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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달 경실련 간사가 수도권 4개 택지개발지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발이익 규모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훈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야할 공공택지개발지구가 아파트 분양가 폭등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토지공사가 조성해 분양한 용인 죽전과 동백, 파주 교하, 남양주 호평 지구 등 4개 택지개발지구의 개발이익을 추정한 결과 총 3조3714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각 지구당 평균 8430억원의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이익은 공기업과 민간업체에게 모두 돌아갔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국토지공사는 토지 조성과정을 통해 5217억원, 주택공사와 민간건설업체는 택지를 구입해 아파트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2조8497억원의 개발이익을 챙겼다.

수도권 4개 지역 택지개발로 3조3천억 ‘꿀꺽’

각 지구별로 살펴보면 죽전지구 1조3062억원, 동백지구 1조851억원, 교하지구 7376억원, 호평지구 2425억원의 총 개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총 개발이익은 택지의 조성, 공급 및 아파트 건설과 분양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모두 더한 것이다.

토지공사가 가장 많은 이익을 낸 용인 동백지구의 경우 택지의 평당 분양가는 341만원이었다. 그러나 토지공사가 밝힌 택지조성원가는 252만원으로 평당 89만원, 총 1961만원의 개발이익을 챙겼다. 평당 택지조성원가는 토지공사가 밝힌 것으로 토지 구입비 54만원, 택지 조성비 198만원를 더한 금액이다.

각 지구에서 복권추첨식으로 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업체들의 개발이익은 더욱 크다. 22만여평의 택지가 19개 업체에게 분양된 용인 죽전지구에서 업체들이 거둔 수익은 총 1조1608억원에 이른다.

이 지구 평균 분양가는 평당 712만원으로 이중 추정분양원가 455(평당 택지비 175만원+평당 건축비 240만원+평당 광고비등 기타비용 40만원)만원을 뺀 257만원이 평당 분양수익으로 남았다. 특히 용적율(2.03)을 고려하면 평당 수익은 두배로 뛰어 올라 평당 522만원에 달한다.

평당 건축비와 평당 기타비용은 표준건축비와 건설업계에서 통용되는 건축비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추정 건축비와 관련 "건축비와 관련해 더 이상의 진실게임은 의미가 없다"며 "업체들이 택지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이익을 건축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은폐해 왔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아파트 건축비 둘러싼 진실게임은 이제 그만"

실제로 부동산뱅크가 지난해 서울 1-12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건축비와 토지비를 비교한 결과 강북 일부 대형 아파트의 건축비가 강남의 같은 평형보다 오히려 높게 책정됐다. 또 같은 지역 같은 시기에 분양된 경우에도 건축비가 200여만원이 넘게 차이가 나는 등 업체들이 분양가를 주변시세에 맞춰 올리기 위해 건축비를 임의로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본부장은 "건설 업체들이 수익률이 2%밖에 안된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게 건축비를 부풀렸거나 막대한 수익을 비자금을 만들어 정치권에 뿌렸기 때문일 것"이라며 "건축비 240만원 안에는 적정이윤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평당 54만원에 강제 수용된 토지가 주택건설업체에게 평당 314만원에 공급됐고, 업체는 이를 평당 702만원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여 평당 388만원이나 되는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국민주거안정을 위해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의 현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폭리를 취해 택지개발사업을 왜곡시켰다. 이는 택지개발지구가 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하기보다 분양가 폭등을 이끌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업체들의 이러한 폭리가 기술개발 등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추첨방식의 택지공급 방식에 따라 운 좋게 택지에 당첨되었다는 이유로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택지공급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알고 있는 정부가 제도개선을 계속해서 미루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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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지시 묵살한 건교부... 제도 개선은 언제쯤?

지난 2002년 12월 감사원은 택지개발지구에서 민간 건설업체가 개발이익을 독점하는 문제를 지적, 현 제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개선해 개발이익을 환수할 것을 건설교통부에 권고 했다. 이에 건교부는 2003년 2월 개정안을 마련하여 택지공급체계 개선을 추진했다. 그러나 2003년 5월 차관회의에서는 아예 시행을 유보하는 등 작년 10여 차례의 아파트 가격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택지공급체계 개선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감사원의 지적까지 묵살한 건교부의 안이한 태도에 대해 경실련은 "개발이익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주택업계의 집요한 로비와 정부 당국자의 안이한 대처가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공영개발방식이란?

공영개발방식은 공기업이 택지의 조성부터 아파트의 분양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현재 토지공사는 공공택지를 조성해 이를 민간업체에 넘기는 역할만 한다. 그러나 공영개발방식이 도입되면 건설업체는 경쟁입찰을 통해 적정이윤을 보장받고 아파트 건설만 담당하게 된다.

싱가포르는 현재 서민주택의 경우 공공기관이 택지개발과 시행을 맡고 건설업체에는 건축만 맡겨 아파트 값 거품이 생길 여지를 막고 있다.
경실련은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택지공급체계를 개선하지 않은 채 100여개의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국민주거 안정에 기여하기는 커녕 개발이익을 챙기려는 주택업자와 공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경실련은 "공영개발방식을 통해 건설업체는 땅장사가 아니라 본연의 업무영역인 주택건설과정에만 참여하여 적정이윤만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택지개발지구의 조성 및 아파트 분양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해 적정한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한편 개발이익은 사회에 환원해 택지개발사업의 공익성을 유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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