이 말하는 전인교육은 어불성설입니다. 때려서 조용히 시키는 것, 누가 못하겠습니까? 그래도 교육 전문가면, 토론과 설득을 통해 교육을 시켜야지, 때려서 교사가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면, 어느 누가 그것을 하지 못하겠습니까?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한 전인교육은 인권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최소한의 전인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마당에, 현재 선생님들처럼 "인격 도야" "예의" 운운하며 전인교육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지금 "인격 도야"와 같이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며 "전인 교육" 운운할 때가 아닙니다. "예의" 운운하며 권위에 대해 복종하는 법을 가르칠 때가 아닙니다.

체벌을 필요악으로 여기고 있는 교사들이 존재하는 이상, 아이들이 인권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자라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려서부터 폭력만을 배워온 아이들이 커서 어떻게 토론과 설득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폭력을 배우고 자라난 아이들은 커서 또 다른 폭력의 주체가 될 뿐입니다.

스스로 인권을 탄압 당하고 자라난 아이들이 어떻게 커서 인권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이 될 것을 기대하겠습니까? 인격을 무시당하며 자라난 아이들이 어떻게 인격을 갖춘 완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선생님의 체벌포기선언을 접한 아이들의 반응을 전해 들으니 참 가슴이 벅찹니다. 선생님께서 결심하신 내용이 다른 선생님들께도 영향을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쉽지 않은 결심을 하신 선생님께, 잠재적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