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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전 김희선(열린우리당), 서상섭(한나라당), 설훈(민주당) 의원 등 민족정기의원모임 소속 여야 의원들이 국회귀빈식당에서 네티즌들의 친일인명사전 편찬 모금운동에 동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네티즌 여러분,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국회의원들도 <오마이뉴스>와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펼치고 있는 캠페인 '친일인명사전 발간, 네티즌의 힘으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13일 오전 10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민족정기의원모임' 주최로 여야 의원 15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네티즌의 친일인명사전 모금 캠페인에 우리도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나라당에서 송광호·서상섭 의원, 민주당에서 설훈 의원이 참여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정동영 당 의장을 비롯해 신기남·이부영·김정길·이미경 상임중앙위원 등 당 최고지도부가 전원 참석했으며, 김희선·배기선·정세균·이종걸·최용규·김성호·임종석 의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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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장 "네티즌들 민족정신·시민의식에 경의"

▲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 의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 의장은 "국회에서 친일인명 예산 5억원을 삭감시켰다는 것에 대해 의원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의원들 가슴 속에 비어있는 민족정기 정신을 대신해 네티즌들이 촛불시위를 만들었듯이, 이번에도 시민의 힘·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예결위가 삭감할 것이 없어서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원금을 삭감하느냐"면서 "다시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고, 같은 당 서상섭 의원은 "이 캠페인이 전국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정부도 반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네티즌이 나서서 모금한다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기 짝이 없다"면서 "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민족정기의원모임 대표 김희선 의원은 "네티즌의 캠페인 열기에서 확인된 친일역사청산에 대한 뜨거운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작업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고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각자 준비한 성금을 모금함에 넣고 이를 민족문제연구소측에 전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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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삭감한 예결소위 위원장도 성금 보내와

한편 친일인명사전 편찬 지원 예산을 지난해 12월말 국회 예결소위에서 삭감할 때 예결소위위원장을 맡았던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비서관을 통해 성금을 보내왔다.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사무국장은 "예산을 삭감했던 예결소위의 위원장이 성금 모금에 참여한 것은 친일인명사전 예산 삭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와 <오마이뉴스>는 13일밤 긴급회의를 갖고 "박종근 의원의 성금을 받지 말라"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용해 성금을 박 의원에게 즉각 반환하기로 결정했다.....편집자 주)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도 비서를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힘이 대한민국의 힘입니다"는 글과 함께 성금을 보내왔다.

"지난해 국사편찬위가 1차로 예산전액을 자체 삭감했다"
[인터뷰] <친일인명사전> 예산확보 산파역 한 설훈 의원

▲ 설훈 민주당 의원.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친일인명사전 편찬 예산 반영을 주도했던 설훈 민주당 의원. 이 사업의 예산반영을 관철시키지 못한 죄책감 때문인지 그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카메라렌즈의 포커스에서 비켜나 있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예산삭감 사태는 친일인사, 친일잔재 청산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친일인명사전 편찬 모금운동이 전국민적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설 의원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은 '계속사업'으로 예산삭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어야 했다. 하지만 2003년초 이성무 위원장 시절 국사편찬위원회가 1차로 자체적으로 예산삭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 이만열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관련예산 편성을 주장해 관련 상임위인 교육위원회가 다시 이를 복원을 시켰다. 그러나 예결위원들의 '이해부족'으로 결국 5억원이 예산지원 리스트에서 빠지게 된 것.

설 의원은 "현대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국회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힘들다"면서 "17대 새 국회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체념투로 푸념했다.

다음은 설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국회 예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서 왜 예산이 삭감된 것인가.
"계속사업으로 돼 있었는데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예산을 빼 버렸다. 그래서 국회에서 다시 살렸는데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신규사업을 모두 삭제하자고 해서 그같이 결정된 것이다. 그 바람에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내용을 몰라 그대로 묻혀버린 것이다. 의원들이 잘 이해를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 실수라기 보다 국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같은 삭감에 한 몫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같은 사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유를 달 수도 있겠지만 친일인사, 친일잔재 청산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편찬사업을 통해 정리가 돼야 한다. 국민사업으로 계속된 것은 큰 다행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사업으로 승화됐으면 한다."

-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특별법도 여전히 통과가 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생각은 어떤가.
"현 국회에서는 한계가 있다. 17대 새 국회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현대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국회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힘들다. 정치개혁과도 연결돼 있는 문제이다."

-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은 어느 상임위원회 소관인가, 그리고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된 직접적 원인은 뭔가.
"교육위원회가 소관 상임위다. 이 사업은 계속사업으로 손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1차로 국사편찬위원회(당시 이성무 위원장 시절)가 관련 예산을 전연 올리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국회에서 다시 이를 살렸는데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결국 전액 삭감됐다." /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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